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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본과 ‘관세 15%’ 전격 타결…한국, ‘연료용 작물’로 협상 속도

日, 미국산 자동차·농산물 시장 일부 개방
韓, 오는 25일 ‘2+2 통상 협의’ 통해 협상
정부, 식량안보 고려해 쌀·소고기는 제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 상호관세 15%를 적용하는 새로운 무역협정에 전격 합의했다. 일본은 미국산 자동차·농산물 시장 일부를 개방하고, 대신 당초 예고된 25% 관세를 15%로 낮추는 절충점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역대 최대 규모”라고 평가하며, 일본의 5500억 달러(약 759조 원) 투자 약속과 수십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이번 미일 협정은 자동차·농산물·에너지 등 전략 산업을 포괄하고 있어 미국과 무역 협상 중인 한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한국 모두 대미 무역흑자국이자 자동차 중심의 수출 구조를 갖고 있어, 미국이 일본과의 협상 성과를 한국에 동일하게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쌀과 소고기 등 민감한 농산물 시장 개방 요구를 수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고, 대신 바이오에탄올용 옥수수 등 ‘연료용 작물’ 수입 확대를 협상 카드로 제시할 계획이다.

 

정부는 오는 25일 열리는 한미 통상협의에서 이 같은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는 ‘2+2 통상 협의’를 통해 협상에 나서며, 바이든 정부 당시부터 지속돼온 농산물 개방 요구에 대한 대응 전략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전날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쌀과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는 농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민감 사안”이라며, 이들 품목을 협상 카드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정부 관계자는 “농산물 중에서도 식량안보와 직결된 쌀과 소고기는 레드라인”이라며 “대신 산업 영향이 적은 연료용 작물에서 협상의 여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현재 미국, 중국, 호주, 태국, 베트남 등 5개국에 저율관세할당물량(TRQ)을 부여하고 있으며, 미국 몫은 전체의 약 32%를 차지한다. 미국에 추가 할당을 하려면 세계무역기구(WTO)와의 협의나 국회 비준 절차가 필요하다. 쇠고기의 경우도 국내법상 광우병 발생 이후 5년이 경과하지 않은 국가의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는 수입이 금지돼 있어, 이를 허용할 경우 다른 국가와의 통상 마찰도 우려된다.

 

이번 협상에서 검토되는 바이오에탄올용 옥수수는 이미 국내 수입이 진행 중이며, 식량용 작물과는 별도 시장 구조를 갖고 있어 식량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이러한 전략이 미국 측의 기대 수준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일본과의 협상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합의가 될 것”이라며 “일본은 미국 내 LNG 사업에도 조인트벤처로 참여할 것이며, 이는 양국 모두에 큰 이익을 안겨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백악관 행사에서도 “나는 일본과 소리치며 협상했다. 바이든이었다면 이런 협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정치적 메시지를 덧붙였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이날 도쿄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부 사항을 보고받고 검토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번 협정으로 미국과 관세 협정을 맺은 국가는 영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에 이어 일본까지 5개국으로 늘었다. 베트남은 20%,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19%의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한국이 만약 미국과 관세 협정을 타결할 경우, 어떤 수준의 양보와 대가를 맞바꾸게 될지는 향후 협상 과정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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