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는 행정 시스템은 잘 갖춰진 편이나 국제무대와 비교하면 기수나 조교사의 경쟁력이나 프로정신 등이 부족합니다. 활발한 해외진출이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 할 것입니다.”
한국경마 최초의 외국인 상근 재결위원으로 활약하는 브렛 라이트(46)씨.
호주출신인 그는 현재 서울경마공원에서 활동 중인 8명 재결위원 가운데 한국 기수들 사이에서 ‘명쾌한 논리와 엄정한 판정사’로 정평.
재결위원의 역할은 경주 전개 과정을 감시,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출주마 취소, 실격판정, 착순 확정 등을 맡는 심판이다.
3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을 보냈으나 한국어 습득은 자신이 봐도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술잔 돌리기’를 주도하기도 하고 삼결살에 소주 한 잔으로 하루의 피곤을 씻을 만큼 음주와 음식문화는 익혔다.
“한국어가 서툰 것은 순전히 내 탓입니다. 1~2년은 업무에 적응하느라 언어공부에 시간을 쏟을 여력이 없었어요. 그러나 이젠 간단한 대화는 통할 정도는 되지요”
그는 1984년 호주쟈키클럽에서 수습 재결위원으로 출발한 뒤 23년 경력을 지닌 베테랑으로 국제적 눈높이로 한국경마를 판정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한국 기수들의 기승술 수준과 고쳐야 할 점에 대한 질문에 라이트씨는 기승 자세가 대체적으로 높은 점을 꼽았다.
“자세가 낮을수록 바람 저항이 낮아져 경주에 유리합니다. 또 다른 기수들의 경주 진행 여부를 떠나 자신의 경주에 집중하는 승부욕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칭찬해 줄 기수가 있느냐는 물음에 노코멘트한 그는 한국이 세계 경마무대에 진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선결 과제론 해외무대 진출로 국제경주 출전 성적 등이 간접적인 비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나 일반국민이 바로 보는 경마에 대한 시각 등 다소 예민한 물음에도 거침없는 답변이 돌아왔다.
“경마는 엔터테인먼트로 갬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경마로 인해 정부가 벌어들이는 세수도 엄청나고 그 돈으로 농촌 사업 등 사회적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만큼 경마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가 시간을 헬스나 영화로 보낸다는 그는 그간 보고 느낀 한국인에 대한 나름의 느낌을 매우 방어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다소 폐쇄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