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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여걸 5’ 레디고!

안산 ‘은빛둥지 영상단’

평균 연령 67.6세 영상 동아리 프로덕션 설립 역사 다큐 제작
‘상록수’ 염석주 재조명 촬영중 쌈짓돈 모아서 비용·장비 마련


노익장을 과시하며 젊은이들 못지 않은 열정으로 무장된 이들이 있다.

노익장의 사전적 의미를 본다면 다음과 같다. ‘늙어서 더욱 왕성함’이란 의미?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나이가 들었어도 결코 젊은이다운 패기가 변하지 않고 오히려 굳건함을 형용하는 말이다.

주인공은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은빛둥지 프로덕션의 창립 멤버 강희정(76), 조경숙(76), 윤아병(68), 박춘지(65)할머니와 강명희(53)씨.

이들 60~70대 할머니들이 독립프로덕션을 설립, 역사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어 화제다.

평균 연령 67.6세로 지난해 은빛둥지 동영상 제작반을 갓 졸업한 ‘신출내기 영상쟁이’인 이들은 지난해 11월 프로덕션을 세운 뒤 창립작품으로 ‘잊혀진 안산의 독립운동가 염석주를 찾아서’를 촬영중이다.

염석주는 ‘상록수’의 여주인공 최용신(극중 채영신)의 농촌계몽운동을 후원했던 재력가로 실존인물임에도 독립운동의 유공을 인정받지 못하고 잊혀져간 인물. 그의 행적과 기록을 발굴, 세상에 알리겠다는 게 이들의 야심찬 목표다.

“일제시대 기록과 신문, 그를 기억하는 생존자들을 찾아보면 염석주가 여운형과 함께 ‘신간회’ 활동을 하며 독립운동을 했던 것을 확인하는 게 어렵지 않은데도 소설 속 인물로만 여겨지는 게 아쉽더라고. 식민시대를 산 마지막 세대인 우리가 그걸 안 하면 앞으로 누가 하겠어”

 

 

이를 위해 이들은 수개월간 국립박물관 등을 찾아 발품을 팔며 염석주의 행적이 기록된 문헌을 뒤지고 그를 기억하는 마을 생존자들을 찾아내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미 염석주의 5촌 숙부를 비롯, 그를 기억하는 생존자들 5명을 찾아 증언을 녹화했고 최용신과 염석주 등 상록수 인물들에 대한 증빙자료 수십권을 수집해 시나리오가 거의 완성돼가고 있다.

물론 젊은이들도 쉽게 하기 힘든 영상 제작을 시작하면서 어려움도 많았다.

무거운 장비를 들고 원거리 촬영을 갔다 오면 멤버들 중 몇몇이 며칠동안 몸살을 앓기도 했고 열악한 장비와 비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윤아병 할머니는 “촬영비용은 그때 그때 1만~2만원씩 쌈짓돈을 모아서 충당하지만 장비문제는 그렇게 할 수 없어 힘들다”며 “한번은 편집용 컴퓨터를 타기 위해 컴퓨터 경연대회에 나가 1등을 했는데 우습게도 ‘노인들이 컴퓨터가 왜 필요하냐’며 노인부 우승자만 상금 30만원을 주더라”고 말했다.

이미 시나리오 작업 등 공정의 30%를 완료한 이들은 오는 8월 염석주가 농지 60만평을 사들여 독립군의 군량미를 댔던 만주 길림성 촬영을 마친 뒤 11월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를 가질 계획이다.

또 5월부터 시작되는 동영상 강의를 통해 할머니들을 선발, 영상단을 3개 팀으로 확대하는 한편 방송에서 자신들의 작품을 방영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판촉 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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