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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피트의 사랑 다룬 고대소설

황금당나귀

|루키우스 아풀레이우스 글|송병선 옮김

매직하우스|416쪽|1만5천원.

‘보바리 부인’의 작가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이 소설에 대해 “나는 이 작품이 너무나 눈부셔 현기증을 느낀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대체 어떤 소설이기에 그는 이런 말을 했을까.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시가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오디세이’라면, 가장 오래된 소설은 바로 ‘황금당나귀’이다.

세계 최고(最古)의 소설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 이 작품은 그리스·로마 신화의 실질적인 모태가 되었으며, 이후 등장한 고대 근대 문학작품의 원형적 요소인 신화적 에피소드의 발원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날, 사랑을 이야기할 때면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큐피드와 프쉬케의 사랑이야기.

이는 이 작품에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의 기본 줄거리 안에 포함되어 있는 10개의 액자소설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담긴 에피소드들은 ‘비극적인 사랑’을 비롯해 ‘우스꽝스런 우화’, ‘큐피드와 프쉬케의 사랑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망라하고 있어 당대의 숨겨져 있던 진실과 삶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에피소드들은 거침없는 소설적 문체로 표현해 당대는 물론 현재까지 오랜시간에 걸쳐 많은 이들로부터 찬사를 받아왔다.

한 젊은이가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내면적인 성장과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 소설은 성장소설, 교양소설이라고 불리는 독일의 작가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등의 근대소설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그런 맥락에서 이 소설을 근대적인 의미의 성장소설이라 할수는 없다. 하지만 굳이 분류를 하자면 근대에 미친 맥락에서 성장소설로 지칭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2세기 초 로마에 살았던 사제가 서사시도 아니고 근대소설도 아닌 특이란 이야기구조를 통해 놀라운 메세지를 남겼다는 사실이다.

작품 속에서 주인공인 ‘루키아스’는 마법에 걸려 당나귀로 변한 후 온갖 난관과 모험들을 겪게 되는데, 이런 형식과 내용은 근대나 현대의 모험소설이나 판타지 소설에 비추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이런 역사적인 의미는 작품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지만, 독특한 구성으로 쉽게 읽히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다보면 그런 생각은 그저 편견이 될 듯하다. 이 소설의 묘미는 그런 편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않으면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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