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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깨달음의 노래, 해타르이 노래<168>-깨달음의 길

성철, 8년간 장좌불와(長坐不臥) 수행 - 소설가 이재운

1936년 초겨울, 법린, 범술 같은 해인사 스님들이 찾아와 그에게 해인사로 가 수행할 것을 권해 처음으로 당대의 선지식인 동산 스님을 백련암에서 친견했다.

동산은 이영주에게 퇴설당을 내주어 홀로 수행하게 했다. 이영주는 참선만 잘 하면 그뿐이지 굳이 머리 깎고 승려가 될 생각은 없었다.

그런 중에 결제날이 되어 그는 동산의 법문을 듣게 되었다.

“여기 길이 있다. 아무도 그 비결을 말해 주지 않는다. 스스로 그 문을 열고 들어가기까지는, 그러나 그 길에는 문이 없다. 그리고 마침내 길 자체도 없다.”

이 법문을 듣고 그는 마침내 출가를 결심했다. 26세인 1937년 정축년 3월, 그는 동산을 은사로 계를 받아 이영주가 아닌 성철이 되었다.

그가 남긴 출가시다.

하늘에 넘치는 큰일도

붉은 화롯불에 떨어지는 한 점 눈송이요(彌天大業紅爐雪)

바다를 덮는 큰 기틀이라도,

밝은 햇볕에 드러난 한 방울 이슬일세.(跨海雄基赫日露)

그 누가 잠깐의 꿈 속 세상에,

꿈을 꾸며 살다가 죽어가랴(誰人甘死片時夢)

만고의 진리를 향해 모든 것 다 버리고

초연히 내 홀로 걸어가노라.(超然獨步萬古眞)

이어 은사 동산을 따라 범어사 금어선원에서 하안거 한 철을 난 뒤 그는 범어사 산내 암자인 내원암으로 가서 동산의 스승인 용성 스님을 시봉했다.

그런 뒤 그는 출가 삼년 째 되던 해에 동화사 금당선원에서 하안거에 들어갔다. 대원사 시절부터 계속해서 지녀온 ‘無’ 자 화두를 들고 선정을 닦던 그는 삼매중에 문득 견성을 이루었다. 1940년 여름, 스물아홉 살일 때다. 이때의 오도송이다.

황하수 서쪽으로 거슬러 흘러 곤륜산 정상에 치솟아 올랐으니(黃河西流崑崙頂)

해와 달은 빛을 잃고 땅은 꺼져내리도다.(日月無光大地沈)

문득 한번 웃고 머리를 돌려 서니(遽然一笑回首立)

청산은 예로대 흰구름 속에 섰네.(靑山依舊白雲中)

그뒤 성철은 선지식으로부터 인가를 받지 않고, 선방을 다녔고, 경북 파계사(把溪寺)에서는 8년간 장좌불와(長坐不臥)를 했다. 즉 눕지 않고 앉아서만 생활한 것이다.

또 금강산 마하연사에서 정진하던 중에 어머니가 찾아온 적이 있었는데, 그는 면담을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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