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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노래, 해탈의 노래<30>-깨달음의 길

 

이처럼 혜가 스님은 교화를 펴면서도 그 교화의 힘을 키우고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 능력있는 제자를 찾고 싶었을 것이다.

‘제자들 앞에서 선 채로 죽은’ 승찬-소설가 이재운

고타마 싯다르타가 부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깨달음을 이루었기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은 앞서 이야기되었다. 즉 인도 사회, 좁게는 고타마 싯다르타 주변 사람들이 적어도 부처의 깨달음을 보고 참 대단한 것이구나 하고 감상할 줄은 아는 눈과 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부처가 된 것이다. 만일 아무도 자기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세상 사람들이 그저 이상한 사람이려니 하고 지나쳤다면 그는 역사 속의 부처는 되지 못했을 것이다. 혼자 깨닫는 게 아니라 함께 깨닫는 것이기 때문이다.

위대한 과학자나 예술가도 마찬가지다. 아인쉬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알아듣는 사람은 전세계적으로 열 손가락을 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 적은 사람이라도 알아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는 금세기 최고의 과학자가 될 수 있었다. 갈릴레이 갈릴레오처럼 아무리 지구 자전을 주장해도 알아듣는 사람이 없을 때에는 재판을 받아야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아마도 알 수 없는 일이기는 하나 역사를 너무 앞질러 간 사람들이 싹도 없이 사라진 경우는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흔히 시대를 잘못 타고 났다는 말이 그렇다. 다 지음(知音)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악기를 내던진 사람들이다.

이처럼 깨달은 사람의 생활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보다 먼저 깨달은 고승 대덕을 먼길 마다 않고 찾아가 인가를 청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여기서 내세운 여러 가지 비유가 성철 스님을 두고 한 이야기는 아니다.) 깨닫고 나서 그 깨달음이 올바른지 스스로 참구도 해야 하고 과학자들처럼 임상 실험도 해보아야 한다. 자기가 깨달은 바를 글로 적어 대중에게 보여서 반응도 보고, 당대 선지식들의 평도 들어야 한다.

누군가 다이아몬드보다 더 강한 금속을 인공으로 제조했다고 할 때 다른 사람들이 똑같은 조건으로 그 금속을 만드는 데에 성공해서 과연 그렇더라는 추인을 해주어야만 그 금속에 생명이 붙는 거와 같은 것이다. 그것이 하화중생(下化衆生)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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