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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이 집을 지고 다닌다면?

동물과 집의 결합 유쾌한 상상 자극
수원 대안공간 ‘눈’ 조각가 박지호 개인전

 

‘집’을 통해 존재론적인 질문을 던지는 전시회가 열린다. 수원 대안공간 ‘눈’은 다음달 1일까지 ‘집’을 주제로 한 조각가 박지호씨의 첫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박씨는 이번 전시회에서 합성수지로 제작한 ‘my family’ 연작 2점과 합성수지 및 MDF(반경질섬유판) 목재로 작업한 ‘house’ 연작 2점 등 모두 4점을 선보인다.

그는 지난해 3월 대안공간 ‘눈’에서 열린 중앙대 조소과 출신 작가들의 ‘울트라’전에서 나무집을 몸통으로 형상화한 물 마시는 기린 조각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이렇듯, 박씨의 작품들은 집과 동물 형상들이 뒤섞여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제2전시실과 전시관의 안뜰 등 전시공간을 200%를 활용해 자유롭고 흥미있는 조각작품을 선보인다.

박씨가 세상에 내놓는 작품들은 ‘집을 비운다’는 의미로 합성수지나 MDF 목재의 일부분을 집모양(house 연작)으로 파내(음각) 우리사회의 가부장제도에 대해 부정하는 젊은이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또 박씨는 my family 연작으로 나무집을 코 위에 올려 놓은 흰 코끼리 두상을 통해 고향집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커다란 나무집을 몸통으로 지닌 기린의 형상을 통해 집 떠난 자신을 초식동물의 이미지로 표현했다.

시월의 끝자락에서 만나보는 그의 작품들은 ‘집’이라는 무거운 주제와 다르게 유쾌한 만화를 보듯 흥미로움을 자아낸다. 문의)031-244-4519.

 

“작품들 가부장제 허상에 대한 이야기”

   
 
  ▲ 조각가 박지호씨  
 
“저는 안정적인 삶 보다는 조각만을 하며 살고 싶어요.”

 

24일 저녁 대안공간 ‘눈’에서 만난 조각가 박지호(28)씨의 말이다.
첫번째 개인전을 갖는 박씨는 “안정적인 삶을 피해가는 이들이 작가라고 생각한다”며 “나도 이런 생활 속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5남매 중 막내이자 외아들이다보니 가족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이런 부담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조각을 하는 일이었고 주로 동물작업과 집을 비워내는 작업을 통해 내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그의 작품들은 집에 관련된 것들이다. 그에게 집을 비워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가부장제도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구하는 것으로, 이는 허상만으로 존재하는 가족의 상태를 의미한다. 가부장제도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집을 작품의 소재로 삼게 됐다.”

 

그는 현재 가족들로부터 직장을 구하는 이야기를 비롯해 뭔가 안정적인 것을 찾으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씨는 “조교와 인테리어 아르바이트 등으로 수입을 얻고 있다. 금전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지만, 작업공간이 없어서 학교 작업실을 이용하는 일이 어려운 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틈틈이 미술전문지나 인터넷을 통해 외국 TV광고 등을 보고 작품을 구상하는 등 창작에도 소홀함이 없다.
박씨는 “당분간 집과 관련된 주제로 작품활동을 할 계획”이라며 “특히 캥거루 등 초식동물과 집을 결합한 작품들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출신인 박씨는 현재 수원에 거주하면서 모교인 중앙대 미대 조소과에서 조교로 재직중이며, 내년 초께 두번째 개인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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