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꿈을 담은 작품들이 깊어가는 가을 속으로 스며든다.
안양롯데화랑은 23일까지 작가 이용석씨의 8번째 개인전 ‘식물원-붉은정원’을 연다.
‘식물원’을 소재로 작업해온 이씨는 이번 전시회에서 한지 위에 붉은 먹(朱墨)으로 그린 한국화 ‘식물원-붉은정원’ 연작 18점을 만추의 문턱에 내놓는다.
이번 전시회는 ‘장자의 꿈’을 주제로 ‘붉은온실’을 선보였던 그의 일곱 번째 개인전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들로, 울창한 숲인 ‘붉은정원’ 안에 달을 비롯해 풍선·낙타·얼룩말·호랑이·사자·사슴 등을 화폭에 담았다.
화폭에 담긴 울창한 숲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그 안에서 동물들이 삶의 여유를 찾고 꿈을 꾸게 한다.
이씨가 붉은 먹으로 그린 정원 안에 작게 그린 동물들은 마치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비춰진다. 그가 작품 안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조형적 정원인 ‘도시’를 나타낸 것으로, 도시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을 붉은정원에 머물고 있는 동물들로 빗대어 이야기한다.
이씨는 이를 위해 식물원이나 동물원 등에서 찍어온 사진들을 항상 가까이 두고 작업을 한다.
정원 안에 머물고 있는 낙타, 얼룩말, 호랑이 동물들과 달, 풍선 등의 사물은 그의 유년시절의 기억에서부터 비롯된 것들이기에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의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는 서울 출신인 이씨가 이제까지 도시에서 살아오면서 느껴온 아련한 추억들이다. 그래서일까. 낙엽지는 가을날에 선보이는 그의 작품들은 인공적인 자연을 표현한 것들임에도 따스함이 묻어난다. 문의)031-463-27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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