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더 예리한 비판, 더 과감한 풍자로 돌아온 ‘장도리’
◇ 도리도리 / 박순찬 / 비아북 / 248쪽 / 1만 6000원 26년간 시사만화 ‘장도리’를 연재했던 박순찬 작가가 신간 ‘도리도리’로 돌아왔다. 책에는 박 작가가 신문사 만평을 그만둔 후 꾸준히 그려온 150여 개의 그림이 수록됐다. 신문이라는 틀을 벗어난 그의 만화는 더 예리해진 비판과 더 과감해진 풍자로 대선을 통해 정권이 교체된 근 일 년간의 시간을 담았다. ‘정치인을 그린다는 것은 그의 생물학적 얼굴이나 개인적인 속성이 아닌 공적 활동을 바탕으로 묘사하는 것’이라는 원칙 아래, 박 작가가 그려내는 만화 속 세상은 새로운 차원의 문을 연다. 그의 세계에서 우스꽝스럽게 강조돼 나타난 정치인의 얼굴은 ‘유권자의 욕망 또는 희망, 분노, 좌절’을 반영하는 얼굴이다. 그래서 작가는 정치인의 비상식적인 행동에 분노하는 것은 그 정치인 개인에 대한 분노를 넘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비상식에 대해 분노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으로 독자들이 분노해야 할 때 분노하고 목소리를 내야 할 때 낼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자 했다. 책은 그려질 당시의 사건 맥락을 모르면 그 의의가 떨어지는 시사만평의 한계를 넘기 위해 작품에 작가의 설명을 함께 달아 배치를 재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