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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좇는 선…먹색의 아름다움…예술혼 깨우다

수원 수아아트스페이스 센터 내달 11일까지 ‘이정근 드로잉’전

 

선…면…입체….

먹이 가진 아름다움을 탐해 한국의 화가들은 지난 수 천년 간 그 진정한 색을 찾기 위해 방황하고 산야를 찾아다녔다.

먹색이 지닌 삶의 의미와 예술가들에게 주는 영감의 끝은 어디인지….

그 예술혼의 세계에 빠져들만한 기회를 수원 수아아트스페이스 센터가 마련했다.

지난 28일 전시에 들어간 ‘이정근 드로잉’전이 오는 2월11일까지 계속된다.

작가는 “먹으로 작업함으로써 작품에 대한 설명을 극소화 했다”며 느낌을 강조했음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이 작가는 “‘오늘은 무슨 색의 옷을 입을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와 같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와 감성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가 봤다”며 전시 작품을 일일이 설명하는 정성도 아끼지 않았다.

살아있는 선의 강한 에너지, 마음 속으로 빨려드는 먹색의 아름다움. 작가의 절제된 붓의 걸음걸이 속에 삶에 대한 탐구와 그의 예술혼이 느껴지는 듯 하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작가가 10년여 간 작업해 온 드로잉 작품 22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모든 미술의 기본이 되는 드로잉을 먹을 사용해 마치 일기 쓰듯 그려냈다.

한 장의 드로잉 작품에도 하룻밤에 다 풀어내지 못할 한 편의 소설 같은 서사가 숨어있다고 한다.

시인 기형도가 ‘다음날 아침 태양 보기가 부끄러워 백지가 주는 공포에도 불구하고 나는 쓰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작가도 하루하루 그리고 만들기를 주저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10여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많은 드로잉 작업을 해왔던 작가는 그 중 가장 역동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작품만을 골라 전시장에 내 놓았다.

작가는 “지금까지는 ‘자아를 찾아서’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전시회를 해왔는데 조금 더 즐거운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며 “인간에게 희망이 되고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것들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전시된 그림들은 버려진 붓이나 스폰지 등을 사용해 관객들에게 드로잉 작품을 통해 강한 속도감과 자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특히 하얀 종이에 먹을 재료로 표현한 선들의 조합은 허공을 날아가는 새 같기도 하고 바다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같기도 하며 바람에 움직이는 나뭇가지 같기도 하다.

무수히 많은 선 속에 움직이는 또 다른 선, 그 속에서는 그림에 집중하는 ‘나’를 그려볼 수도 있다.

조각가로 더 잘 알려진 이 작가의 드로잉 작품은 머릿속에서 입체화 시키면 또 다른 상상의 조형물로 날개를 달고 관객 앞에서 살아난다.

강한 듯 하지만 흘러넘치지 않고, 복잡한듯 하지만 간결하며 어려운 듯 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드로잉만의 마력에 빠져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문의)031-258-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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