“아름다운 밤, 오~ 사랑의 밤. 오~ 사랑의 아름다운 밤이여!” 미녀 쥘리에타와 그녀를 마중 나온 니클라우스의 2중창. 애틋하고 달콤한 이 노래는 자크 오펜바흐(Jacques Offenbach)의 그 유명한 호프만의 뱃노래다. 주인공 호프만은 세 명의 여성과 비극적 사랑을 나눈다. 무대는 베네치아. 대운하의 물결 위로 곤돌라가 미끄러지듯 움직이고 사랑의 밤은 시작된다. 오펜바흐는 베네치아를 항해하는 곤돌라의 정겨운 풍경을 보고 이 곡을 작곡했다. 틀을 깬 천재 작곡가 오펜바흐. 1819년 독일 쾰른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프랑스인으로 살다 파리 몽마르트르에 묻혔다. 오펜바흐가 프랑스인이 된 것은 그의 아버지 이삭 쥐다 오펜바흐의 영향이 지배적이었다. 유대인 음악가였던 쥐다는 바이올린에 천부적 재능을 가진 아들을 파리 음악학원에 입학시켰다. 하지만 자크는 1년도 못돼 학교를 팽개치고 나와 파리 오페라 코미크 단원이 됐다. 이때 짤막한 메들리를 작곡해 인정을 받았고, 코메디 프랑세즈의 단장으로 발탁됐다. 그러나 5년 만에 여기도 청산하고 손수 극장을 만들어 자신의 작품을 직접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는 프랑스 희가극과 오페레타를 처음으로 고안해 냈다. 그가 명성을
사회적경제의 지역 생태계 조성의 일환으로 사회적경제기업들이 공동으로 사업을 개발하고 수행하는 사업연합 비즈니스모델이 전략사업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사업을 협력하여 발굴하고 공동으로 수주하기도 하며 상호거래 활성화와 사업성과를 위해 온라인 몰 사업을 공동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사회적경제에서의 협력과 연대는 상품이나 제품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향후, 헬스케어와 같은 서비스 분야에서도 활발한 사업연대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협력사업의 성공을 위해서 서비스 제공자와 수혜자가 함께 만들어 가는 지속 가능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개발이 필요하며 조직 및 사업 활동이 활발한 사업연합 방식으로 비즈니스 활성화를 모색함으로써 사업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헬스케어 사업 부문에서의 사업연합은 헬스케어 기기와 정보통신시스템의 연계뿐만 아니라 요양보호사, 간병인, 간병 보험 등의 이슈 속에서도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는 돌봄사업과의 연대가 필요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체계 구축과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당국, 의료계와 서비스 이용자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수렴 과정 또한 필요하다. 건강정보의 수집과 인공지능(AI) 분석 확대 등으로 가까운 미래에 디지털…
어떤 사람이 죽어서 그 영혼이 하늘나라에 이르자, 그 앞에 온몸이 고름투성이에 추악하고 더럽고 소름이 끼치는 여자가 나타났다. “너는 도대체 누군데 내 앞에 나타나 내 길을 막느냐?” “나는 너의 행실이다.” (페르시아 속담) 중요한 것은 선한 행실에 대한 탁상공론이 아니라 실천이다. (탈무드) 착한 일을 하고, 자비롭고, 온화하고 겸손하며, 좋은 말을 하고, 선한 일을 생각하고, 깨끗한 마음을 지니고, 항상 배우며, 항상 진실을 말하고, 분노를 억제하고, 만족을 알고 인내심이 강하며, 친절하고, 웃어른을 공경하고, 부모와 스승을 존경하는 사람, 이들은 모두 선인의 벗이요 악인들의 적이다. 거짓을 말하고, 훔치고, 음란하고, 속이고 욕하고, 악한 일을 생각하고, 오만하고 게으르며, 이웃을 중상하고, 인색하고 무례하며, 파렴치하고, 화를 잘 내고, 남의 것을 가로채며, 복수심이 강하고, 고집이 세고, 질투심이 강하며, 미신에 빠지는 사람, 이들은 모두 악인의 벗이요, 선인들의 적이다. (페르시아의 교리문답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미루지 말라. 왜냐하면 죽음은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다 마쳤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불쑥 찾아오기 때문이다. 네가 이 세상
요즘 북한 김정은에 대해서 이러저러한 말이 많다. 집권 초기에 인민 생활을 강조하면서 개방의 길로 가는 듯 하다가 지금은 국가와 이념 중심, 사상 통제에 전체주의 폭군으로 변화하였고 이례적으로 둘째 딸 김주애를 군사 및 경제 행사에 대동해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김정은 행보에 대해서는 김정은 자신만이 의도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며, 우리를 포함한 국제 사회 당국과 전문가들은 정황상 추정에 의존하여 일종의 논픽션 소설을 쓰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기대했던 기대하지 않았든 간에 국제사회 관심을 끌면서 여기에 더해 북한 비핵화 집중도 약화라는 효과를 얻고 있다. 즉, 국내외 언론에서 김주애가 과연 4대째 세습을 할 수 있을지, 남성위주의 동양 문화에서 과연 여성이 최고 권력자가 될 수 있을지, 그리고 김주애 오빠가 있는지 없는지 이런 등등의 추측성 보도가 이어져 정작 중요한 북한 핵문제 심각성 그리고 어떻게 북한을 비핵화 시켜야 할지에 대한 언론 보도가 눈에띄게 줄어 들었다. 물론 비록 언론에 자주 노출되진 않더라도 북한 비핵화 관련해서는 한미를 포함하는 국제사회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나름의 해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
요즈음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참담함을 넘어 무력감을 느낄 때가 많다. 여기저기 신문에 칼럼이랍시고 잡문을 끄적이면서도 ‘이런 글이 세상에 어떤 보탬이 되는가’하는 자괴감마저 든다. 속칭 ‘검사정권’, ‘검찰왕국’ 치하에서 살아내기가 여간하지 않은 탓이다. 자기들만 가장 똑똑하고 정의로운 초엘리트집단이라 여기며 전횡을 휘두르는 형세는 그래, 집권했으니 권력놀이 한다고 치자. 또 정적제거에만 혈안이 된, 차마 두 눈뜨고 못봐줄 국내정치는 차라리 눈감으면 된다고 여기자. 그런데 3.1절 기념식에서 일제강점도 우리 탓이요, 침략자들은 이제 글로벌 협력파트너가 되었다고 하는데서는 인내의 한계를 넘어버렸다. 허나 이건 예고편에 불과했다. 강제징용배상문제마저 우리 기업 돈 걷어서 해결하겠다니 도대체 대한민국에 주권이 있기나 한 것인지 분노를 넘어서 부끄럽기가 이를데 없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전국에 국권찬탈을 항의하는 불길이 타오르자 조약체결을 이끌었던 학부대신 이완용은 고종에게 올린 상소에서 이런 망발을 지껄였다. “독립이라는 칭호가 바뀌지 않았고 제국이라는 명칭도 그대로이며 종사는 안전하고 황실은 존엄한데, 다만 외교에 대한 한 가지 문제만 잠깐 이웃 나라에
가평군청 본청 실내 안내판이 얼마 전 바뀌었다. 그런데 왠지 새것 같지 않고, 때가 묻은 것 같기도 하다. 가까이 가서 보니 안내판 한쪽에 이런 문구가 있다. “이 안내도는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업사이클하여 만들었습니다.” 이 문구를 보자 새 안내판이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이유를 알았고, 이어서 이전에 보도됐던 기사의 제목들이 연이어 떠올랐다. “한국,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 세계 3위”, “1인당 섭취 미세플라스틱, 매주 신용카드 1장 분량”, “2025년 인천시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 종료”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는 이제 턱에 차 있다. 해양오염의 주범 중 한 나라로 우리나라가 거명되고,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의 생명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더구나 편하게 갖다 버리던 쓰레기장도 곧 문을 닫고 “앞으로는 너희 집 쓰레기 너희 집에서 처리하라”고 경고까지 받은 상황이다. 이런 연상 끝에 다시 안내판을 보니 재활용 판재의 오래된 듯한 느낌은 마치 고급 한지의 자연스러운 무늬같이 보이기도 했다. 평소 아름다움은 자신감에서 나온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 안내판은 그런 자신감이 깃든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이 안내판을 가평군 21개 마을이 연합해 만든…
윤 대통령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해법을 두고 국내가 매우 시끄럽다.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는 “계묘늑약”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비난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우리나라 다수의 국민들은 윤 대통령의 이런 해법에 동의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필자도 이번 해법은 매우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윤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대통령 모두는 지지율에 상당히 신경을 쓴다. 자신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 지지율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지지율은 곧 자신의 정치 행위의 동력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대 모든 대통령들은 지지율에 “일희 일비“했던 것이다. 윤 대통령은 더욱 그럴 것이다. 여당이 국회에서 소수당이기 때문에, 자신이 의지할 곳이란 여론의 지지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공요금 인상을 하반기로 미룬 것도 지지율 관리 측면과 아주 무관하지는 않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해법을 발표했으니, 그 이유가 더욱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서 윤 대통령의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라는 언급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언
2년차를 맞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푸틴의 시대착오적 고집으로 ‘전쟁의 안개(the fog of war)’가 언제 걷힐지 가늠하기 어려운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막후에선 휴전이나 타협과 같은 외교적이고 평화적인 타협점을 모색하는 시그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으나, 베트남전과 같은 역사적인 전쟁의 교훈에서 볼 때 시간이 걸릴 것은 확실하다. 2년차에 접어든 우크라이나전쟁은 몇 가지 교훈도 던져주었다. 지도자들이 자신의 군사력·경제력 등 능력을 과신하여 상황을 오판하기 쉽다는 것이 그 하나이고, 국가 간 단결이 침략자를 분쇄하는데 매우 효험 있는 수단임을 보여주었다. 물론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그 수면아래에는 각국 간에 미묘한 긴장도 흐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독일의 미온적 태도 등이 대표적 사례다. 한편으로 우크라이나전쟁은 디지털 폭탄시대의 서막을 열어가고 있다. 핵무기 경쟁 시대에 가장 큰 억지 용어가 MAD(Mutual Assured Destruction) 즉 상호확증파괴였다. 네가 공격하면 나도 너의 본거지를 쑥대밭으로 만든다는 논리다. 이 논리 때문에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케네디도 핵전쟁을 피하고 해군력을 통한 쿠바 봉쇄 방법을 택했다. 이제 디지털
1894년 와카야마현에서 태어났다. 1989년에 작고했으니 100년 가까이 살았다.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하고 오사카로 나가서 자전거 가게의 점원이 된다. 기차역에서 눈물을 훔치시던 엄마를 생각하며 밤마다 울었다. 소년에게 돈벌이 현장은 갓 입대한 신병이 투입된 전쟁터나 다름 없었다. "나는 세 가지 은혜를 받고 태어났다. 가난해서 어려서부터 온갖 힘든 일을 하며 세상살이에 필요한 경험을 쌓았다. 허약하게 태어나서 운동을 꾸준히 하여 건강하게 되었다. 무학(無學)이라서 세상 모든 사람들을 선생으로 여기며 배우고 익히는데 힘썼다." 크게 성공한 사람들의 어린 시절은 비범하다. 선생에게는 신산고초(辛酸苦楚)의 시간이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매사에 정면대응하여 해결책을 찾아냈다. 그 어떤 난제도 포기하지 않고 궁리를 거듭했다. 심지어 경쟁사ㅡ소니社ㅡ대표를 찾아가서 묻고 흡족한 답을 얻기도 했다. 평생 머리맡에 늘 수첩과 펜을 놓고 잤다. 고뇌하는 사람들의 짧은 메모 한 줄이 경우에 따라 역사를 바꾼다. 출중한 경영자의 메모 한쪽이 기업을 마치 장대높이뛰기 선수처럼 비약시킨다. 인간들은 예외없이 연약하고 빈약하다. 미미하다. 유한하다. 그 한계를 보완하는 지혜가 메모
"코스모스 /또 영 /돌아오지 않는 /소녀의 /지문(指紋)". 박용래 시인의 시 '코스모스' 일부분이다. 이 구절을 읽을 때마다 무수한 이야기가 상상의 나래를 펴고 다가오는 느낌을 받는다. 빵 한 쪽 살 수 없는 환상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가슴이 뛰고 풍부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누구나 경험하는 첫 사랑은 이야기다. 필자에게도 첫 사랑은 이야기다. 고교시절 초등학교 동창 여자아이와 하루가 멀다 하고 편지를 주고받았는데 매수가 매번 10장 분량이었다. 200자 원고지로 치면 40~50장 정도였으니 그 시절 쌓았던 이야기는 공주 공산성을 구축하고도 남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 편지는 돌아오지 않는 그녀의 지문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야기는 첫 사랑에만 얹혀있는 게 아니다. 목로주점에 가서 단 5분만 있어보라. 사람 수 몇 곱절 분량의 이야기들이 오고가는 걸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이야기하는 존재라는 호모 픽투스(Homo fictus)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야기라는 거미줄을 떠나 한시도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심지어 우리는 죽어서도 이야기로 남는다. 오죽했으면 조너선 갓셜이 그의 명저 『스토리텔링 애니멀』에서 "인간에게 이야기는 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