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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초대석]용인대학교 김정행 총장

나는 다윗이 되고 싶었다.
약점을 감추기 보다는 극복하기 위해 팔힘도 오랫동안 키웠다.
경기장 매트앞에 서자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마치 우주공간에 나온 듯 고요했다.
130kg의 신웅건의 손을 잡는 순간 핏줄을
따라 온 신경이 집중됐다. 순간 빗당겨치기를 걸었다.
신웅건이 매트에 떨어졌다.
사람들은 대이변이라며 ‘김정행 최하수’를 높이 평가했다.
몇해 동안 흘려온 땀방울이 눈물과 콧물로 뒤섞여
앞이 보이질 않았다.
최하수였던 김정행이 걸어온 길 만큼
후배들의 길도 ‘노력’이란 결과 앞에 쓰라린
아픔과 날아갈 듯 기쁜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믿는다.


반세기 전통 주춧돌… 명문대 우뚝 ‘한판승’

‘초지일관’의 의지는 신장 172㎝, 체중 65kg이라는 신체적 어려움을 극복한 최연소 9단 승단의 주역을 창조했다. 팔이 짧은 선수가 큰 선수와 맞붙어 승리를 하기 위해선 오직 팔 힘을 키우는 방법뿐이었다.

 

매일 벤치프레스와 고무줄 당기기, 산악훈련에 매달렸다. 금속 바벨이 없을 때에는 돌 역기를 들었고, 다른 선수들이 10번 훈련을 하면 두배 이상 훈련을 했다.

김정행(대한유도회 회장)용인대 총장은 자신이 살아온 역경처럼 요령없는 용인대를 14년째(4회 연임) 이끌고 있다. 동양 고유의 문화적 바탕에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우리민족의 총체적 문화유산을 과학적으로 분석, 전인교육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신임을 얻고 있다.

 

꼴찌 입학생에서 무도인, 작은 거성으로 불리며 아시아 유도의 수장으로 입지를 다져온 김정행 대한유도회 회장겸 용인대 총장에게 용인대 비전을 들었다.
 

 

 

 

- 용인대의 교육철학과 특·장점은.

▲ 한국 유도 사상 최초로 이번 카타르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의 모교이기도 한 용인대는 1953년 유도 지도자 양성을 목적으로 이제황이 서울 중구 명동에 설립한 대한유도학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건학이념은 도의상마 욕이위인(道義相磨 欲而爲人·도의를 갈고 닦아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로 전통·스포츠와 연계한 대학인 무도대학을 교육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태권도, 동양무예, 경호학과 등은 입지를 새롭게 다지고 있으며 한국고전무용, 고미술, 국악, 민속학 등 우리 민족의 고유전통을 찾는데 비중을 두고 있다. 특히 학생식당에서도 외국인 유학생들과 만날 수 있는 국제화 프로그램 개발도 높이고 있다. 외국인 전용기숙사에는 전 세계 유학생들이 한국문화체험과 유도·태권도 연수를 위해 장기간 체류중인데 상호간 언어능력향상을 위한 방안을 시행중이다. 대학과의 자매결연은 대표적인 사례다.

1991년 퀠른체육대학을 시작으로 중국 수도체육대학, 일본 국제무도대학, 대만 국립체육대학, 미국 미시시피주립대학, 호주 퀸즐랜드 대학, 캐나다 세네카 대학 등 세계 유수의 명문대학과의 교류를 높이고 있다.

- 용인대만의 이색학과는.

▲ 도시화·산업화로 각종 범죄가 늘고 있다. 산업시설과 공공시설의 안전도 불안하다. 국민들은 생명과 신체, 재산보호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용인대는 시대변화에 맞춰 경호학과를 운영, 21세기 안전을 책임질 인재 육성에 교육목표를 두고 있다.

경호학과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외국에서는 경호부분에 대해 ‘시큐리티’라는 정통학문으로 인정하고 있다. 단지 신변 보호적 개념이 아니다. 과거 경호·경비를 대통령 경호실과 경찰 등의 공적 법집행기관과 경비업체 등의 업계에서 실무적 일로 처리돼 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경호분야는 안전관리론에서부터 도시방재론, 빌딩관리, 소방학 등을 넘어서 경호무도, 호신술, 법학, 행정학, 정보관리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정부기관, 경찰, 민간경호업체, 개인경호 등 언제 어디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무도인을 양성하는 것이다.

이와함께 스포츠미디어학과도 있다. 디지털 문화시대에 맞는 커뮤니케이션의 이해를 높여 매스미디어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스포츠 미디어 전문가 양성이 목표다. 또 동양문화권에서 발달한 무예의 이론과 실기를 탐구하고 무예전문가를 양성하는 동양무예학과도 있다.

한국의 전통무예인 택견과 검도, 21세기 신무술인 용무도 전공과정을 운영한다. 중국 우슈 등의 교과과정을 통해 동양무예의 비교분석과 과학적인 이론과 기술개발을 유도해 동양무예와 관련한 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이다.

- 용인대학의 국제 경쟁력은.

▲ 용인대는 타 대학과 다르다. 같은 차별화와 국제화 전략이란 구호도 용인대에겐 다르다. 용인대는 ‘체육’이라는 특성화의 강점을 바탕으로 스포츠, 레저, 문화, 예술 등 실무중심의 실용교육을 진행한다.

특히 태권도와 용무도 등 우리나라 고유의 무도를 해외 유수 대학에 전공으로 배치할 수 있도록 추진, 다른 나라에서도 태권도 전공 관련 학위를 인정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용인대는 동양 고유의 문화적 바탕에서 생성된 전통적인 윤리관, 문화 등을 현실에 접목시킬 계획도 있다. 고유 문화에 대한 계승은 ‘전통’의 기초를 닦을 수 있다. 윤리관에 기초한 전인교육은 ‘무예’의 기본이 될 수 있다. 교육의 세계화를 통해 교육시장의 개방에 따른 대학 경쟁력 확보와 무도, 체육분야 파생학문의 새로운 개척은 용인대학교가 시작할 것이다.

- 용인대 출신 무도인들의 활약상은.

▲ 6개 특수대학원, 1개 일반대학원에 5개 단과대학, 36개 학부로 구성돼 있지만 무도를 특성화한 체육은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건학의 뿌리인 유도는 졸업생이 2만명을 넘는 등 국내 유도 인구의 80%를 넘나드는 수준이다. 장은경(76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을 선두로 안병근(84대회·금), 황정오(84대회·은), 조용철(84, 88대회·동), 김미정(92대회·금), 윤현(92대회·은), 김병주(92대회·동), 김민수(96대회·은), 정선용(96, 2000대회·동), 조인철(96대회·동, 2000대회·은), 정성숙(96, 2000대회·동), 김선영(2000대회·동), 이원희(2004대회·금), 최민호(2006대회·동) 등 수많은 올림픽 유도 메달리스트들을 배출했다. 태권도에서도 이선희(2000올림픽·금), 복싱의 이승배(92올림픽·동, 96올림픽·은), 레슬링의 방대두(84올림픽·동), 김의곤, 전대제, 김성문, 김종신, 양현모 등도 용인대가 배출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다. 지난 2001년에는 부설 무도연구소의 교수들이 태권도, 합기도, 씨름, 검도, 유도 등의 장점을 합한 한국적 무도인 용무도를 개발하기도 했다.

- 용인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인생관.

▲ 1961년 봄 신입생때 실기성적은 50명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유도에 걸맞지 않은 왜소한 65kg이란 체격때문이었다. 신체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군대에서는 M1 소총으로 팔운동을 해가며 무기를 만들었고 대학졸업반 무렵에는 라이트헤비급 93kg급 선수로 활약할 수 있었다.

서울 장충제육관에서 브라질 세계유도선수권대회 파견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렸다. 유도 종주국은 일본이었기 때문에 국내파 선수들은 판판이 넘어갔다. 특히 130kg의 거구인 재일동포 신웅건은 국내파 선수들에게 단 한번도 넘지 못했던 벽이었다. 키도 작고 체중도 90kg이었던 나는 골리앗 앞에 선 형국이었다. 다윗이 되고 싶었다. 약점을 감추기 보다는 극복하기 위해 팔힘도 오랫동안 키웠다.

 

 

경기장 매트앞에 서자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마치 우주공간에 나온 듯 고요했다. 130kg의 신웅건의 손을 잡는 순간 핏줄을 따라 온 신경이 집중됐다. 순간 팔을 잡아당기며 빗당겨치기를 걸었다. 신웅건이 매트에 떨어졌다. 사람들은 대이변이라며 ‘김정행 최하수’를 높이 평가했다. 몇해 동안 흘려온 땀방울이 눈물과 콧물로 뒤섞여 앞이 보이질 않았다. 최하수였던 김정행이 걸어온 길만큼 후배들의 길도 ‘노력’이란 결과 앞에 쓰라린 아픔과 날아갈 듯 기쁜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믿는다. /대담=김종성 정치부장

■ 김정행 총장(유도회장)은…

경북 포항 출생으로 대구 대건고를 나와 1965년 대한유도대학을 졸업했다. 입학당시 유도 실력이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졸업때 2명만을 뽑는 조교로 선발돼 학교에 남았다.

이후 1967년 도쿄 유니버시아드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1969년과 1971년 두 차례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 같은 체급에서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 2002년에는 국내 20명 정도인 유도 9단 승단을 했다. 그는 유도인, 무도인으로서, 교육자로서 철저히 한 우물을 팠다. 용인대 졸업과 동시에 조교로 출발해 70년 전임강사, 76년 조교수, 81년 부교수, 86년 정교수, 87년 유도학과장, 92년 용인대 부총장을 거쳐 94년부터 지금까지 총장을 역임하고 있다. 1978년 중매로 결혼한 조명자(55)씨와 1남1녀가 있다.

◇주요 경력

▲86년 국제유도연맹(IJF)국제심판, 아시아유도연맹 경기위원장 및 IJF 경기위원, 2000년 아시아유도연맹 부회장, 2006년 아시아유도연맹 회장.

▲2002년 대한체육회 회장직무대행, 2005년 대한체육회 부회장, 2007년 동아시아유도연맹 회장.

▲87년 대한민국체육상 지도자상, 92년 체육훈장 백마장, 98년 청룡장. 2002년 IJF 은메달, 2003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훈장 은장

■ 용인대 연혁

▲창설기= 1953년 2년제의 ‘대한유도학교’가 설립되면서 용인대학교의 서막이 열렸다.

대한유도회가 운영하던 대한유도학교는 이후 1956년 대명학원의 설립과 함께 4년제 대학으로 확대 개편됐다. 1970년 교사가 풍납동으로 이전하면서 대한유도학교의 소공동 시대는 막을 내렸다.

▲중흥기 (1971~1987)= 대한유도학교는 1971년 4년제 대학 학력인정 학교로 지정되면서 교육적 위상을 정립하게 됐다.

유도학과를 필두로 격기학과, 태권도학과, 사회체육학과, 무용학과가 잇달아 신설됨으로써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체계를 형성하게 됐으며, 무도연구소 및 사회체육연구소 등의 설립으로 스포츠 연구의 메카로서의 기틀을 다지게 됐다. 1985년 용인캠퍼스로 이전하면서 중흥의 기운을 떨치던 풍납동 시대는 막을 내리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게 된다.

▲도약기 (1988~1993)= 1988년, 4년제 정규대학으로 승인된 대한유도학교는 1990년 ‘대한체육과학대학’으로 개편됐다. 2년 뒤인 1992년에는 종합대학교로 승격돼 1993년 마침내 ‘용인대학교’시대가 열리게 됐다.

학교법인 대명학원도 단호학원으로 명칭을 변경, 재정비했고 이 기간 동안환경보건학과, 체육학과, 식품영양학과, 전산통계학과, 회화학과, 관광경영학과, 경영정보학과가 잇달아 신설돼 다양한 학문 연구의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또한 일반대학원의 석사 과정이 설치되면서 명실상부한 종합대학교로 도약하게 됐다.

▲전환기 (1994~2002)= 종합대학교로 승격된 용인대학교는 1994년 김정행 총장의 부임과 함께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된다. 전산통계학과, 생명과학과, 연극영화과, 국악과, 경호학과, 연극영화과, 문화재보존과학과, 멀티미디어학과, 경찰행정학과, 중국학과, 골프학과 등이 잇달아 신설되면서 무도대학, 체육과학대학, 예술대학, 경영대학, 자연과학대학의 5개 단과대학 체계를 갖추게 됐다. 대학원 역시 체육과학대학원, 경영대학원, 예술대학원, 재활보건과학대학원, 교육대학원 등을 신설하면서 학문 연구의 질적 발전을 도모하게 됐다.

▲발전기 (2003~ )= 지난 반세기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용인대학교는 이제 그 눈부신 발전의 토지 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려 한다.

적극적인 국제교류지원,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원격강의, 연구중심의 교육을 통해 신기술과 디지털 문화를 선도하고 국제화 시대의 리더로 성장할 인재를 키우고자 한다. 21세기의 비전으로 배출된 21세기의 인재, 용인대학교의 인재는 21세기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한 주춧돌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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