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17일 오전 5급 사무관 승진 대상자 275명에 대한 소양평가를 처음으로 실시했다. 소양평가는 사전 공개된 통일경제특구, 경기도형 무상복지, 경기지역화폐,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건설공가 원가 공개제도 등 5개 과제 중 수험자가 2개를 골라 2시간 내에 논술해 제출하는 형태였다. 소양평가 도입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이 지사는 지난 7월5일 취임 후 첫 월례회의에서 “하위직은 연공서열 중심으로, 상위직은 실력경쟁을 해야 한다”며 소양평가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기도청 공무원의 도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와 업무능력을 평가해 직원들을 승진 시키겠다는 뜻이다. 이미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때인 2012년 1월부터 5급 승진후보자를 대상으로 소양평가를 실시한 적이 있다. 일부 간부들의 승진과 보직이 ‘윗사람’과의 친소관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막고자 소양평가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이번 소양고사와 관련, 도 관계자는 승진보단 도정 철학을 공유하자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도청공무원들은 이번 소양평가는 ‘신과거제도’라며 폐지를 촉구했다.(본보 18일자 2면) 시험이 시작되자 경기도 3개 공무원 노조는 경기도청 구관과 신관…
산후조리원은 산후에 몸조리를 하도록 전문적인 시설을 갖춘 사설 요양원으로 분만 후 산모와 신생아가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면서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기관이다. 그런데 18일 인천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 2명이 호흡기융합세포바이러스(RSV)에 감염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본보 19일자 19면) 지난 2월에 이어 인천 관내에서만 벌써 2번째다. 이러니 산모와 신생아를 마음놓고 맡길 수 있겠나. 이번에 감염병이 발생한 곳은 인천 연수구의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이다. 여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호흡을 제대로 못 하는 증상을 보여 대형병원으로 옮겼고 이 중 2명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에서는 이보다 앞선 지난 2월 22일에도 부평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호흡기융합세포바이러스 감염병이 발생해 신생아 7명이 감염됐다. 당시 보건당국은 추가 환자 발생을 막고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산후조리원에 있던 산모·직원과 신생아실·수유실 등의 검체를 채취해 역학조사를 벌이는등 대처에 나섰었다. 그런데 또 사고가 발생한것이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소아와 성인에게 감기·기관지염·폐렴·세기관지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감염증에 걸리면 성인은 보통 가벼운 감
우리가 즐겨 접하는 혁명(革命)과 개혁(改革)의 엄밀한 개념 구분에 앞서 그 공통점은 ‘변하고 바뀐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하필, 한자로 가죽을 뜻하는 혁(革)자가 두 단어에 공통으로 자리잡고 있으니, 가죽 혁(革)에 ‘변화’라는 뜻도 있음을 추측 가능하나 왜 그런지가 궁금하다. 옛날 금문(金文)의 ‘革’은 갖옷을 만들기 위해 짐승 가죽을 벗겨서 털을 제거해 말리는 모양을 표현한 글자라고 한다. 따라서 자연상태로 건조한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가공처리한 가죽을 뜻한다. 때문에 ‘파직하다’라는 뜻인 혁직(革職)에서는 털을 깎아내듯 ‘제거하다’라는 의미로 쓰였고, 동물가죽을 사람에게 이로운 갖옷으로 변화시켰으니 ‘유익하게 바꾸다’는 뜻도 생겼다한다. 고래부터 전해온 한 글자의 뜻도 때와 상황에 따라 변용하여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면,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革’은 아마도 자혁(自革), 공혁(共革) 그리고 혁신념(革信念) 등이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동물가죽을 벗겨서 이로운 변화를 모색 또는 타인의 변화를…
내년에도 대부분의 경제학자, 시사전문가들은 절망적인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실제 경제적으로 고통스러운 한 해가 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어렵다, 힘들다, 고통스럽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 분위기 때문에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의 자리다. 시 한 편을 소개한다. “몸 마음 / 많이 아픈 사람들이 / 나에게 쏟아놓고 간 눈물이 / 내 안에 들어와 보석이 되느라고 / 밤새 뒤척이는 괴로운 신음소리 / 내가 듣고 내가 놀라 / 잠들지 못하네 // 힘들게 일어나 창문을 열면 / 나의 기침소리 / 알아듣는 작은 새 한 마리 / 나를 반기고 / 어떻게 살까 묻지 않아도 / 오늘은 희망이라고 / 깃을 치는 아침 인사에 / 나는 웃으며 하늘을 보네”(이해인, 다시 겨울 아침에 중) 사람은 영적인 존재이자 희망의 존재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는 ‘믿음, 희망, 사랑’을 잃으면 곧바로 어둠과 절망의 종이 된다는 것이다. 독일의 민화 중에 ‘악마의 3대 도끼’란 이야기가 있다. 악마들이 모두 모여 인간을 무너뜨리기 위한 전략회의를 열었다. 회의 결과 악마들은 인간을 붕괴시키는 특수무기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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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류협력 이슈 중심에 서다 민선7기 경기도정 출범과 함께 평화부지사 부임 2차례 방북 통해 6가지 사항 교류협력 합의 지난달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 국제대회’ 성료 “지자체 초청행사에 북측 고위관계자 방문 의미” 경기도 남북협력 상생모델 구축 앞장 후속조치 지지부진 아쉬움…“내년 숨통 트일 것” 李 지사 방북·옥류관 분점 등 차질없는 준비 박차 황해도 스마트팜 시범사업, 中企 새로운 활로 기대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이 금단을 선을 넘어갑니다. 제가 다녀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마침내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이고, 장벽은 무너질 것입니다. 저의 이 걸음이 분단의 벽을 허물고, 민족의 고통을 넘어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10월 2일 분단 이후 남북한을 통틀어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면서 남긴 말이다. 노 전 대통령은 이틀 뒤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과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핵심으로 한 10·4선언(남북관
산티아고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야고보를 말한다. 스페인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는 이런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예루살렘에서 순교한 야고보의 유해가 있는 이곳을 향해 9세기부터 순례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12세기에는 로마, 예루살렘과 함께 기독교 3대 성지의 하나가 됐다. 그리고 이때부터 지금의 ‘산티아고 가는 길(카미노 데 산티아고)’이 만들어 지기 시작했다. 길이는 프랑스의 국경 도시 생 장 피드포르에서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이르는803㎞다. 순례의 길이었던 카미노는 16세기 이후 폐허로 변했다가 20세기 말 되살아났다. 그리고 1987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이 길을 통해 산티아고를 방문한 뒤 카미노 전체가 유럽 문화유산 1호로 지정되자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은 매년 600만명이 방문하는 명소가 됐으며 세계적인 도보여행길로 자리잡았다. 경제효과만도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산티아고 가는 길엔 길 외엔 아무 것도 없다. 배낭을 짊어진 채 하루 20㎞이상 걷다 보면 자신과 세상 모두를 돌아보게 된다고 한다. 세계인들이 산티아고를 찾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산티아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면서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올해 2월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공공기관과 종업원 300인 이상의 사업장에서는 ‘주당 근로시간 52시간’을 지켜야 한다. 그리고 50인 이상 299인 이하의 사업장은 2020년 1월 1일부터, 5인 이상의 사업장에서는 2021년 7월부터 적용하게 된다. 우선, 우리나라의 근로자의 연간 평균 근로시간은 2천163시간으로 OECD 35개 회원국 중 2위로 근로시간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근로로 생산성 저하, 근로의욕의 저하, 높은 스트레스로 인하여 행복지수가 낮아지는 것을 해결하고자 내놓은 정책이다. 그러나 주 52시간과 관련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우선,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하여 고용주 입장에서는 노동시간이 줄어들었지만 급여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이는 결국 생산원가를 증가시키게 되고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와 관련 여러 업종 중 건설업계에서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하여 생산성이 떨어지고 인건
손학규·이정미 대표의 단식 9일은 꺼져가던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불씨를 살렸다. 그런데 누구를 위한 단식이었나? 개인의 정치적 입지? 소속 정당? 아니면 국민? 지난 15일 여야 5당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여 내년 1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을 합의 처리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비례대표 확대, 비례·지역구 의석비율, 의원정수 확대, 지역구의원 선출방식, 석패율제 도입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논의도 포함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국회에서 한 달 만에 논의하고 합의 처리한다는 것은 환상일 뿐이다. 단식중단의 명분을 주기 위한 말잔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현직 국회의원들은 누구나 기존 선거제도에 의해 당선된, 말하자면 현 제도의 수혜자들이다. 어떤 제도의 수혜집단은 스스로 그 제도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 더구나 선거제도에서 다수당과 소수당은 전혀 이해관계를 달리한다. 그러므로 ‘1월 선거제도 개혁 합의처리’는 믿기 어렵다. 대통령제 하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절대선은 아니다 선거제도 ‘개혁’이라면, 왜 바꾸자는 것인가? 현행 제도가…
무반주 첼로 /조용미 밖을 내다보는데 왜 자꾸 안이 들여다보이는가 한없이 내려가는 정신의 두레박, 너무 깊어 끝이 닿지 않는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는다 저 겨울산에 서 있는 나무들의 흰 뼈를 다 추스려야 한다. 문득 내가 비쳐 보일 때가 있다. 밖에서 일어난 어떠한 일이나 풍경, 혹은 누군가의 모습이나 행동에서 일전의 내 모습을 발견하며 자꾸 내 안을 들여다보게 될 때가 있다. 그것은 때로 내 정신의 두레박을 한없이 내리게 하는 것이며 너무 깊어 끝이 닿지 않기도 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하는 그것은 발목을 끌어당겨 묶어놓은 내면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현의 울림이자 어쩌면 들여다보고 싶지 않은 일에 대해 안타까움이다. 막상 아무것도 잡히지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한 채의 허상 속을 붙들고 있는 것 같은 그 시간, 내 눈앞에서는 내가 추구했던 욕망처럼 껴입었던 옷들을 벗은 겨울 산의 나무들만이 저 멀리서 흰 뼈를 펼쳐 보이고, 밖을 보아도 밖이 보이지 않던, 그러한 침잠의 시간을 통해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앞으로의 날들을 좀 더 아름답게 연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서정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