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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박일병 ‘유서’ 분대장 알고도 묵살

 

지난 23일 가평군 인근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육군 모 부대 박모(22) 일병의 사건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했기 때문에 화를 불렀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박일병이 사망 직전 유서를 작성한 것을 분대장이 알고 있은데다 관심 사병으로 분류된 그를 상부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 되레 유서를 불태우고 나무랐다는 동료 병사들이 진술이 나왔기 때문이다.

박 일병 사건을 수사중인 군 당국은 25일 “박 일병의 바지 주머니와 사물함에서 선임병들의 가혹 행위에 대한 심경을 담은 메모지 7장과 수첩이 발견, 사건 당일 박 일병이 사라지기 직전인 오전 11시10분쯤 분대장이 ‘유서’라고 적힌 메모지를 발견해 불태운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분대장은 통신 선로작업을 나갔다 부대에 복귀한 뒤 박 일병에게 작업도구를 가져오라고 시키기 위해 메모할 것을 지시하는 과정에서 유서를 발견, 유서를 빼앗아 불태운 뒤 심부름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박 일병은 부대에 복귀하지 않고 오후 6시께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또 발견된 메모지와 수첩에는 부대동료와 부모, 친구, 누나에게 남긴 것으로 분대장을 포함한 선임병들의 8차례에 걸친 가혹행위와 집단 따돌림에 대한 괴로움을 피력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조사됐다.

박 일병은 중대장이 지난 2월 해외파병을 나간 뒤에 가혹행위와 집단 따돌림을 고민해 왔으나 후임 중대장이 이달 초에 부임하는 등 부대 간부들의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 관계자는 “신병훈련소에서 작성한 박 일병의 육군표준인성검사에 ‘극단적인 행동 가능성이 있어 주위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기록돼 관심사병으로 분류돼 왔다”며 “가혹행위 부분에 대한 수사를 마치는 대로 해당 병사와 박 일병의 내무반 생활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간부들을 모두 징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포천시 국군일동병원에서는 유족 10여명과 부대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박 일병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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