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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낯설지 않는 거리, 그 흔적을 거닐다

LA가 배경인 영화에 대한 생각 엮어
읽다보면 어느새 독자가 그삶의 주인공

 

길에서 영화를 만나다

이철승|쿠오레|336쪽|1만5천원.

‘친구’의 부산 거리와 자갈치 시장과 ‘사랑’에 나오는 부산의 거리와 자갈치 시장은 다르다.

같으면서 다른 느낌을 담고 있는 부산 지역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다.

친구의 친구들이 뛰어놀던 그 골목과 무방비도시 소매치기들이 횡보하는 명동과 동대문 뒷거리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나.

감독들이 영화를 이끌어나가며 OST에 버금갈 정도로 정성을 들이는 것이 바로 배경이다.

그곳은 삶의 터전이며 추억의 재생산지다.

영화에는 항상 ‘그곳’이 있으며 현실에서 보는 우리는 같은 장소에도 뭔가 다른 느낌을 받는다.

서울 인사동 골목 어귀 고갈비집에서 ‘오수정’의 아름다운 첫사랑의 흔적을 찾고 삼척에선 ‘봄날은 간다’의 유지태, 이영애의 쿨한 사랑과 새벽 산사의 고요함을 동시에 발견한다. 풍경소리 퍼지는 그곳에서 봄날은 가고 있었다.

해맑은 웃음을 안고 뛰어다니던 친구들의 발밑에 우리는 그곳 부산을 바라보고 사랑에 모든 것을 건 주진모의 사랑에는 박시연이 내옆에 앉아있다.

우연히 발길을 옮긴 그 길 그곳.

영화 속의 공간이었거나 자주 다니던 길목을 스크린에서 본다면 나는 어느새 그 흔적에 덧입은 주인공이 된다.

차로 혹은 걸음걸음으로 우연히 이 행운을 만난다면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킹콩’처럼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갖고 싶고, ‘굿 나잇 앤 굿 럭’ 혹은 ‘퍼’의 주인공들처럼 치열한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싶으면 어쩌지?

일상에서 영화를 떠올리고 영화를 통해 삶을 되짚어보고 싶은 이에게 이철승의 ‘길에서 영화를 만나다’는 좋은 낭만 지침서다.

할리우드로 가는 비행기 편도 티켓이라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다면 좋으련만 주머니는 언제나 홀쭉하고 영화는 봐도 봐도 허기지는 사람들을 위한 책. 이 책은 할리우드가 있는 영화의 도시 LA와 그 주변 지역에서 촬영된 영화의 흔적과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나간다.

영화 ‘스파이더맨 1·2’의 극중 장면은 뉴욕이지만 실제 촬영지는 LA 다운타운이다.

‘아일랜드’에 나왔던 터미널은 LA의 기차역인 유니언역 대합실이다. 이처럼 영화 안의 LA는 뉴욕의 브로드웨이로, 유럽의 도시로, 도쿄의 시부야로 변화무쌍하다.

저자는 블록버스터에서 비주류 영화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영화의 배경이 된 LA지역과 영화를 연결시켜 영화 속의 삶을 실제 우리의 삶 안으로 끌어들인다.

이철승은 1997년 영화 공부를 하기 위해 LA로 건너가 시네마테크 ‘시네벤치’에서 일하면서 수 많은 영화를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함께 이야기해왔다.

대중은 제쳐두고 자신들의 박식함을 자랑하는 어느 평론가들의 영화에 대한 담론을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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