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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노래, 해탈의 노래<65>-깨달음의 길

보고 듣고 깨닫는 성품은 허공-소설가 이재운

무업은 열반을 예상하고 목욕을 하고 삭발을 마친 다음 마지막 고별 설법을 시작했다.

“여러분이 보고 듣고 깨닫는 성품은 허공과 같은 것이어서 생기거나 없어지지 않는다. 모든 의식의 경계는 원래 존재하지 않으니 하나의 법도 얻을 것이 없다. 미혹한 사람은 한 번 경계에 빠지면 끝없이 헤매게 된다. 여러분은 잘 알아야 한다. 심성은 본래부터 있는 것이어서 조작에 의하지 않는 것이니 마치 금강석을 깨뜨릴 수 없는 것과 같다. 온갖 자연 현상은 그림자나 메아리와 같아서 진실함이 없다. 그러므로 경에 이르기를 ‘오직 한 가지만이 진실하고 나머지 둘은 진실하지 않다.’고 했다. 항상 모든 것은 비어 있는 것이어서 아무 것도 마음에 둘 것이 없음을 알면 이것이 부처님이 공부하시던 경지다. 여러분은 아무쪼록 열심히 공부하라.”

무업뿐이 아니지만 대개 스님들은 임종을 느끼면 꼭 목욕을 한다. 하지만 속세는 다르다. 변소 치울 사람은 손을 씻지 않고, 물논에 들어갈 농부는 발을 씻지 않는다. 애지중지하던 승용차도 중고로 팔아치울 때에는 정성껏 구석구석 닦지 않는다.

그런 눈으로 볼 때 썩어없어질 몸을 굳이 닦을 필요가 없을 텐데도 스님들은 안 그렇다. 수십 년 동안 자기의 영혼을 여기저기로 날라준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인지도 모른다. 덕 높으신 스님들은 끝맺음의 순간에도 자신의 카르마를 깨끗이 닦아 용맹 정진의 기개를 살렸다. 영혼은 영원의 바다로 가더라도 육신은 다시 윤회의 바다, 사바 세계로 돌려보내야 하는 것이다.

무업은 설법을 마치자 가부좌를 맺은 채 조용히 열반에 들었다.

원래 가부좌 상태에서 열반에 드는 것은 인체 역학으로도 거의 어려운 일이다. 지금은 가부좌로 입적하는 것이 큰 스님들의 당연한 임종 자세로 알려져 부담스러운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마치 큰 스님을 다비하면 사리 몇 과쯤은 반드시 나온다는 이야기하고 같은 것이다. 역시 부담스럽다. 여러 해 전에 우리나라에서도 고승 한 분의 사리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논란을 빚은 일이 있었다. 상을 쫓지 말라는 데도 상을 쫓는 것이 중생이다. 가부좌 입적을 너무 맹신하는 사람들이 있어 경계하는 말이다.

향수는 62세, 스님으로서의 나이인 법랍은 42세였다.

앞서 황벽 편에 냈던 문제를 여기에 푼다. 풀 것도 없이 이렇게 간단하다. 번호를 따라 선을 그어 보기 바란다.(점선 밖으로 선을 내어 그으면 됨)

이 문제를 풀지 못한 사람은 아홉 개의 점을 보는 순간 자신의 생각을 아홉 개 점 안에 가둬버렸다. 그러니까 스스로 의식을 고정시킨 것이다. 아무도 아홉 점 안에서 생각하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 이 문제를 풀지 못했다면 정말로 자기 자신의 의식이 자유로운 것인지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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