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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그 남자… 세상을 감동시킨다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가족과 함께 보러오세요

따뜻해 집니다” 요즘 영화관에서 가장 많이 보는 광고 카피다.

이 광고 카피에서 밝히듯이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휴머니즘을 표방하고 있다.

‘말아톤’의 잔잔한 파급력과 감동을 이 영화가 재현해낼까?

◇한국적 슈퍼맨의 재탄생 ‘그들이 온다’

10여년전, PC방 사용료가 2천원이 넘던 시절.

따뜻한 이야기를 소재로한 단편소설 ‘어느 날 갑자기’가 PC통신 라인를 타고 인기를 끌었다.

나중에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던 그 다섯번째 이야기 ‘슈퍼맨이 된 사나이’가 영화화 된 것.황정민과 전지현이 주인공으로 낙점돼 일찍부터 화제에 올랐던 영화다.

카리스마 넘치는 황정민이 부드럽게, 전지현은 공주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삶의 따사로운 눈빛을 담아냈다.

전지현의 눈물 연기는 일찍부터 관람객들에게 회자되고 있을 정도. 또 그때 그 소설을 읽었던 네티즌들은 반가운 기색을 보이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자신이 슈퍼맨이라고 주장하는 이상한 남자(황정민)와 식상한 프로그램 제작에 신물이난 방송국 PD 송수정(전지현)이 보여줄 잔잔한 감동이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시대의 휴머니즘은 어디에

이미숙 조승우 주연의 ‘말아톤’.

입소문을 타고 서서히 탄력을 받았던 감동 드라마. 그때도 장윤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말아톤의 초원이를 통해 이미 관객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선사한바 있는 정 감독이 이 영화를 맡았다.

탄탄한 원작에 더 이상 덧댈 것이 없는 황정민의 연기력, 2년만에 스크린 컴백이란 전지현의 선택.

이제 관객들은 잘 차려 놓은 밥상에 그저 숟가락만 들어 먹기만 하면 될 듯하다

하지만 이 영화에 같지만 다른 얘기를 정 감독은 담아냈다는 평이다.

정신병자 같은 그 남자는 어느날 ‘나는 이 거리를 수호하는 슈퍼맨이오. 앞으로 어떠한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나를 부르시오’라고 손으로 쓴 유인물을 학교앞에서 돌리고 있다.

이때 방송국 PD 송수정은 이 이상한 남자를 카메라 앵글에 담기 시작한다.

그를 지켜보는 송수정의 눈에 이상한 그 사람은 어느새 감동으로 자리잡는다. 이 영화에서 얘기하는 휴머니즘은 그 이상한 사람을 통해 전달된다.

 

◇판타지는 현실로

이 영화가 누르려는 것은 바로 억지 눈물과 감동에 대한 동정심이다.

바보 사회에서는 평범한 사람이 바보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어 내가 누군지만 알고 있다면’

점점 각박해져 가는 세상, 사람들은 제 마음을 고쳐먹지는 못해도 감동적인 휴먼다큐에 열광하게 되는 것이다.

스크린 속 주인공들의 인간적인 모습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키며 울고 웃기를 반복하는 요즘 사람들. 그렇다면 휴머니즘은 현실이 아닌 영화속 판타지로만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 감독은 영화를 통해 현실과 판타지의 양면성을 모두 보여주려 노력한다.

인간적이고 따뜻한 이야기를 판타지적 기법을 사용해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환상으로만 여기는 인간적 감성이 현실에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는 외침이다. 영화 속 판타지적 삶은 곧 인간이 스스로 걸어놓은 환상에서 무언가 찾으라는 감독의 강요 아닌 강요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강요는 기분 좋은 강요이며 조금은 스스로에게 미안하고 가족에게 미안함을 갖게 한다.

◇황정민, 전지현 연기변신은 따뜻하다

미쳐도 참 곱게 미친 사람 그가 바로 황정민이다.

황정민의 연기력은 이미 검증된 상태. 그가 이 영화의 주연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이 영화는 절반의 성공을 예약하고 있다.

진짜 초능력을 발휘할 수도 없고 두 손을 멋지게 들고 하늘을 날 수 없는 그지만 그는 슈퍼맨의 내면세계를 연기를 통해 관람객에게 투영시킨다.

버스나 전철에서 자리를 찾지 못해 서 있는 할머니께 자리를 내드리고 무거운 짐을 들고 있는 사람의 무거움을 함께 나눈다.

살아가면서 한번 씩은 겪게 되는 일이지만 돌이켜보면 쉽게 그 일을 해내는 사람도 없다.

사소한 일들이지만 마치 습관처럼 남을 돕는 슈퍼맨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이 영화에 전지현은 황정민의 선행을 전달하며 감동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잘 표현해내고 있다. 전지현의 화장기 없는 얼굴, 하나 하나의 표정, 그 눈을 통해 황정민이 투영되고 슈퍼맨은 곧 관객의 마음 속에 자리잡게 된다.

그동안 그녀를 한계에 봉착시켰던 연기력이 이번 영화를 통해 변화하길 기대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바로 그런 요소들을 통해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다.

31일 개봉.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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