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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맛 달인’ 의 맛있는 이야기

3천200인분 바닷가재 사수작전… 식사시간이 다섯시간 늦어진 이유…

세기의 쉐프, 세기의 레스토랑

킴벌리 위더스푼 외|김은조 옮김|(주)클라이닉스|432쪽|1만5천원.

영화 ‘식객’의 주인공 성찬.

성찬은 황복 앞에 선다. 그때 심사위원들이 그가 만든 복요리를 먹고 독에 중독돼 쓰러졌던 장면이 성찬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 순간, 칼이 흔들린다.

하지만 성찬은 흔들렸던 칼을 다시 들어 황복요리로 한국 최고의 요리사가 된다.

세기의 쉬프들에도 이런 아픈 기억이 있을까?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를 꿈꾸는 생쥐 레미의 환상적인 요리 실력과 프랑스 요리의 진수를 보여준 애니메이션 ‘라따뚜이’, 일본 애니메이션 ‘미스터 초밥왕’, 허영만의 만화 ‘식객’ 의 공통점.

이들은 최고의 요리를 내놓기 전에 항상 위기에 빠진다.

그러나 멋진 상상력과 재치로 위기를 벗어나 명성을 얻게 되고 사람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는다.

쉐프의 최고 덕목은 음식에 손님을 위한 마음을 담는 것. 그렇지만 어떻게 해도 해결할 수 없는 위기에 빠졌다면…. 상상 속에만 있을 법한 이 일들이 현실에도 존재한다.

그 희안한 얘기들을 담아놓은 소중한 책이 ‘세기의 쉐프, 세기의 레스토랑’이다.

이 책은 미국, 영국, 이탈리아 등지의 스타 쉐프들 40명이 요리세계에 입문하면서부터 최고의 요리사가 되기까지 일어난 과정을 잘 묘사해냈다.

연말 저녁 식사 준비를 늦게 시작해 식사가 다섯 시간이나 늦어진 일, 3천 200인분의 바닷가재가 상해서 온 동네 바닷가재를 모두 끌어모은 일, 출장 요리를 나갔을 때의 실수, 요리사들과 홀 직원들이 모두 술에 취했던 사건들….

생각만 해도 아찔한 상황들을 40명의 쉐프들은 어떻게 대처해냈을까?

이 책은 요리에도 재치와 순발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 위기의 상황을 하나하나 넘겨나갈 때의 통쾌함과 안도감은 독자들에게 책장을 넘기는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요리에 관심이 있거나 직업으로 하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이 당혹스러운 상황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마치 자신이 그 상황들을 겪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자세하고 맛깔스럽게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세기를 대표하는 쉐프들은 하나같이 어떤 상황에서도 손님을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책임감을 잘 실천한다.

그 모습들을 통해 독자들을 ‘어떤 난관에 부딪치더라도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강안 의지만 있으면 극복하지 못할 일은 없다’라는 교훈까지 얻을 수 있다.

양푼에 밥을 비비는 순간, 스테이크를 굽는 순간, 레미가 요리하는 순간, 식객의 성찬과 봉주가 음식을 만드는 순간, 40인의 쉐프들이 음식을 하는 순간들의 공통점.

그건 요리에 대한 애정이 아닐까?

양푼에 밥을 한 가득 넣고 슥슥 비벼서 가슴에 끌어안고 먹는 것이 제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레이스가 달린 하얀 식탁보에 촛대와 빛나는 은접시들이 늘어서 있는 식탁에서 냅킨을 목에 두르고 먹는 고급스런 음식을 최고로 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음식이든 그 맛은 정직한 혀가 내릴 결정이겠지만은 양푼에 밥을 비비는 순간, 고급 스테이크를 굽는 순간, 라따뚜이의 레미가 요리하는 순간, 식객의 성찬이 음식을 만드는 순간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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