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은 인간이 생존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래서 깨끗한 물을 각 가정이나 시설에 공급하는 상수도는 대표적인 정부의 업무이다. 수돗물이 오염되거나 부족하면 주민들의 삶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수도의 보급 정도와 수돗물의 품질은 그 사회의 발전 수준을 의미한다. 일정한 수준의 깨끗한 물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서는 많은 재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취수에서 정수를 거쳐 상수도관을 설치하여 각 가정이나 시설에 물을 공급하려면 많은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상수도 공급은 주민 생활에 필수적인 기반시설이지만 설치와 관리 비용이 매우 크기 때문에 도시와 농촌지역에서 불공평하게 차별되는 문제가 있다. 주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상수도 업무는 지방자치단체인 시와 군에서 담당한다. 수도권 일부지역의 경우 팔당상수원에서 취수하여 원수를 공급하는 광역상수도를 수자원공사에서 위탁운영하고 있지만 각 지방에서 지방의 여건에 맞게 주민들에게 취수 및 정수를 통하여 수돗물을 공급하는 주체는 시·군의 상수도 사업 담당 부서이다. 주민들이 사용하는 상수도의 보급률은 행정구역내의 총인구 중에서 상수도사업을 통한 수돗물을 사용한 인구의 비율인데 2018년 현재 수원시, 성
모두 허공이야 /김종해 이제 비로소 보이는구나 봄날 하루 허공 속의 문자 하르르 하르르 떨어지는 벚꽃을 보면 이생의 슬픈 일마저 내 가슴에서 떠나는구나 귀가 먹먹하도록 눈송이처럼 떨어져 내리는 벚꽃을 보면 세상만사 줄을 놓고 나도 꽃잎 따라 낙하하고 싶구나 바람을 타고 허공 중에 흩날리는 꽃잎 한 장 한 장마다 무슨 절규, 무슨 묵언 같기도 한 서로서로 뭐라고 소리치는 마지막 안부 봄날 허공 중에 떠 있는 내 귀에도 들리는구나 저기, 이제 막 돋아난 이파리들이 흔들리며 바람이 밀어낸다. 벚꽃이 줄지어 늘어선 천변 혹은 공원의 야트막한 언덕까지 그 바람은 새살 냄새를 휘날리며 날아온다. 그리고 바람은 벚나무마다 내려앉아 가지를 흔들고, 희고 눈부신 꽃잎은 꽃을 피웠던 그 힘으로 허공에 몸을 쏟는다. 아득한 우주에서 “봄날 하루 허공 속의 문자”들을 읽는 것인데, 그 문자들은 “허공 중에 흩날리는/ 꽃잎 한 장 한 장마다” 새겨진 절규와 묵언 그리고 “서로서로 뭐라고 소리치는 마지막 안부”다. 그 목소리들이 시인의 귓속으로 들어와 단단한 침묵으로 응결되면서, 현실 어디도 없는 ‘시간&r…
아스피린의 원료는 버드나무 잎이다. 버드나무 잎의 엑기스를 짜서 아스피린을 만든다. 독일의 바이엘 제약회사는 1세기 전에 아스피린을 발견하여 그 약으로 세계적인 제약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아스피린이 처음 발견된 것은 바이엘사의 한 신입사원이 아버지가 신경통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고 아버지의 신경통의 통증을 줄여 주기 위하여 아스피린을 개발하였다. 바이엘사가 아스피린으로 그렇게 성공하였기에 전 세계의 버드나무 잎을 채집하여 어느 대륙 어느 나라의 버드나무 잎이 약효가 가장 좋은 지를 연구하였다. 수년에 걸친 연구 결과 우리나라에서 자란 버드나무 잎이 전 세계에서 약효가 가장 뛰어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한국의 버드나무를 가져다 독일에서 재배하여 엑기스를 추출하여 분석을 해 보았더니 한국에서 자란 잎과는 약성분에 큰 차이가 있었다. 한국의 토양에서 자란 버드나무라야 약효가 높은 것을 알게 되었다. 10여 년 전 북한을 방문하였을 때에 일행 중 송월주 스님을 위시하여 스님이 몇 분 계셔서 평양에서 휴전선으로 가는 중간쯤에 있는 성불사(成佛寺)를 찾았다. 이은상 선생의 ‘성불사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 소리’로 시작하는 이은상 시인의…
소설가 이외수(73)씨가 결혼 44년 만에 부인 전모씨와 졸혼(卒婚)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정도로 시선을 모았던 맨발의 이외수씨와 미스강원 출신의 미모로 화제를 부렸던 두 사람의 사랑은 이것으로 막을 내린다고 해야 할 것이다. 예전 같으면 다 늦은 나이에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했지만 지금은 세태에 면역이 되었는지 이런 일도 그러려니 하고 지나간다. 졸혼이란 개념은 일본 작가 스기야마 유미코가 쓴 ‘졸혼을 권함’에서 처음 등장했다. 스기야마 부부는 걸어서 25분가량 떨어진 아파트에 따로 살고 있다. 이들은 한 달에 두 번 만나 식사를 하는 정도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스기야마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시기에, 서로의 생활에 간섭하기 싫은, 자아성취욕구가 강한 부부에게 어울리는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졸혼이란 스기야마 부부처럼 이혼을 하지는 않았지만 부부 관계를 정리 하고, 서로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사는 형태를 의미한다. 자녀의 결혼 후 부부가 따로 각자의 삶을 즐기지만 정기적으로 만난다는 점에서 별거와도 구분된다. 이 개념은 인간의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각광받기 시작했다. 심리적 안정감이 황혼…
지금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가 뜨겁다. 접속자가 폭주해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다. 가장 많은 동의를 얻고 있는 청원은 지난달 24일에 올린 ‘자유 한국당 정당해산 청원’으로 8일만인 1일 오전 8시 현재 참여인원은 무려 145만여 명이나 됐다. 이에 맞불을 놓듯이 ‘더불어민주당 정당해산청구 청원’도 4월 29일 시작됐는데 1일 같은 시간 참여인원은 20만 6천여 명이었다. 그 아래에는 ‘국회의원도 국민이 직접 소환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는 4월 24일에 시작된 청원도 있는데 1일 오전 8시 현재 8만7천 여명이 참여하는 등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이 청원은 ‘자유 한국당 정당해산 청원’과 맥이 닿아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민의 명령을 무시하며 마땅히 해야 할 일도 하지 않고 있으며 오로지 문재인 정부의 발목잡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주장에 대해 정치적인 입장을 달리하는 국민들의 생각 차이가 클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수긍할 수밖에 없는 내용도 들어 있다. 청원인은 국회의원의 권한은 막강하다면서 그로부터 나온 권력은 세상 무서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어느 누구로부터 견제 받지도 않습니다. 자정능력도, 잘못에 대한 반성이나 책임감도 없습
1일 노동절을 맞아 경기 인천 곳곳에서 기념행사와 성명 발표가 잇따랐다. 노동절 행사는 1958년부터 대한노총 창립일인 3월 10일에 행사를 치르다가 1994년부터 국제기준일인 5월 1일로 날짜를 바꿔 기념하고 있다. 매년 치러지는 행사이긴 하지만 현 정부의 노동존중 정책이 의욕적으로 도입된 이래 적지 않게 차질을 빚는 요즘이라서 노동절의 의미가 더욱 각별히 다가온다. 시장 자본주의의 무한경쟁 시대에 살고 있지만 현장에서 땀 흘리는 노동의 가치는 우선 존중돼야 한다. 이윤 추구 우선의 사회 풍조 속에서 최대 피해자는 노동자였기에 이제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대접을 받아야 한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 52시간 근로제 정책은 노동존중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적인 정책들로, 기본 인권과 생존권의 견지에서 정당성과 명분을 인정받기에 충분하다. 정책 추진 속도를 놓고 완급 논란이 일며 수용에 일부 거부감이 있는 것은 지난 시대에 노동자 권익을 소홀히 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경기위기론 속에서 세부 방법론과 속도의 조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노동존중 사회로 가는 큰 여정에서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노사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 모두가 공생하는 길
몸에 가시가 대략 5천개 정도 있다고 하는 고슴도치를 보면 가슴이 아리다. 대체 얘네는 가시가 많아서 어떻게 사랑을 하고 또 어떻게 슬픔을 나누는 걸까?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라고 하지만 겨울이 가까워오면 이들도 생존을 위해 서로의 온기를 나누려 할텐데 어찌할것인가. 고슴도치들이 추위를 견디지 못해 서로 몸을 기대 온기를 나누려 가까워지면 질수록 서로의 가시에 찔리고, 그렇다고 떨어지면 추위를 막을 수 없게 되는 딜레마를 ‘고슴도치 딜레마’라고 한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로부터 유래되었다고 하는 이 고슴도치 딜레마의 핵심은 가까이 다가갈 수도 그렇다고 떨어질 수도 없는 곤란한 상황, 어쩌면 두 고통사이에 어쩌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고민이다. 운이 좋게도 우리는 사랑을 나누기도, 온기를 나누기도, 그리고 슬플 땐 함께 부둥켜 안으며 슬퍼할 수 있도록 몸에 가시 같은 것은 없다. 참 다행이다. 그런데 부모를 살해하고, 친구를 폭행하며 화난다고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는 사건 사고를 연일 접할 때면 우리 몸에 눈에 보이지 않은 가시들이 가득 찬 것만 같다. 고슴도치 딜레마는 철학적 논의에서 시작되었으나 이후 심리학에서 성격, 발달, 관계의 세 측면에서 문제 상황을 설명할…
봄을 맞아 공공도서관에서 준비한 다양한 행사가 풍성하다. 각종 공연에서부터 만들기 강좌, 인문학 강좌 등 마음먹고 시간만 낸다면 책과 함께 즐거운 시간 속에 흠뻑 빠져볼 수 있다. 행정 직렬로 공직에 들어와 20여년 넘게 공직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부서에서 일해 왔지만, 도서관 근무로만 치자면 이제 갓 7개월을 넘긴 신입직원이다. 사서 직렬인 팀원들이 도서관 업무에서는 한참 선배들이다. 도서관 직원들은 바쁘게 시간을 보낸다. 좀 더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해 제공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이다. 어린이도서관만 보더라도 다문화 북스타트 책놀이와 어린이스토리텔러 양성과정 등 각종 프로그램을 기획, 추진 중이다. 도서관에 근무하게 되면서 두 가지 인상 깊은 일을 경험했다. 먼저, 사서라는 직업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사서는 책을 대출해 주고, 책꽂이에 꽂고, 도서를 소개해 주는 일을 하는 직업군이었는데, 막상 도서관에 근무해보니 그 일은 사서의 수 많은 일 중에 한가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도서의 대출, 반납, 관리에 더해 시민들의 요구를 파악, 분석해서 독서진흥을 위한 수준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홍보하는 일에 많은 시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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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수도권매립지 대체부지로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에 영종도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대체 매립지 조성 연구용역 최종보고서는 대체 매립지로 인천ㆍ경기지역 4곳 정도를 제시했는데 최근 영종도 2단계 준설토투기장이 대체 매립지 후보로 거론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이다. 영종은 물론 인근 청라, 검단 주민들도 반대운동에 동참했다. 주민들은 영종도 준설토투기장 수도권매립지 결정을 강행할 경우, 강력한 집단행동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3월 21일 인천시 온라인 시민 청원에는 ‘청라·영종·검단이 우습게 보이나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는데 2주일도 안된 기간에 답변 기준인 3천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많다.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침출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서 환경이 오염되고, 철새산란지가 파괴되며, 영종대교 남쪽 1단계 준설토투기장에 조성되는 복합리조트 사업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영종도는 외국인들이 출·입국하는 대한민국의 관문이자 얼굴인데 여기에 쓰레기 매립지를 만들겠다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발상이라는 것이다. 지역주민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