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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을 밝으로, 한글성씨 사용하고 싶어요” 28년의 외침

박한샘씨 1978년부터 한글성씨 사용 법원에 12번 항소… 北에도 건의문 전달 추진

“한글 성(姓), 한글 이름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길래 집요하게 법정투쟁을 하느냐고들 합니다. 법이 겨레의 양심과 자각을 이해하지 못하고 법전의 문자에만 의존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한글 성을 찾기위해 끝까지 노력할 겁니다.”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자신을 밝한샘(’72·남·김포시 풍무동)이라고 밝히는 한 노인에게서 편지가 왔다.

“자신의 한글 성을 찾아야 한다”는 사연이었다.

1978년 2월부터 28년간 12번에 걸쳐 법원을 상대로 자신의 한국식 이름을 찾기 위해 항소를 제기한 그는 자신의 성인 “박(朴)의 어원은 삼국유사를 보더라도 ‘밝’임을 알 수 있다”며 “겨레의 성명 문화를 새로 이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박씨의 시조 박혁거세가 실제 이름이 세상을 밝히는 사람이라는 뜻에 ‘불군의 왕’이라며 시조의 본래 이름의 뜻을 본따 세상을 밝힌다는 의미의 ‘밝’자 라는 순 한글성씨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황혼에 이른 그의 애절한 목표는 명료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현재 박씨의 항소는 ‘성씨 개정에 관한 판례나 법적 근거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은데다 한국은 부계사회로 아버지의 성을 따라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는 이유로 모두 기각됐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6쪽에 달하는 건의문을 국회의장, 대법원장, 국무총리에게 전달,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박씨의 한글성씨 정착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박씨는 “북한도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성씨를 쓰고 있기 때문에 성씨 한글화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문화 정착 캠페인이 남한에서만 진행될 땐 통일 후 혼돈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통일부에 의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내각 총리에게도 건의문을 전달하고자 노력 중이다.

이러한 의지를 담아 박씨는 9일 서울 세종로의 한글회관에서 한글학회회장, 세종대왕기념사업회장, 국립국어원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성(姓)을 한글로 고치겠다는 행동 선포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씨는 “이번 성씨 한글화 행동선포식이 우리나라 성명문화의 새로운 변화이자 출발점으로 기록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한글성씨 정착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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