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시크릿’이라는 악보를 따라 시간 여행을 떠난 상륜은 과거 어느 시점에서 샤오위를 만난 것일까?

그 결론은 관객들의 몫으로 남겨졌다.

과거와 현재. 사랑의 긴 인연은 끊어지지 않길 바라는 관객들의 바람이 이어질지…. 이들의 사랑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진실과 그 이면에 어두운 과거가 녹아있다.

‘말할 수 없는 비밀’.

이 영화는 제목에서 암시하듯 이야기 속 사랑에는 뜨겁지만 아쉬운 이별의 전주곡이 깔려있다. 그 블랙홀처럼 빨려드는 사랑의 진실과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낸 명작이다. 주인공인 상륜과 샤오위는 낡은 피아노의 선율을 따라 과거와 현재를 비밀스럽게 넘나들며 관객의 심금을 자극한다.

이 영화에서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더욱 은밀하게 만드는 요소는 바로 음악.

주인공 상륜과 샤오위는 음악을 통해 첫 만남을 가졌으며 대화로 나눌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음악에 이입한다. 때로는 애절하고 때로는 사랑스럽고 때로는 그 비밀로 아프다.

각본, 감독, 주연까지 1인 3역을 해낸 대만 스타 주걸륜이 직접 피아노 연주를 한 장면은 관객들로 하여금 몽환적인 분위기를 넘어서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또 탄탄한 플롯과 정교한 복선, 아름다운 영상과, 효과적인 반전에 이르기까지 이 영화가 감독의 첫 작품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게 만든다. 주인공이 연주하는 이 곡의 제목은 왜 비밀인지 그녀가 왜 사라지는지 관객은 이해하지 못한다.

툭하면 던지는 그녀의 ‘그건 말할 수 없는 비밀이야’라는 말조차 관객이 무미건조하게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의 힘과 그 은은한 파급력은 바로 사랑을 지키고 싶어하는 상륜과 샤오위의 담담함과 애절함에 있다.

열정적인 사랑보다 서로에 대한 은은한 감정을 담담하게 표현해낸 배우들이 관객들로 부터 큰 박수를 받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조금 더 큰 비밀이 숨어있을 거라고 추측하게 한 의도적인 짜임새는 스토리에 대한 집중력을 높였다.

또 이 영화의 백미인 OST는 자칫 단순한 멜로물로 치우칠 거란 관객의 생각에 일격을 가한다. 평범하며 수수한 배우들의 편안한 연기에 잘 녹아든 음악. 한컷 한컷에 행동 하나 하나에 나의 감정, 내 옆의 연인의 감정을 이입시키다 보면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이 영화의 반전 부분에 나타난 과도한 판타지적 요소가 조금 어설프고 억지스러운게 유일한 단점. 영화가 개봉된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관객들은 이 영화의 결말을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조용하지만 큰 사랑의 소나타가 앞으로 관객과 평론가들의 평점의 추를 어디로 흐르게할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