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을 타고 가다 차창 밖으로 국회의사당이 보였다.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혼돈 국회의 모습을 떠올리니 민주주의의 전당이 아니라 몰락해 가는 로마제국의 원로원 회의실 같이 느껴졌다. 지금은 마이너스 경제성장, 동해안 산불과 포항 지진의 발생, 재기되는 북한의 위협 등으로 국민은 걱정이 여느 때보다 크다. 이런 때에 정부가 하는 일은 잘 보이지 않고 고질병인 난장국회가 재현되는 것을 속절없이 보고만 있어야 하는 국민은 과연 이 땅에 정치와 국가가 존재하는지 자문하며 한숨만 내쉴 뿐이다. 국민의 비난과 실망이 큰 이유는 정쟁의 목적이 공공의 이익이나 민생이 아닌 당과 국회의원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의견을 대변해야 하거늘, 국민이 언제 검경수사권 조정, 공수처법, 선거법을 다루어 달라고 부탁한 일이 있는가 말이다. 국민의 관심은 당장 먹고사는 문제, 국가의 안위, 사회적 정의에 있다. 국회의원들이 범하고 있는 세 가지의 큰 과오는 첫째, 민주당이 국민이 원하지도 않고 민생과도 직결되지 않는 사안을 너무 급하게 서둘러 처리하고자 함으로써 갈등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특히 선거법개정의 경우 선거의 룰을 정하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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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로변 어딜 가나 흰색 꽃잎을 머금은 가로수를 자주 만날 수 있다. 멀리서 보면 나무에 눈이 소복소복 쌓인 듯 탐스럽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영락없이 쌀밥을 수북이 뿌려놓은 모습이다. 이름도 이를 닮았다 해서 ‘이팝나무’다. 벼농사가 잘되면 쌀밥(이밥)을 먹는다고 해서, 또 입하(立夏) 무렵에 꽃이 피기 때문에 이팝이라 했다는 설(說)을 간직한 우리 고유 수종이다. 꽃이 얼마나 잘 피는지, 과거 이팝나무의 꽃피는 모습을 보고 한 해 벼농사의 풍흉을 짐작했다. 치성을 드리면 그해 풍년이 든다며 신목(神木)으로 받들었다. 이팝나무꽃은 모내기철이 왔음을 알리는 전령사 역할도 했다. 꽃이 피는 시기는 가장 배고픈 보릿고개 즈음이다. 춘궁기에 굶어 죽은 자식의 무덤가에 이 나무를 심어놓고 죽어서라도 흰 쌀밥을 마음껏 먹기를 비는 부모의 애틋한 마음이 담겨 있다. 그러니 그냥 꽃이 아니라 밥꽃이다. 오래된 이팝나무가 있는 마을마다 전해오는 이야기도 비슷하다. 생명력도 강하고 모양도 아름다워 곳곳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마을 보호수이기도 하다. 이맘때면 20일 이상 벚꽃보다 더 환하게 피고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데다 질 때도 사방에 눈처럼 흩날리며 떨어져 장관을 이
Q : A는 2015년 8월 10일에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2018년 5월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서울 소재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재건축 조합의 조합원으로서, 2014년 1월부터 위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A는 위 아파트의 가격이 많이 오르자 이를 매도하고 인근의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가고자 한다. 이를 전제로 A가 위 아파트를 ① 2017년 7월 1일에 B에게 매도했을 경우, ② 2017년 8월 3일에 C에게 매도했을 경우, ③ 2017년 8월 20일에 D에게 매도했을 경우를 가정하여, A로부터 위 아파트를 매수한 B, C, D가 위 재건축 조합의 조합원 지위를 취득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A :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이라고 한다)은 ‘①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에 소재한 ②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재건축 대상 건축물 또는 토지를 매수한 자는 ③ 도정법령이 정하는 예외사유가 없는 한 재건축 조합의 조합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도정법 제39조 제2항 참조) 그런데 위 재건축 조합은 2015년 8월 10일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A 소유 아파트 소재지는 2017년 8월 3일부
능소화 /윤재철 어둠속에서 담배를 핀다 칠흑 같은 바다의 어둠과 침묵 그리고 소멸하는 시간 속에서 살아오는 허무의 꽃 꿈인지도 모른다 꿈의 꿈인지도 모른다 몽환의 화려한 불꽃 꽃가루 언제부턴가 눈에서 귀에서 검은 입속에서 피어오르는 따뜻한 꽃 웃음의 끝 울음의 끝에서 환히 피어오르는 허무의 꽃 가슴 저 끝에 뿌리박은 듯 뻗어 올라 가슴가득 뒤덮은 능소화 푸른 잎 속에 피어오르는 주황빛 저 꽃. 능소화는 그 붉은 아름다움과 함께 잘못 접촉하면 눈병을 앓는 독성이 있다. 어쩌면 꽃은 있는 그대로도 경이로운지 모른다. 딱히 능소화가 아니라도 꽃은 그냥 보여 주기 위해 피는 것이 아니라 그 나름의 생존의 이유를 가지고 피어나는 것이다. 어느 인생이든지 그 삶에 상처만큼 짙은 향기가 있기 마련이고, 그 향기는 오래도록 다른 이의 위안이 되고 싶은 법이다. 지금 사는 세상이 칠흑 같을 지라도 웃음과 울음의 끝에 환히 피어로는 시, ‘욕심 없음의 욕심’이 얼마나 귀한지 보여주는 그야말로 무위자연의 시다. /김윤환 시인…
우리나라에서는 소득세법상 열거주의를 채택함으로써 모든 소득을 과세 소득에 포함 시키지 않고 과세대상이 되는 소득을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열거되지 않은 소득은 조세법률의 공백영역에 속하는 소득으로 소득세를 부과할 수 없다. 양도소득의 과세대상은 부동산·주식·회원권 등으로 한정하고 있어, 일례로 일반인이 중고자동차나 컴퓨터를 팔아 양도차익이 발생하더라도 과세 되지 않으며, 외환거래를 통해 환차익이 나더라도 과세되지 않는다. 또 소득의 성질이나 국가정책상의 필요에 의해서 비과세소득으로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소득도 있다. 논·밭의 임대소득, 일정기준 이하의 농가부업소득 등에 대해서 소득세를 과세 하지 않는다. 1개 주택 소유자의 해당 주택 임대소득도 기준시가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이 아니라면 과세 되지 않는다. 다가구주택이더라도 마찬가지다. 비과세종합저축, 농협·수협 등 상호금융예탁금, 재형저축, ISA 계좌 운용수익에 대해 일정한도 내에서 비과세 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법 테두리 내에서 비과세나 절세를 할 수 있다면 재테크로서 가치를 가진다고 보겠다. 근로소득에 대해서도 비과세 되는 부분이 있다. 회의참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법안의 패스트트랙 놓고 여야가 충돌을 빚은 4월 임시국회가 오늘(7일)로 회기를 마감한다.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실행과 자유한국당의 반발로 멈춰 선 4월 국회는 패스트트랙 결정 외에는 아무런 결과물 없이 ‘빈손’ 종료될 것이 확실시되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국회는 지난 1월과 2월 사실상 개점휴업 했고 3월에도 일부 비쟁점법안을 처리하는 데 그쳐 빈축을 샀다. 올해 들어서도 국회의원들은 일은 않고 세비만 축낸다는 손가락질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국회에는 현재 미세먼지 대응과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가 제출한 6조7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탄력근로제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을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안 등 주요 민생·개혁 의제가 기약 없이 대기 중이다. 상황이 이런 데도 국회 정상화로 가는 출구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한숨을 짓게 한다. 집권당인 민주당을 위시한 여야 4당은 신속처리안건 지정은 논의의 출발선일 뿐이라며 한국당에 협의를 위한 원내 복귀를 촉구한다. 그러나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을 포기하고 사과하는 것
염태영 수원시장이 “강원 산불 피해 지역에 ‘수원시민의 숲’을 조성할 수 있다면 시민들과 함께 나무를 심고 숲을 가꿔 산림 회복을 돕겠다” “전국 지자체가 산불 피해지역에 구역을 나눠 나무를 심자”고 제안했다. 염 시장은 “강원 산불로 축구장 742개 넓이의 산림이 사라졌다. 수원시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가 구역을 나눠 피해 지역에 나무를 심는다면, 산림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우 적절한 제안이다. 염 시장의 말처럼 수원시를 비롯한 전국의 지방정부 시민들이 강원도 산불피해지역을 찾아가 나무를 심고 지속적으로 가꾼다면 자연환경이 빨리 복원될 뿐 아니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원도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무를 심고 가꾸러 가는 김에 가까운 관광지도 들르고 도시락 대신 현지 식당을 이용한다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 틀림없다. 염 시장은 얼마 전 최문순 강원도지사에게 전화로 산불 지역에 ‘수원시민의 숲’을 조성하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최 지사는 매우 고마워했다는 전언이다. 이처럼 수원시가 강원도에 숲 조성을 제안하게 된 것은 이미 수원시민의 숲을 조성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지난 2011년부터 몽골 튜브아이 막(
최근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교사들의 대규모 교육정책 반대집회가 열렸다. 이는 정부가 온라인 수업을 통한 학점이수를 의무화하면서다. 이로 인해 선택과목 교사들의 신분이 불안해졌고, 학급당 학생 수가 증가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즉 기존에 고교학점제를 시행했던 외국에서 최근 교육정보화 환경구축으로 온라인 수업이 허용되면서 기존에 많이 채용했던 선택과목 교사들의 신분 문제가 교원노조의 새로운 투쟁 대상이 된 것이다. 고교학점제가 고등학생의 개인적 진로와 삶을 위한 좋은 제도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국내에서는 이 제도의 추진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한국의 정규직 국가공무원 교원제도에서 다양한 과목의 교원 확보가 어렵고, 충분한 교원 확보는 엄청난 예산 지출을 수반한다고 주장한다. 과거에는 고교학점제 시행시 학생들의 다양한 선택과목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교사가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고등학교 교원들을 모두 기간제 교원으로 정하여 필요에 따라 수시로 교원을 채용하거나 해고할 수 있는 권한을 학교장에게 부여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부족한 선택과목 교원을 모두 신규 채용하여 보충할 필요가 없다. 우선 가
지난주 동안 그리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이 매스컴을 통해 전달되었다. 패스트 트랙(안건의 신속처리), 사보임(사임과 보임), 사개특위, 정개특위, 급기야는 독재 타도라는 구호까지 등장했고 이어서 특정 야당의 해산을 청원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용어의 내용과 더불어 국회에서 진행되는 문제의 사안들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고, 무엇을 위한 것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정치에 민감한 국민들 이라고 하지만,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의 깊은 의미를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지는 다소 의문스러운데 언론에 비춰지는 국회의 소동은 그 본질의 옳고 그름보다 보여 지는 정치적 행태에 대한 식상함이 야당해산의 청원으로 표출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그리스신화 중에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이야기가 생각난다. 정황의 옳고 그름을 논하기 전에 일단은 자신의 생각에 맞추어 남의 생각을 억지로 고치려하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기 것을 고집하는 행태를 이르는 것을 표현하는 일반적 의미로 전해지고 있다. 다시 말해 내 것은 옳고 나와 다른 것은 무조건 나쁘다는 생각 그 자체를 이르는 말이다. 그리하여 고치겠다고 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