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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깨달음의 노래, 해탈의 노래<123>-깨달음의 길

육조단경 벗삼아 마음 평온 찾아 - 소설가 이재운

 

그래서 나는 참선하는 여가에 항상 도반들을 위해 설명을 하곤 했다.

그러나 장자의 논문은 문장이 투박하여 딱딱할 뿐더러 분량이 너무 많아서 전체를 해설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 비판하는 방식이 격식에 구애받지 않았기 때문에 널리 유행하지 못했다.

그 논문은 원돈(圓頓)으로 들어가는 법문으로는 가장 좋은 마음의 거울이었다. 그러므로 이것을 읽는 사람은 모든 논쟁을 쉬고 생각을 하되 생멸이 없게 하고 삿된 마음의 그물을 찢어버림으로써 불법을 지켜나가야 한다. (부분 생략)”

보조의 글은 도리어 너무 쉬워서 그 뜻을 놓치기 쉽다.

그 후 보조는 지리산 상무주암으로 가서 수행을 했다. 무주암에 머무는 동안 대혜 보각 선사의 서장어록을 읽다가 ‘선이라는 것은 고요한 곳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제일 고요한 곳과 시끄러운 곳과 일상생활을 하는 곳과 생각하고 분별하는 곳을 버리지 말고 홀연히 눈이 열려야 비로소 이 집안의 일을 알게 된다.’라는 대목을 보자 갑자기 가슴에 맺혀있던 응어리가 풀어지면서 몸이 가벼워지고 마음이 안락해졌다.

보조는 이 시기를 이렇게 회고했다.

“내가 보문사에서부터 이미 10년이 지났다. 비록 뜻을 얻어 부지런히 닦아 헛되이 때를 보낸 적이 없었지만 아직 정견을 버리지 못하여 어떤 물건이 가슴에 걸리어 마치 원수와 함께 있는 것 같더니 지리산에 있을 때에 대혜 보각 선사의 어록을 읽고서 깨치게 되니 저절로 그 물건이 가슴에 걸리지도 않고 원수도 한 자리에 있지 않아 당장에 편하고 즐거웠다.”

“멀리는 육조단경을 스승으로 삼았고 가깝게는 서장어록으로 벗을 삼았다.”

보조는 그때부터 자신의 호를 목우자(牧牛子)라고 지어 즐겨 쓰기 시작했다.

목우자라고 쓰게 된 데는 보조의 원대한 뜻이 담겨 있었다. 이는 부처님이 중생의 병을 고치는 위대한 의사라는 것에 자신을 비유하여 중생을 거두는 목자라는 뜻으로 쓴 것이다.

한편으론 소로 비유되는 진리 내지는 자신의 심성을 먹고 자란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선종에서 말하는 소로 대표되고 있는 참구해야할 그 무엇을 참구하는 자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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