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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깨달음의 노래, 해탈의 노래<130>-깨달음의 길

태고 삼전어 설법 후 석옥 대면 - 소설가 이재운

 

이듬해 봄에는 남소의 축원성(竺源盛) 선사를 친견하러 갔지만 축원성은 이미 입적한 뒤였다.

다만 그곳의 문인들이 축원성의 삼전어(三轉語)를 보이며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삼전어라는 것은 다음과 같은 글이다.

1. 출가하여 도를 닦음은 성품을 깨닫기 위함인데 그 성품은 어디에 있을까?

2. 떨어져 있을 때야 길이 멀어 그렇다 하더라도 직접 얼굴을 대해서는 왜 알지 못할까?

3. 두 손을 펼쳐 이르되 이것은 제2구이니 제1구는 나에게 돌려라.

태고는 삼전어를 한 번 들여다보고 즉시 게송을 지어 보였다.

앉아서 고불(告佛)의 경계를 끊고

사자후를 크게 열어

저 늙은 남소에게 이르니

남소의 손과 발이 함께 드러나지 못하는구나

드러나지 않는 것이 밝기는 해와 같고

검기는 칠흑과 같다

내가 와서 마침 서쪽으로 돌아가니

남은 독이 쓰기는 꿀맛이다.

고불은 조주(趙州)를 가리키는 말이다. 남소는 축원성을 말한다.

태고가 이렇듯 간단히 세 가지 관문을 뚫자 모두 깜짝 놀랐다.

“이곳의 납자가 몇 천이지만 아직 삼전어의 관문을 뚫은 사람이 없었는데 스님께서 마침내 쉽게 풀어보이시니 참으로 놀랍습니다.”

그러자 태고가 문인들에게 말했다.

“공부를 했다면 삼전어 정도야 누구든지 대답할 수 있습니다.

다 여러분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탓입니다.

힘써 공부를 하십시오. 그러나 저러나 내가 만리 길을 멀다 않고 찾아온 것은 스님 한 분을 친견하고자 한 것인데 그 분이나 만나게 해주시오.”

그러자 문인 중에 한 스님이 나서서 자세히 알려 주었다.

“우리 스님께서는 강호의 안목은 석옥 청홍(石屋淸洪)에게 있다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그 분을 찾아가십시오. 호주 하무산의 천호암에 계십니다.”

태고는 칠월의 폭염을 뚫고 석옥을 찾아갔다. 태고가 석옥을 보니 과연 기품이 늠름하여 생기가 넘쳐흘렀다.

태고가 석옥 앞에 떡 버티고 서자 석옥도 태고를 바라보았다. 두 노인은 서로 눈길로 인사를 하니 그것이 첫 대면이었다. 너무나 담담한 상봉이었다. 이튿날 태고는 다시 석옥에게 나아가 태고암가를 바쳤다. 그러자 석옥은 태고를 칭찬하면서 격려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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