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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초대석]윤이중 한국무역협회 경기지부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이 세상에 공개됐다. FTA 협정문이 공개되자 세부내용을 놓고 득실분석이 분분하다. 정부가 독소조항을 숨겨왔다는 의견과 미국 시장 진출을 확보하기 위한 부분이라는 의견이 나뉘고 있는 탓이다.

이로 인해 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통과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한·유럽연합(EU) FTA와 한·아세안 FTA 협상도 빨라지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도 지난 4월 한·중 FTA가 조속히 체결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한국과 미국 간 FTA 체결에 자극받은 일본은 이른바 ‘FTA 후진국’에서 벗어나려는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이에 발맞춰 한·미 FTA 타결을 촉매제로 사용, 다른 국가와의 FTA 협상을 앞당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계 무역시장은 급격히 열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우위를 차지하려는 각국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윤이중 한국무역협회 경기지부장에게서 한국 기업이 한·미 FTA 등 세계 시장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한·미FTA체결, 무역의존도 높은 한국경제 체질 강화 기회

- 한미 FTA 체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 양국이 상호간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균형 높은 협상이었기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단기적으로는 우리의 대미, 대세계 수출 확대 등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효과와 함께 우리 기업의 경쟁력 개선,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 산업구조 고도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경쟁 촉진, 신기술·경영 도입 확산, 시스템 선진화 등을 통해 경제 전반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상품과 서비스 선택에서도 서비스와 소비자 권익이 증대될 것으로 보이며 경쟁에 따른 물가 안정도 예상된다.

하지만 분야별로 우리 산업의 이득과 피해가 나뉘어지기 때문에 그에 따른 전체적인 평가는 쉽지 않음을 이해해야 한다.

일부 산업의 피해는 그에 따른 구조조정이 수반되거나 사업 전환을 촉진시켜 오히려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는 좋은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고려해야 할 때다.

- 한·미 FTA 협상 결과 가운데 주목할 만한 내용은 무엇인가.

▲ 우선은 자동차와 조선업 등 제조업 분야의 미국 시장 문턱을 낮춘 것이 수출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한국은 세계 최대의 조선강국이며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이자 조강(평로·전로 등 보통의 강철 제조공정에 의해서 만들어진 강괴(鋼塊)로 그 후 성형가공하여 판(板) ·봉(棒) 등을 만드는 소재가 된다) 생산국이다.

이러한 강점을 내세워 미국시장을 공략한다면 한국의 수출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미 FTA 협상 마지막까지 논란됐던 자동차 분야는 미국이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에 적자를 기록하는 품목으로 수출 증대는 떼어 놓은 당상이다. 또 관세율 인하조정에 따라 일본 제품과 경쟁할 수 있어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의 정부조달시장 진출 가능성도 높아졌다.

미국은 한·미 FTA 이후 현행 ‘20만 달러’라는 연방정부 물품 및 서비스 양허 하한선을 ‘10만 달러’로 낮춰 한국 기업의 시장 진출을 더욱 넓혔다.

또 우리 기업의 입찰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과거 미국내 실적요구를 금지시켜 최초 진출 업체들도 경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미국의 광대한 정부조달시장으로 눈을 돌리라고 권하고 싶다.

- FTA가 국가별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가별 FTA 추진현황은.

▲ 한국 정부는 2003년 FTA 추진로드맵을 발표하고 현재까지 FTA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다소 낮게 예상된 한·칠레 FTA는 대륙별 거점이 될 수 있는 국가와 체결하고 있다.

중남미 지역의 칠레, 아시아의 싱가포르, 유럽의 EFTA(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스위스)가 그 예다.

다음으로는 대륙별로 중규모 경제국과 FTA를 추진하게 된다.

상당히 진전된 FTA국가로는 캐나다, 멕시코, 인도 등이 손꼽힌다.

현 단계는 거대 경제권과의 FTA 체결이다.

미국과 일본, 아세안, 유럽연합(EU), 중국이 거대경제권에 속해있다.

거대 경제권과 FTA가 체결되면 세계 12대 무역국가의 위상에 걸맞은 ‘관세장벽없는 시장(Tariff-Free Market)’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한·EU FTA 협상이 지난 7일 진행됐다. 어떤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돼야 하는가.

▲ 미국이라는 거대 경제권과의 FTA 협상을 체결했다.

우리 입장에서 바라볼 때 미국과 성향이 비슷한 서구 국가와의 FTA를 경험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EU의 관세율이 미국보다 높으므로 공산품 분야 시장개방으로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수혜품목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분야의 경우 가장 높은 관심 사안으로 등장할 것이며 섬유·의류, 전자전기제품 등은 협상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높은 품목에 속한다.

농산물도 EU 내부적으로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크게 공세적인 자세로 나오지 않을 것이다.

관세철폐와 함께 EU와의 FTA에서 얻어내야 할 부분은 환경규제 완화 등과 같은 비관세 장벽과 전문직 상호인정, 해운서비스 등의 분야다.

EU는 전기·전자제품에 사용하는 유해물질을 제한하는 전기·전자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ROHS), EU 역내에서 생산되거나 수출되는 제품의 화학물질 사용을 제한하는 신화학물관리제도(REACH) 등 까다로운 환경기준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제도 도입 자체를 막을 수 없겠지만 우리 기업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시키는 방향으로 협상할 수는 있을 것이다.

서비스 부문의 협상은 미국에 대해 이미 개방한 분야가 많기 때문에 민감한게 반응하지 않지만 건축사, 간호사, 수의사 등 전문직의 자격증 상호인정, 연안해운시장, 시청각 서비스 등 우리의 강점 분야를 하나라도 더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 한·일 FTA와 한·중 FTA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겠는가.

▲ 한·일 FTA는 2004년 6차협상을 기점으로 중단된 상태다.

일본의 농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한·미 FTA가 타결되자 일본 내에서 한국과의 FTA를 재개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한국 시장에서 일본이 우위를 점했던 기계류 등이 미국에게 밀릴 수 있다는 예상 때문이다.

현재까지 한·일 FTA 협상 재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이 나오지는 않았으나 양측이 이견을 좁히고 윈-윈 될 수 있는 협상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데 공감한다면 언제라도 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일 FTA 협상을 시작하던 2001년 당시와 지금은 우리의 산업발달과 강점분야가 상당히 달라졌기 때문에 충분히 고려해 손익계산서를 다시 만들어야만 한다.

한·중 FTA도 2004년부터 구체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여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민간차원의 공동연구가 이루어졌다.

올해는 산·관·학 공동연구에 초점을 맞춰 진행할 것으로 보이며, 공동연구 결과에 따라 이르면 내년 초부터 공식적인 협상개시선언을 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 FTA와 관련 반대와 찬성 입장이 혼재돼 있다. 조율할 수 있는 방안은 없나.

▲ 시장개방은 모두다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어서 반대 입장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반대를 위한 반대, 세계화를 반대하는 차원에서 반대한다면 무조건 시장개방을 반대하는 것과 다름없다.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70%에 이른다. 개방하지 않는다면 다른 시장에도 들어갈 수 없고, 경제발전 가능성 자체의 문을 닫는 것이다.

적극적인 시장개방을 해온 싱가포르는 자원 부족과 좁은 국토의 단점에도 1인당 국민소득이 2만7천 달러를 이뤘다.

피해가 예상되는 부문은 지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략 업종으로 전환을 꾀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책과 방안이 필요하며 기업 스스로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 도내 기업들과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대미수출기업은 관세 인하를 제품 수출가격에 반영시켜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만약 현재 적용되는 미국 관세율이 수출 제품가격에 반영되는 부분이 크지 않다면 관세인하분을 마케팅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한·칠레 FTA가 체결된 이후 칠레로부터 포도주 수입이 크게 증가했으나 관세를 즉시 철폐하는 조건이 아닌 5년간 철폐하는 조건으로 가격은 낙폭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칠레산 포도주 점유율이 크게 높아져 FTA 체결 2년만에 프랑스산에 이어 2위로 자리매김했다.

FTA를 계기로 한 국가의 ‘브랜드 마케팅 강화’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한국 제품의 마케팅 강화는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함께 우리 기업은 미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선진기술을 획득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브랜드는 향후 브랜드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다 한·미 FTA로 투자환경이 개선되면 미국 기업들이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서 한국을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은 이를 이용해 미국과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 파트너 기업을 적극적으로 물색하고 한국에 투자하도록 유인해 우리 기업뿐 아니라 산업발전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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