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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바꿔놓은 작품세계 매료”

 

오르한 파묵 지음/이난아 옮김/민음사/408쪽, 9천원

“오르한 파묵의 장편소설 ‘새로운 인생’ 첫 문장이 내 인생이랑 일맥상통해요.”

20일 수원미술전시관이 마련한 문화강좌에서 만난 번역가 이난아(41)씨.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르한 파묵의 전문 번역가인 이씨는 지난 1992년 터키에서 박사과정을 준비하던 중 ‘새로운 인생’을 읽고 매료되어 1998년 국내에 처음으로 오르한 파묵을 소개한 장본인이다.

이후 그는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을 비롯해 ‘눈’, ‘하얀성’, ‘검은 책’, ‘새로운 인생’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새로운 인생’은 공과대학을 다니는 평범한 젊은이 ‘오스만’이 어느 날 인생을 바꿔 놓은 책 ‘새로운 인생’을 우연히 만나 ‘인생의 의미 찾기’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로드 소설(Road Novel)로, 파묵의 소설 가운데 가장 난해한 작품으로 불린다.

“‘새로운 인생’의 첫문장(어느 날 한 권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며 “학교를 그만두고 자신의 인생을 찾아나서는 주인공의 정체가 궁금해 공부하는 심정으로 파묵을 번역하기 시작했다”는 이씨.

오르한 파묵은 이 작품에서 잃어버린 낙원을 향한 동경, 근대성의 피투성이 상처에 관한 기록, 전통적인 가치들을 겨냥한 서구의 ‘거대 음모’를 긴 호흡의 시적인 문장으로 담아냈다.

특히 파묵의 시선에 의해 변형된 풍경들과 주인공이 길 위에서 만나는 다양한 인물들은 서양과 동양으로 찢긴 세계를 사는 우리의 모습과 삶의 장면들을 무성영화처럼 천천히 그려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파묵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소설을 쓰고 있다”며 “가장 큰 특징은 시종일관 동·서양의 문화적인 충돌과 갈등이 가장 큰 모티브”라고 설명했다.

파묵 전문번역가로 어려운 점을 묻는 질문에, 이씨는 “번역은 서로 다른 두 나라의 문화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일임에 그만큼 신중한 일”이라며 “작가(오르한 파묵)와 가까운 사이다 보니 번역과 관련해 감정이 상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 파묵의 에세이집 ‘이스탄불’과 그가 극찬한 터키 작가 ‘이흐산 옥타이’의 장편소설 ‘안개낀 대륙의 아틀란스’를 번역중이다. 한편 오르한 파묵은 내년 5월 방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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