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와는 별도로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에서 1인 가구가 폭증하면서 ‘주택난’은 물론 ‘고독사(孤獨死)’ 등 부정적 현상에 대한 정밀한 대책이 시급해졌다. 주택 보급이 인구 유입의 증가를 따라잡지 못함으로 인해 경기도의 1인 가구 증가 폭이 가파르다. 더욱이 1인 가구의 절대다수가 ‘고독사’ 위험군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다. ‘주택난’ 해결을 위한 노력과 함께 1인 가구 주민들의 ‘삶의 질’ 관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통계청의 주택보급률 통계에 따르면 2020년 100.3%를 기록했던 경기지역의 주택보급률은 2021년과 2022년 주택보급률이 연속 98.6%를 기록하며 경기지역의 가구 수가 주택 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지역의 주택보급률도 2020년부터 100% 이하로 떨어졌다. 이처럼 수도권의 주택보급률이 감소하는 이유는 세대 분화로 1인 가구가 증가하고,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1인 가구도 빠른 속도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기지역의 1인 가구 수는 2020년 140만6000명에서, 2022년 163만4000명으로 3년 새 약 22만8000명이 늘어났다. 해당 기간 인천지역 내 1인 가구 수는 5만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 부활시킨 수석교사제도가 아직 교육 현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보완책이 요구된다. 경기도에서 폐지한 지 8년여 만에 재도입한 수석교사제는 교직 경력이 많은 우수 교사가 초임 교사 등 경력이 적은 교사의 교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각자의 교육 기술을 전수하는 제도다. 교사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강연 및 연수의 질적 수준을 훨씬 더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다. 수석교사제는 수업 전문성을 가진 교사를 우대하기 위해 2012년 도입됐다. 15년 이상 경력을 가진 교사를 대상으로 서류심사·심층 면접 등 절차를 거쳐 뽑는다. 선발된 수석교사는 임기 4년 동안 학교 수업, 교사 교수·연구 활동을 지원받는다. 저연차 교사들을 대상으로 공개수업을 진행하고, 컨설팅을 제공해 공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 취지다. 경기도에서는 제도 도입 4년차인 지난 2015년 이재정 전 교육감이 실효성을 문제 삼아 사실상 폐지시켰다. 그러다가 지난 2022년 12월 임태희 교육감은 교사들의 교육 역량을 강화하는데 유익하다는 판단으로 재도입해 지난해 3월 첫 학기부터 교육 현장에 적용했다. 아직 재시행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탓도 있지
모르핀은 진통제 주사약이다. 아편을 농축하면 모르핀이되고 모르핀을 개량하면 마약 헤로인이 된다. 프로포폴처럼 과다 사용하면 중독되기 때문에 남한에서와 마찬가지로 북쪽에서도 모르핀 처방은 신중하다. 몇 개를 누구에게 어떻게 처방했는지를 꼼꼼히 기록하고 주사량이 많아지면 조사를 받는다. 모르핀을 주사하면 즉시에 통증이 멎는다. 약효 때문에 환자는 모르핀 처방을 원한다. 모르핀은 통제품이기도 하지만 원한다고 처방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버지 덕분으로 어머니의 신경성 위장병이 도질 때마다 모르핀을 처방 받았다. 통증이 시작되면 나는 병원으로 달려갔고, 모르핀을 가져와 주사했다. 주사기를 빼는 동시에 꼬부라졌던 어머니 허리가 펴이고 곧바로 깊은 잠에 빠진다. 모르핀 처방이 잦아지고, 더 이상 얻기 어려워지자 다른 것으로 대처했는데 약효가 적어 통증을 멈추지 못했다. 통증을 멈추기 위해 사람들은 모르핀 원료가 되는 아편을 집 울타리에 심었다. 잎이나 줄기를 말려 놓았다가 장염이나 기타 다른 병이 생길 때 다려서 먹으면 즉시 효과가 나타난다. 약품이 부족하니 나름 아는 것만큼 진통제로 아편을 사용했다. 함흥시에서 북서쪽으로 가면 장진군이 있다. 거기에서 아편을…
새해를 맞이했지만 세계는 전례 없는 위기에 맞닥뜨리고 있다. 기후변화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으며 각종 천재지변이 심상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상기후로 세계 곳곳에서 홍수와 가뭄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많은 사람들은 가족과 집을 잃고 때아닌 북극 한파에 목숨까지 잃는 비극이 발생하고 있다. 빈번히 발생하는 지진 또한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다. 이러한 재앙은 국가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지만 특히 빈곤 계층과 취약 계층에게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환경재앙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데도 세계의 정치지도자들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과거 냉전의 주도국이던 러시아와 미국은 또다시 패권 경쟁을 위해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과 갈등을 주도하거나 부추기는 데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뿐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직접 전쟁을 벌이고 있고,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의 중재 역할은커녕 오히려 중동전쟁으로 비화할 수도 있는 국제정세를 억제하지 못하는 무능력함을 보인다. 여기에다가 일본이 핵 오염수 무단 방류로 생태계에 치명적인 해악을 끼치고 있음에도 서방 선진국들은 아무런 비난을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 강대국들은 각종 함정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제정치에서
지난해 5월 25일 경기도와 인천시, 강원도 북부 접경지역 주민들의 오랜 염원인 ‘평화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평화경제특구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리고 그해 12월 14일부터 평화경제특구법이 시행됐다. 특구 대상 지역은 인천의 강화·옹진, 경기의 김포·파주·연천, 고양·동두천·양주·포천, 강원 고성·양구·인제·화천·철원, 춘천 등 15개 시·군이다. 이 법률안은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과 윤후덕 의원,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3개의 법률안이 통합·조정된 것이다. 제19대 국회 때부터 비슷한 내용의 법률안이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하다가 약 17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평화경제특구법이 제정되고 시행됨으로써 접경지역은 미래의 발전 성장 동력을 얻었다. 이 법이 통과되자 파주가 지역구인 윤후덕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70년 세월을 안보라는 이유로 희생했던 주민들에 대한 특별한 보상, 특별한 선물”로써 남북 평화공존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고 기뻐했다. 접경지역이 평화롭게 상생할 남북한의 교류 통로이자 경협 근거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실리적인 이유로 지역 발전을 꼽았다, 윤 의원의 말처럼 접경지역 주민들은 중첩 규제로…
새해가 밝았다. 묵은해의 좋지 않던 기억과 아쉬움이 역사 저편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현안들은 여전하다. 안으로는 저성장, 양극화, 세대 단절, 정치 실종, 인구급감, 노인 빈곤, 지방소멸 등이며, 밖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미·중 관계, 북한 핵·미사일, 우크라이나전쟁, 역내 안정과 평화유지 등이다, 그렇다고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한반도처럼 역동적인 곳이 또 있을까. 대륙과 해양이 마주치는 지정학적 환경 때문이기도 하다. 북방과 남방문화가 뒤섞이면서 형성된 혼종(hybrid) 기질도 한몫한다. 한국인의 DNA 속에는 형제들과 화목하게 지내고 이웃과 더불어 살기를 좋아하는 동료(同僚) 의식과 거친 환경과 험난한 숙명에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아 더 좋은 세상을 개척한 홍익(弘益) 정신이 오랜 세월 축적되고 내면화되어 있다. 이런 기질적 개방성이 적극 발휘된다면 우리 정치·경제구조가 혁신되고 우리의 사회·문화 의식이 세계 일류가 될 것이다. 먼저 우리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관심과 시선이 따뜻해져야 한다. 어떤 이유와 목적으로 왔든 낯설고 물선 땅에서 부대끼다 합법 주민, 모범 시민, 자랑스러운 국민으로 뿌리내리고…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으면서 ‘그어소’라는 제목을 달고 칼럼을 쓰게 되었다. ‘소통’을 주제로 이야기를 써보려 하는데, 제목이 왜 ‘그어소’인지 설명하자면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제시해 줘서 선정하게 되었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최신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그대들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로 지은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는 내용의 영화를 본 그대들은 과연 어떻게 살 것인지 묻는 거장의 물음을 차용하기는 좀 거창하지만, Z세대의 신선한 아이디어에 X세대로서 그간의 갇혀있던 껍질을 조금 탈피해보면서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여러분은 일하고 있는 기업, 학교, 기관 같은 조직 내에서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매 순간 느끼고 있을 것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는 피터드러커는 “경영상의 문제는 60%의 커뮤니케이션 오류에서 발생한다”고 하였다. 논점이 다른 대화, 실수가 적힌 서류 한 장에 조직의 운명이 바뀌기도 한다. 재미있는 이야기이지만, 절대 무너질 것 같지 않던 베를린 장벽도 이탈리아 기자의 오보에 무너졌으니 말이다. 그런 만큼 모든 조직은 국내외
윤석렬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언론을 통한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해왔다. 당선자 시절인 2022년 4월 윤 대통령은 “언론과의 소통이 궁극적으로 국민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민심을 가장 정확히 읽는 언론가까이에서 제언도 쓴소리도 잘 경청하겠습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대통령실 용산 이전의 가장 중요한 이유가 국민과의 소통이라며 헌정사 최초로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과 자유롭게 질의응답하는 도어스테핑을 도입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2022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언론을 통한 국민과의 소통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당시 질의응답에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용산이전의 가장 중요한 이유가 도어스테핑”이라며 “기자들이 그만 두라고 하지 않는 이상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식 기자회견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었고, 그로부터 3개월 여 뒤 도어스테핑 마저 중단됐다. 물론 그 사이에 도어스테핑을 중단하라는 언론은 한 곳도 없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 국민이 요구할 때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것은 기본 책무이다. 특히 신년 기자회견은 대통령이 새 해 국정방향을 제시하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국민들의…
TV의 미디어 점유율이 추락했다. 2017년 대비 2023년 TV총시청율이 68%로 1/3이 줄었고 특히 지상파는 51%로 반토막났다. 가족이 같이 TV보는 집 이제 드물다. 미디어의 개인화 추세다. 모바일에 넷플릭스 등 OTT들이 같이 얹히다보니 익히 예견된 일이다. 그나마 CJE&M 등은 1/3 정도만 줄었다. 젊은 세대일수록 미디어 접촉행태가 탈TV, 탈지상파다. TV는 베이비부머 세대 이상의 노년층에 의해 지탱되고있다. 아마 내년도에 비교해보면 이 추세는 한걸음 더 진행돼 있을거다. 뉴스와 교양장르 프로그램은 베이비부머 시청량이 X세대 2배,M세대의 4배, Z세대의 11배 정도이며 그나마 드라마가 Z세대 대비 베이비부머 비율이 7배 정도다. 세대별 장르별 편식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MZ 세대가 좋아하는 드라마는 OTT에 많고 OTT는 모바일로 많이 보다보니 드라마에서도 TV시청률이 덜 나오는게 당연하다. Z세대는 TV도 덜보고 뉴스, 교양류의 콘텐츠는 본다하더라도 유튜브에서 본인 관심사항만 찾아서 본다. 여행 프로그램으로 KBS의 “걸어서세계속으로”는 거의 20년 장수 프로그램이고 4K 화질에 구성도 좋은 프로그램으로 유튜브로도 볼수있다. 구
이맘때면 중국 서북쪽 사막에서 재미난 경기가 벌어진다. 12팀의 말 탄 남자들이 사막의 하얀 모래먼지를 뒤집어쓰고 무언가를 빼앗기 위해 격렬히 싸운다. 마지막 승리의 손이 쟁취한 것을 농구골대처럼 생긴 골망에 던지면 경기 끝. 쟁취물의 정체를 알게 되면 웃음이 슬몃 올라온다. 양가죽 한 장. 위구르족이 사막에서 늑대 쫓던 일에서 만들어진 경기란다. AI가 인간을 대체하느니, 하는 금속성 뉴스가 천지인 요즘, 멀지 않은 곳에 ‘사막에서 말 달리며 양가죽 뺏기 경기’를 하는 땅이 아직 남아있다니, 거짓말 같다. 위구르족만의 전래 음악 ‘무카무’도 사막 냄새, 사람 냄새 가득하다. 이 땅이 중국이 아니었던, 먼 옛날 16세기 초, 야르칸트 왕국의 왕 ‘압둘 루시타’는 백성들의 삶을 알아보기 위해 잠행에 나섰다가, 거리에서 아름다운 소녀 아마니사한을 보고 한 눈에 반한다. 왕궁에 데려와 왕비를 삼고,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게 해준다. 음악을 좋아했던 아마니사한은 거리를 떠돌던 서민들의 노래와 춤, ‘무카무’를 왕궁에 들여 ‘12 무카무’로 집대성한다. (세종대왕이 종묘제례악을 정비한 것을 떠올리면 되겠다) 고되고 외로운 사막살이의 한이 절절이 밴 목소리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