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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노래, 해탈의 노래<167>-깨달음의 길

대원사에서 홀로 수행을 하는 성철 - 소설가 이재운

이미 이 책의 말미에 와 있는 독자에게 더 이상의 설명은 사족이 되리라고 본다.

향년 90세, 법랍 74세였다.

시자에 의해 정리된 법어집이 있다. 또한 18세부터 하루도 거른 일이 없는 일기장이 남아 있다. 한편 스님이 노닐다가신 빈 집을 다비하였는데 사리가 나왔네 안나왔네로 한때 어리석은 후학들이 공연한 말씨름을 하기도 하였다. 제자 잘 두는 것이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해프닝이었다.

지금까지 약 사십여 분 선사들의 깨달은 인연과 죽은 인연을 살펴보았다. 독자들은 지금까지 열반의 길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만을 들었다. 그러면 이제부터는 무엇을 보아야 할 것인가.

우리나라에는 아직 살아 있는 각자들이 여러 분 계시다. 그분들의 오도기도 있다. 그러나 아직 그분들이 열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에는 싣지 못했다. 다만 독자들께서 불타는 구도 열기가 있다면 직접 그분들을 뵐 수 있을 것이다. 살아 있는 선문답의 현장을 체험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다음. 바로 우리들 자신의 일상 생활에 시각을 맞춰보아야 한다. 선은 산중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선사들만이 하는 고난도의 수행법이 아니다. 특허가 있는 것도 아니다. 누가 진리를 독점하는 사람도 없다. 보이는 것으로 가장 공평하게 비추는 듯한 햇빛도 그늘엔 들지 못한다. 그러나 진리는 더 들고 덜 들고 하지 않는다. 썩은 음식이나 찾아먹는 시궁창의 들쥐에게나, 후광 찬란한 싯다르타에게나 그것은 똑같다. 찾는 사람이, 보는 사람이 주인일 뿐이다.

성철은 1912년 음력 2월 19일, 경남 산청군 단성면에서 속명 이영주(李英柱)로 태어났다. 진주중학(晋州中學)을 졸업한 뒤 독서에 열중했는데, 20세 때 그가 작성한 서적기(書籍記)에는 대학, 근사록(近思錄), 민약론(民約論), 순수이성비판, 신구약성서, 자본론, 남화경(南華經) 등 동서양 고전 80여권이 적혀 있다.

어느날 한 스님에게서 얻어 읽은 중국 송나라 때 영가(永嘉) 스님의 ‘증도가(證道歌)’에 큰 감명을 받고 산청군 삼장면 유평리 지리산 골짜기에 있는 대원사(大源寺)로 들어가 혼자 수행하기 시작했다.

이때 젊은이가 밤낮으로 정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곧 대원사 주변에 퍼졌고, 소문은 곧 대원사 본사인 해인사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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