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가 대북정책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북한 정권에 대한 생각, 즉 망해서 없어져야 할 악마와 같은 존재로 상대할 필요 없이 억지력을 높이고 압박과 제재를 강화하면 북한정권은 붕괴할 것이라는 희망적 사고를 하는 보수와 그래도 함께 존재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교류와 협력의 화해정책을 지속한다면 북한정권도 변화의 계기를 갖게 될 것이라는데 방점을 둔 진보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북한 핵문제에서도 북한은 핵무기 보유가 목적이어서 북미간 핵협상은 핵개발을 위한 시간끌기이고 종국에 한반도를 적화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핵무기를 개발 한다는 생각을 갖고 우리의 안전담보를 위해 한미동맹을 강화시켜 핵우산과 확장억제력을 높여야 한다는 보수의 주장과 북한의 핵개발 목적은 한미와의 군사력에서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격차로 인해 자신들의 생존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핵무기를 보유하는 길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제재와 함께 대화와 설득을 병행해야 한다는, 나아가 핵문제 해결이 안 되는 근본 이유는 미국측의 미온적 태도에 더 큰 원인이 있다고 보는 진보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각 진영 주장의 옳고 그름에 대한 논쟁은 별 의미가
경기도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위기 도민 6121명을 발굴해 위기상황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밝혔다. ‘복지 사각지대 기획발굴’을 추진한 결과다. 이를 위해 도는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 위기 징후 빅데이터를 활용했고 관계기관·단체와 협력을 통한 복지 사각지대 발굴 지원체계를 가동했다. 조사대상자는 건강보험료 1년 이상 체납 금융 연체자, 건강보험료 24~36개월 동안 85만 원 이하 체납자, 노인가구 중 전기료 또는 통신료를 체납 중인 위기 정보 입수자였다. 이를 통해 578명에게 공적 급여가 지원됐고 공적 지원 대상(기초생활보장, 차상위, 긴급복지)이 아닌 5543명에게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신용회복위원회 등 타 기관 서비스를 적극 연계했다. 비록 위기상황을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을 지라도 ‘가뭄 끝의 단비’처럼 약간이나마 도움이 됐을 것이다.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탓에 질병을 갖고 있거나 채무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 선택을 고려하던 이들에게 작은 희망이 됐으리라 믿는다. 지난 2014년 송파구 석촌동 단독주택 지하 1층에 살던 세 모녀가 생활고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세 모녀는 “죄송하다”는 메모와 마지막 집세로 현
임대주택은 취약계층, 청년, 신혼부부 등을 위한 복지 차원에서 높은 주거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안이다. 기본적으로 좋은 취지의 정책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민간임대주택 공급은 취약계층에게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임대주택은 ‘공공임대주택’과 ‘민간임대주택’으로 2종류로 구분되어 진다. ‘공공임대주택’은 공공주택사업자가 정부 등으로부터 지원받아 건설, 매입 또는 임차하여 공급하는 주택으로, 임대 또는 임대 후 분양전환을 목적으로 공급하는 주택을 말하며, ‘통합공공임대주택(영구, 국민, 행복)’, ‘장기전세주택’, ‘분양전환공공임대주택’, ‘기존주택매입임대주택’ 등으로 나뉜다. 또, ‘민간임대주택’은 임대사업자가 임대목적으로 제공하는 주택으로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등록한 주택을 말하며,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 등으로 구분된다. 내 집 마련하려는 분들에게는 다다익선일 수 있지만, 너무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이며, 거기에 임대기간, 임대료, 적용대상자 등은 각각 상이하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0조 제1항 제2호에 따르면, 임대주택 건설비율은 전체 세대수 또는 전체 연면적의 100분
지난 6월 15일 윤석렬 대통령은 이주호 교육부장관에게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건 수능문제로 내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 또한 발령 6개월 밖에 않된 교육부 대입국장이 경질됐고, 교육부 장관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감사를 공표했다. 다음날부터 교육당국은 물론 수험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교육계 전체에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2주가 지난 현재도 논란은 가라않지 않고 있고, 정작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이고 입시제도의 핵심은 공정성 확보에 있다. 대한민국에서 입시제도 만큼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분야는 없을 것이다. 우리 몸의 신경망 만큼이나 복잡하고 섬세하다. 수능이 도입된지 30년이 흘렀고, 정권마다 선의를 가지고 개선안을 발표했지만 그때마다 여론의 질타를 받았고, 입시제도를 둘러싼 크고 작은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물론 이때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당사자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었다. 엄청난 사회적 비용 지출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그나마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낸 것이 ‘수능 4년 예고제’다. 고등교육법 34조의 5항은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교육부장관이 시행하는 시험의 기본방향과 과목,
지난 6월 2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172차 국제엑스포기구(BIE) 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2030 세계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의 연사로 직접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도 현지에서 적극적으로 유치 활동을 하였다. 세계엑스포가 과연 무엇이길래 각국의 최고위층들이 직접 나서는 것인가? 세계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 중 하나로서 개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는 효과가 지대하다. 국가 브랜드 가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현 정부의 비전을 실현하는데 다른 어떤 요소보다 향상이 필요한 부문이기도 하다. Anholt-Ipsos 국가 브랜드 지수에서 한국의 국가 브랜드 순위는 2007년 30위, 2012-13년 27위, 2020년~2022년 23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향상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하다. 1988년 서울 하계 올림픽, 2002년 월드컵,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등을 개최한 바 있지만, 2022년 Anholt-Ipsos 국가 브랜드 지수 세계 2위인 일본은 2025년 예정된 오사카 세계엑스포를 포함하여 세계엑스포 3회,
국민연금은 제도 시행 34년만에 가입자 2200만 명, 수급자 600만 명 시대를 열어 명실상부한 국가 대표 노후보장제도로 성장했다. 국민연금 급여는 ‘더 많이 내고’, ‘오래 낼수록’ 증가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에 가입기간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연금공단은 더 많은 국민이 연금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우선, 출산과 병역의무 이행에 대해 보험료 납부 없이도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해주는 크레딧 제도가 있다. 둘째 자녀 이상 출산 시 자녀 수에 따라 최대 50개월까지 국민연금의 추가 가입기간을 인정해주고 있으며, 병역의무 이행과 관련해서는 현역병, 전환복무자, 상근예비역, 사회복무요원으로 6개월 이상 복무한 자에게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6개월 추가 인정해주고 있다. 크레딧 제도와 더불어 국민연금은 취약계층 등의 연금보험료 납부 부담을 덜어주고 더 오래 가입할 수 있도록 납부할 연금보험료의 50%에서 최대 80%까지 지원해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농어업인에 대해서는 월 보험료의 50%(최대 4만 6350원)를 지원하며, 근로자 1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월소득 260만 원 미만인 신규 근로자에게 월 보험료의 80
대한제국의 국권이 일본으로 넘어가자 양정의숙 경제과를 졸업한 안희재는 연해주의 중심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했다. 연해주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했던 홍범도를 비롯한 독립군과 애국지사들로 붐볐다. 근대 조선에서 드물게 경제학을 공부한 안희재의 눈에 들어온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재정난이었다. 독립을 주창하며 사자후를 뿜어내는 지사들이 들끓고 독립군에 지원하는 열혈청년들이 넘쳐났지만 그들의 활동과 무장을 뒷받침할 경제적 기반이 없었다. 나라를 되찾기 위한 투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안정적으로 독립투쟁 자금을 조달해야 했다. 안희재는 가장 빛이 나지 않는 그 일을 자신이 맡기로 했다. 고향 의령으로 돌아온 안희재는 제지업에 뛰어들었다. 사업이 잘 되었지만 그 정도의 수입으로는 국내외에서 전개되는 독립자금을 대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는 경상도의 거부였던 아버지 안발로부터 물려받은 전답 2000마지기(40만 평)을 팔아 부산에서 백산상회를 설립했다. 백산상회는 독립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기업인 동시에 국내외를 연결하는 독립운동 거점이었다. 안희재가 국내에서 선구적으로 백산상회를 근대적 형태의 합자회사로 전환한 것은 1917년이었다. 그는 경상도의…
‘정성운동’은 함흥-흥남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북한에서 ‘정성운동’은 1961년 흥남에서 전신 3도 화상을 입은 소년을 흥남비료공장 의료진과 함흥의대 실습생들이 자신들의 피부를 이식해 살려낸 이야기를 ‘정성운동’으로 호명한 대중운동이다. 160여명의 피부를 이식해 기적적으로 살려낸 방하수 소년의 이야기는 사회주의 인간형상 창조의 원형으로 불려진다. 사회주의 인간형상이란 자신의 피와 살을 남에게 주는 헌신과 희생정신을 말한다. 이러한 이유로 ‘정성운동’의 발원지인 함흥의학대학은 1990년 정성대학으로 개칭했다. 함흥-흥남은 어떻게 ‘정성운동’의 발원지가 되었을까. 당시 북한은 해방과 함께 전쟁으로 파괴되고 몹시 가난했다. 남북의 체제 대립이 심했던 냉전시기 사회주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무엇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먹고 입는 문제부터 해결해야했다. 화학공업지대로서 천혜의 자연 지리적 조건을 가지고 있는 함흥-흥남에는 숙련된 노동력과 산업시설이 밀집해 있었다. 먹는 문제, 입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함흥의 재건은 최대의 관심사였다. 함흥과 흥남의 중간지점에 건설된 2.8비날론 공장은 전 국민의 관심과 지원으로 세워졌다. 함흥-흥남이 재건되는 과정에 생겨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