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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노래, 해탈의 노래<82>-깨달음의 길

덕산의 머리를 친 용아-소설가 이재운

이튿날 덕산이 떠나간 뒤에 용담은 대중 설법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이 있는데 어금니는 칼과 같고 입은 핏동이 같다. 아무리 방망이질을 해도 꼼짝달싹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우뚝한 산정에 서서 불법을 전파할 그런 사람이다.”

덕산이 그 후 유명한 선사를 만나러 두루 다니던 중 위산(?山)이 묵고 있는 사찰에 들렀다. 덕산이 방장을 둘러보았으나 위산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자 덕산은,

“없구나, 없어!”

하면서 방장를 뛰쳐나와 큰 방 앞으로 갔다. 덕산은 속으로 ‘그래도 대선사이시니 경솔히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예의를 갖춰 위산을 친견하려고 다시 방장으로 갔다. 덕산은 이번에는 갑자기 방석을 집어들면서

“화상!”

하고 소리쳤다. 위산이 불자를 잡으려고 손을 내밀자 덕산은 할을 하고 방을 뛰쳐나갔다. 저녁 때가 되어 위산은 덕산의 동정을 시자에게 물었다.

“오늘 온 객승은 무얼 하느냐?”

“화상을 친견하고는 곧장 떠났습니다.”

“너는 그 스님이 누구인 줄 아느냐?”

“모릅니다.”

“뒷날 부처도 조사도 모두 꾸짖을 놈이다.”

그렇다면 용담이나 위산의 인물평이 얼마나 적중했는지 그 후의 덕산을 추적해보자.

용아(龍牙)라는 스님이 있었다. 덕산에게 불쑥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가 잘 드는 칼을 한 자루 가지고 있는데 그걸로 화상의 목을 베어 버리고 싶습니다. 화상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덕산은 용아 앞에 목을 길게 늘어뜨렸다. 철없는 용아가 칼을 치는 시늉을 했다.

“화상의 머리가 떨어졌습니다.”

덕산은 빙그레 웃고 말았다.

나중에 이 일을 들어 용아는 자랑이 대단했다. 그러다가 동산(洞山)이라는 임자를 만났다.

“그래 덕산이 아무 말도 않더란 말이지?”

“그럼요.”

“그래. 그럼 그 얘긴 집어치우고 그때 잘랐다는 덕산의 머리나 구경하세.”

용아는 그제야 말장난을 후회하고 동산의 따끔한 질책을 고스란히 받았다.

그 말이 덕산에게 전해지자 덕산은 동산을 나무랬다.

“용아란 놈이 죽은 지가 언젠데 시체를 살리려고 헛수고를 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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