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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초등학교 내내 나를 업고 등하교를 시켜주셨다. 엄마 등에 업혀서 학교를 다녔지만 나는 창피하지 않았다.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는 자존감이 높아서 그런 걸까. 용감하고 위대한 어머니. 어머니는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학교로 부터 개근상을 받으셨다. 간호사 얼굴이 그려진 연두빛 통의 안티푸라민 연고를 보면 항상 어머니가 떠오른다. 어린 시절 나의 만병통치약으로 쓰던 안티푸라민 연고는 8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1933년 유한양행 창립자인 유일한 박사가 당시 소아과 의사였던 아내의 도움을 받아 자체 개발한 첫 의약품이라고 한다. 관절염, 신경통, 근육통 등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멍든데나 벌레물린데에도 두루두루 쓰였다. 나는 어디 아팠다 하면 무조건 안티푸라민을 발라주셨던 어머니의 손이 기억난다. 어릴 때 “엄마 배 아파”라고 하면 배에다가 안티푸라민 연고를 발라 주셨다.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이마에 안티푸라민을 발라주고. 얼마나 웃긴가. 사실 안티푸라민의 주성분은 멘톨, 캄파, 살리실산…. 파스나 벌레물린데 들어가는 약 성분이라고 한다. 어머니를 기억하면 떠올리게 되는 안티푸라민…. 나에게
봉준호 감독은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최초 신작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최고의 영예 수상이다. 영화제를 거쳐간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이는 한국 영화 100년사의 최대 쾌거이기도 하다. 이에 필자는 지난달 30일 ‘기생충’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인상을 살펴보았다. 봉 감독은 인터뷰에서 “난 영화제에서 수상은 그냥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노력의 결과물이다. 그런 노력의 결과에 대해 배우와 스텝, 촬영감독과 아티스트들, 제작사와 후원사들의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성장과 성공을 나타내기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는 따뜻한 리더십을 엿볼 수 있다. 이에 영화계를 이끄는 명장으로서 우리 국민들에게 자랑이 되고 있다. 인덕은 인복과 통한다고 한다. 인복(人福)은 인덕이란 선(宣) 투자가 선행돼야 비로소 열매을 맺는다. 봉 감독의 인덕은 진한 눈썹과 관골의 힘에서 나온다 할 수 있다. 관골의 힘과 눈의 신(神)이 기강(氣强)하여 정념(情念)을 발할 때에 불이 나오듯 정기를 품
숫눈 /손연식 저녁 7시, 눈발이 날린다 예고 없이 온 눈이어서 눈 내리는 풍경이 달갑지 않다 기차는 오지 않고 내려쌓이는 눈 -우유 잡수슈 -지금, 안 묵을끼다 마음과 마음이 포개지는 소리 쌓이는 눈 -손이 찹제요 -괴안타 기차는 오지 않고 몇 안 되는 승객들은 점점 등이 굽고 노인과 노인의 체온이 옮겨간 치외법권 같은 둘만의 온기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저녁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장면. 왠지 마음이 따뜻하게 적셔온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면서 온기를 만들어내는 모습에 지친 하루가 힐링되는 것 같다. 손발이 꽁꽁 얼 정도의 겨울 날씨, 기다려도 기차는 오지 않고 하염없이 눈은 내리고 있다. 노부부의 짧은 몇 마디 말속에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서로에 대한 정이 묻어난다. 아무리 힘들어도 내 곁에 누군가 있다면 견딜 수 있다. 50년 60년을 함께 살아도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없다면 함께 산다는 의미는 없어질 것이다. 이혼이 급증하고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아지는 현대인의 삶. 거리에서 다정하게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가는 은발의 노부부를 볼 때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서로를 배려하고 인내하고 참았을 것인가
수원시 광교상수원지역 친환경관리와 지역주민 소득향상이 상생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원시의회 황경희 의원 등 22명이 11일부터 열리는 제344회 제1차 정례회에 ‘수원시 광교상수원지역 친환경관리 및 주민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상정했기 때문이다. 이 조례안이 심의를 통과하면 공포한 날로부터 효력을 가진다. 수원시의회 전체의원 37명 가운데 22명이 공동발의 했으니 사안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이를 인식한듯 시의회 사무국도 의회 홈페이지에 조례안 내용을 공고, 5일까지 시민들의 찬반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른바 사이버 공청회를 거쳐 시민 의견을 수렴해 조례제정의 공정성을 반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조례안에는 ‘광교상수원지역의 물환경 및 자연생태환경을 적정하게 관리·보전하고 규제로 불이익을 받는 주민의 소득향상과 복리증진을 위해서’라고 발의 목적이 명시돼 있다. 그동안 고질적으로 문제를 일으켰던 이 지역의 ‘생태환경보존과 지역 주민의 소득향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또 ‘수원시장이 친환경적 관리 및 주민지원사업 등에 관한 시책 수립과 시행에 노력하고 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된 지역에 대해 개발제한구역을 유지해야 한다’는
올 여름은 또 어찌 날 지 걱정 된다. 벌써부터 이처럼 더위가 기승을 부리니 앞으로 얼마나 더 폭염을 겪어야 하는지 한숨이 나온다. 지난달 15일 광주광역시에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됐고 23일엔 경기도와 서울, 경북과 전남 등 내륙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폭염주의보는 낮 최고기온이 이틀 이상 33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35도를 넘으면 폭염경보다. 관계자들은 그동안의 추세로 미루어 올해도 심한 폭염이 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장기간 폭염이 지속된 지난해의 경우 전국적으로 폭염은 평균 31.4일이나 됐다. 이는 평년 9.8일의 세배가 넘는 것이다. 강원도 홍천 지역은 최고기온이 41도나 됐다. 이에 따라 온열 질환자가 4천526명이나 발생했으며 그중 48명이 숨졌다. 극심한 무더위가 닥친 지난해 7월 한 달간 온열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구급대가 출동한 것은 1천66건으로, 2017년 같은 기간 온열환자 이송 건수(355건)보다 3배 정도 많았다. 이러니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체육관, 금융기관 등 공공시설 무더위 쉼터를 추가 지정하고, 주말·휴일과 야간에도 개방했고 셔틀버스를 확대 운영한다. 홀몸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지난해에 한국행정연구원(KIPA)이 주관하고 한국갤럽이 시행한 2017년 사회통합실태조사‘가 발표됐다. 조사 결과, 우리 국민이 가장 신뢰하지 않는 기관으로 꼽는 곳이 국회로 나타났다. 국회는 17개 기관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2014년부터 5년째 꼴찌라는 불명예와 과거 수 차례 국회 역할 수행 평가에서는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80%를 넘었다(데일리 제182호, 2015년 10월). 사실 국회의 신뢰지수가 최하인 결과는 새로운 사실도 아니다. 지난해 11월 1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2018 신뢰하는 국가사회기관’ 결과에서도 경찰 2.7%, 검찰 2.0% 그리고 국회 1.8%로 나타났다. 이 역시 꼴찌의 성적표이다. 이처럼 국회에 대한 불신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것임을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민주주의 정치가 짧은 기간 동안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국회의원들의 각종 비위와 비리,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의 부재에서 오는 기본소양도 안된 망언, 내팽개친 민생법안, 특권과 특혜뿐만 아니라 일하지도 않으면서도 세비는 꼬박꼬박 챙겨가는 이분들의 모습은 새로울 것도 없는 사실이다. 한국 정당의 역사를 보더라도 장외투쟁으로 최장기간 공전 기록은 1
수원 토박이로 수원에서 오래도록 살다가 의왕시로 이사를 하게 됐다. 자연히 동네 이름이 생소하다.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수원시와 의왕시의 경계인 지지대 고개에서부터, 재미있는 동네 이름으로 버스 정류장 안내 방송을 한다. 의왕시 진입하면서 나오는 동네 이름은 ‘골사그내’ 다음엔 ‘고고리 마을’이 그것이다. 궁금해 지명의 유래를 찾아보았다. ‘사그내’는 옛 문헌인 ‘신동국여지승람’(1530)에 사근내원(沙斤乃院)의 ‘사근내’에 바탕을 둔 땅 이름이 나온다. ‘사근내’는 ‘사근내>사그내’로 굳어지게 되는데, 원래는 이 마을이 오전동(오맥이), 왕곡동(왕림), 골사내(왕곡동), 골우물(고천동) 등 사방에서 흘러들어오는 개울을 뜻하는 마을 이름에 옮겨 붙여진 이름이다. 모래가 흘러들어 이것이 모래를 뜻하는 ‘사근(沙斤)’이 쓰였거나, 이 개울이 모래 자갈이 유달리 많아 장마가 걷히면 물이 금세 마르는 내이므로, 물이 쉽게 잦아든다는 의미에서 ‘삭은 내’를 한자화 시킨 것이 ‘사근내(沙斤乃, 沙斤川)’일 가능성도 있다. ‘고고리(古古里)’ 이 마을은 통미 건너편 현 과천∼봉담 고속도로가 경수산업도로와 교차하는 지점의 서편 마을이다. 이 마을은 한자를 ‘古古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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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지수(IQ)가 높은 사람은 똑똑한 천재일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에게 수시로 “IQ가 낮다”고 공격하면서 새삼 화두가 되고 있다. 그의 조롱 대상자는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롯 많은 정치권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모두가 트럼프를 직접 비판했거나, 비판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사람들이다. 그러면서 자신은 거기에 빗대 “매우 안정적인 천재”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지능지수(IQ)와 똑똑함은 상관관계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지능지수(IQ)는 감성에 영향을 미치는 건 분명하지만 똑똑함과의 관계는 정확히 알 길 없다고 말한다. 지능지수(IQ) 검사는 20세기초 미국의 심리학자 ‘헨리 고다드’가 처음 했다. 그는 ‘IQ는 유전성이 있다’고 믿고, 지적 능력이 낮은 가족을 연구하기 위해 실시했다. 하지만 나중에 다른 학자들에 의해 동일인의 경우에도 IQ검사 방법에 따라 다르고, 성장환경에 따라 변화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검사의 절대성’을 상실했다. 그후, IQ검사는 인간의 능력 가운데 극히 일부분만을 측정하는 것이어서 부정확하며 한 인간의 능력지표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 통설로 굳어졌다. IQ외에도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