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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의 전쟁 ‘으뜸 성적’

원칙 고수로 실적 전국 1위… “단속 강화보다 인식 전환 필요”
안산단원署 음주단속반 박 노 주 팀장

 

술에 취한 차들의 ‘지그재그 운행’은 선량한 시민들의 목숨을 위협한다. 그들의 위협으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켜주는 사람들이 바로 음주단속반 경찰관들이다.

지난 12월~1월 동안 안산단원경찰서 음주단속반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천365건을 단속했다. 이 중 면허정지가 779건, 면허취소가 562건, 측정불응이 24건이었다.

안산단원경찰서의 음주단속 건수 전국 1위라는 경이로운 기록의 한 복판에 단속반 1팀장 박노주(50·남) 경사가 있다. 박 경사가 이끄는 1팀의 성적은 더욱 더 놀랍다. 1팀은 안산단원경찰서 전체 단속건수의 1/3이 넘는 450여건을 단속했다.

엄동설한 속에서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집중단속을 벌인 경찰들의 노고는 통계수치 속에 그대로 녹아있다. 집중단속 전 두 달의 음주사고는 375건(사망 12명, 부상 605명)이 발생했던 것에 비해 집중단속기간중이었던 12~1월의 음주사고는 1/3 정도가 줄어든 176건(사망 5명, 부상 261명)으로 뚝 떨어졌다.

“단속반 경찰들과 지구대 경찰들이 불철주야로 노력했기 때문에 얻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열심히 했는데 저만 특별승진 대상자로 추천돼 한편으로는 동류들한테 미안한 감정이 듭니다.”

음주운전자들에겐 인정사정없이 냉혹한 그이지만, 동료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도 깊다.

단속에 걸린 사람들이 소위 ‘빽’을 동원하거나, 시간을 지연시켜 알코올 수치를 낮추려 하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역시 그에겐 통하지 않는 얘기다.

“저는 (단속에)걸린 사람들이 바꿔주는 전화는 절대 받지 않습니다. 그리고 시간을 지연시키려 하는 사람들은 단속 규정(3회 측정불응 시 면허 취소)에 맞게 철저하게 처리합니다.”

오랜 기간 동안 음주단속을 해 온 박 경사에게는 애환도 가득하다.

“내 아들놈 또래들이 음주운전을 하다 단속에 걸려 직원들에게 대들 때는 너무 안타깝습니다. 또 운전자와 함께 마신 친구들 여럿이서 소란을 피우면 이를 만류하기 위해 경찰들이 너무 고생합니다.”

아들 또래들의 탈선을 걱정하고, 동료 경찰관들의 고생을 걱정하는 박 경사의 마음이 아름답다.

“한번은 젊은 부부가 집에서 간단하게 맥주를 마시는데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져 급하게 병원으로 옮기다가 단속에 걸린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는 순찰차로 이송시켰지만 아이의 아버지는 음주단속에 걸려 처벌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기 본연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단속할 수밖에 없었다는 그의 말 속에는 어딘지 모르게 씁쓸함이 묻어난다.

“집중단속기간은 끝났지만 음주단속은 1년 내내 계속됩니다. 그리고 요즘도 하루 평균 10건 정도는 적발이 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음주운전이 경범죄가 아닌 중범죄로 인식되기 전에는 아무리 단속을 강화한다고 해도 쉽사리 줄어들기 힘들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단속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언론 뿐 아니라 모든 매체수단을 동원해서 사람들에게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베이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며 그는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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