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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게 듣는다 ‘플라스틱여인’ 김 비 작가

“트랜스젠더 편견 벗고 자신에게 희망 입혀요”

 

“아직도 제가 소설을 쓴다고 하면 ‘대필한 것 아니냐’, ‘트랜스젠더가 소설을 써봐야 그게 소설이겠냐’ 하는 비아냥거림을 심심치 않게 들어요. 하지만 조금만 편견을 걷어 내고 제 이야기 속에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보면, 그 안에는 분명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삶이 있어요. 그건 독자들의 삶에 대한 성찰을 최소한 한 뼘 더 넓게 할 수 있을 거예요.”

트랜스젠더인 김비(36) 작가는 최근 장편소설 ‘플라스틱여인’(동아일보사)을 펴냈다.

“‘플라스틱’ 이라는 말은 ‘변형할 수 있는’, ‘성형수술의’, 유연하면서도 ‘철보다 강한’ 의미에요. 또한 노리개나 장난감으로 폄하되는 트랜스젠더들을 가장 문학적으로 적절하게 대표할 수 있는 말이에요. 넓게 이야기하면 희망을 위해 자신을 변형하거나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 모두를 대표하는 말이지요.”

소설은 남자로 태어났지만 결혼과 가족을 꿈꾸는 한 여자의 자아찾기를 그린다.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면서 가족을 꿈꾼다.

하지만 보수적인 남자가족이 그녀가 트랜스젠더라는 것이 알게 되면서 풍비박산이 난다. 남자가족의 어른들이 입원을 하는 등 거센 반대에 부닥치자 그녀는 죄책감에 ‘남자의 껍데기’를 다시 뒤집어 쓰면서까지 자신을 사랑한 연인의 가족을 위해 헌신한다.

끈질기게 맞서며 모든 것을 견디고 노력해 마침내 가족의 결혼 허락을 얻어낸다. “하지만 그녀는 가장 밑바닥의 절망과 슬픔을 통해 이미 알고 있죠. 결혼은 단지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리고 희망은 ‘현실 속의 나’를 소중히 할 때에만 오롯이 자신의 것이 된다는 가르침을 얻어요. 그리고 다시 시작해요. 남자로서, 혹은 여자로서가 아니라, 당당히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말이죠.”

소설집과 에세이 등 4권을 펴낸 ‘법적 남성’ 여성작가는 이번 장편소설로 제39회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전에서 당선의 기쁨을 맛봤다. 편견과 차별을 이겨내고 자신의 길을 열심히 가는 김 작가의 웃는 모습이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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