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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린, 우리의 ‘먹을거리’

잡식동물의 딜레마

마이클 폴란|조윤정 옮김|다른세상|560쪽|2만5천원.

‘인간은 걸어다니는 옥수수다?’

‘욕망하는 식물’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미국 저술가 마이클 폴란이 ‘잡식동물의 딜레마’라는 책을 펴냈다.

잡식동물인 인간은 먹을거리와 관련된 모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인간은 매순간 메뉴 선택의 고민의 순간에 빠진다.

현대인이 빠져드는 가장 큰 환상은 유기농이다. 우리 아이, 우리 가장 등을 위해 주부는 항상 좋은 먹거리를 찾아 다닌다.

하지만 유기농의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 이 책은 작가가 느낀 유기농의 허상과 잡식동물인 인간의 먹거리에 대한 진진한 고민의 대화를 요구한다.

치킨 너깃은 옥수수 덩어리다.

햄버거도 옥수수 덩어리다.

청량음료도 옥수수 덩어리다.

만약 우리가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 세트를 먹는다면 옥수수 버거, 옥수수 너깃을 먹고 옥수수 음료를 마시는 셈.

이런 명제는 인간이 오염시키고 망가뜨린 자연의 악순환에서 인간은 새로운 경지인 깨끗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다는 잘못된 생각을 실날하게 비판하는 작가의 생각을 풀어내는 열쇠다.

그렇다면 유기농은 믿을만한 걸까?

저자는 유기농 제품의 실상을 확인하기 위해 버지니아 주의 유기농 농장을 방문한 기억을 전한다.

수천 마리의 젖소는 풀이 가득한 농장에서 사육되지만 그 소들도 유기농 인증 사료를 먹는다는 것이다.

유기농 라벨이 붙은 닭고기도 생후 6주까지는 폐쇄된 공간에서 자란다.

마트에 가면 제품이 유기농인지 아닌지, 어느 우유에 좋은 성분이 함유됐는지, 방부제가 첨가된 식품인지 아닌지를 고민하는 똑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는 점에서는 참 좋으나 이러한 식품매장의 다양성이 사실은 유전학적으로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조작된 옥수수 하나에서 비롯됐다는 것, 그토록 믿었던 유기농 식품이 사실은 유기농 방식으로 생산되지 않았다는 것은 참으로 불편한 심기를 작가는 알리고 싶다.

마이클 폴란은 우리를 새로운 딜레마에 빠지게 만드는, 우리가 모르고 있거나 애써 외면해 온 진실에 접근했다.

하지만 ‘잡식동물의 딜레마’가 오늘날의 식품산업을 고발하는데만 그치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은 그 사실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먹는 음식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고, 진지하게 고민하게 한다.

또 무엇을 먹을지에 대한 선택이 우리의 삶과 미래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독자들로 하여금 잡식동물로서 조금 더 옳은 생각을 하고 옳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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