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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라 폭소폭발 기대하시라

라듸오 데이즈

 

‘딴따라’.

연예인을 낮춰부르는 우리 한글의 다른 얼굴이다. 나의 어린 시절만해도 가수나 연기자가 되겠다는 아이는 “딴따라가 되어서 뭐가 될래”라는 부모의 핀잔을 듣기 일쑤였다.

그런 생각을 한번쯤 해봤지만 의기소침.

바로 다시 책상 앞에 앉아야했던 것이 어제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지금은 변했다. 실력이 받쳐주는 연기자와 가수 등은 공인이며 유명인으로 존경받고 추앙받는다. 여기에 부를 얻는 것도 당연시 된다.

그런 딴따라를 영화화했다.

식상할만한 소재다. 하지만 소재가 재미있다. 연예인이 아직 존재하지 않던 시대, 바로 1930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

이때부터 영화는 생소해진다.

여기에 웃음도, 왁자지걸 소동도 그리고 짝사랑도 감초로 들어갔다.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 비빔밥으로 여기는 외국인이 많다.

이 영화는 비빔밥이다. 또 1930년대 ‘딴따라’ 드라마에 천연조미료인 사랑을 담아냈다.

잠시 비치는 독립운동도 이 영화에서는 큰 흐름을 깨지는 못한다. 다만 비빔밥에 첨가된 재료일뿐.

충무로의 새로운 리더인 하기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라듸오 데이즈’가 31일 개봉한다.

하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냉혹한 현실인 일제시대를 살아가는 암울함이 아닌 딴따라로 살아가는 개인을 그리고 싶다”고 밝힌바 있다.

하 독은 1973년 소띠. 그만큼 가능성이 많은 감독으로 충무로의 주인공을 예비했다. 비상을 준비하는 독수리처럼.

딴따라 인생은 그 자체로 무척 개인적이면서도 대중적이다.

여기에 배우 류승범이 영화를 리드하며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류승범은 1980년생으로 여전히 젊다. 그런 그가 충무로로 대변되는 한국영화계의 거성이 되기 위한 준비를 마친 것 같다.

지난 2000년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데뷔한지 10년 가까이 흘렀다. 그에게 중견배우라는 표현을 쓴다해도 무리는 아닐듯 하다.

그는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년), ‘킬러들의 수다’(2001년), ‘피도 눈물도 없이’(2002년), ‘묻지마 페밀리’(2002년) 등에서 열연을 펼쳤다.

그의 형이기도 한 류승완 감독은 ‘아직도 더 커나가야할 배우’라고 여전히 칭얼댈지 모르지만 그의 작품에는 서서히 뜨거움과 배우로서의 연륜이 묻어나고 있는 진행형이다

그 시점이 바로 영화데뷔 6년만에 주연을 맡았던 ‘주먹이 운다’(2005년)가 아닐까.

이런 그가 코믹연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데뷔할때 스무살이었으니 절말 어렸죠”라며 “이젠 역할에 내 삶에 어떻게 호흡할까? 이 배역과 어떻게 같이 살아갈까 고민하는데…”라는 독백을 참조하지 않더라도 그의 연기변신과 삶의 농익음은 이 영화를 통해 확인된다.

이번 영화 라듸오 데이즈에서 그는 김사랑을 짝사랑하는 부잣집 도련님으로 나온다. 독립 투사로 나서지는 못하지만 그에게는 암울한 일제시대에 뭔가 해낼(?) 역할을 맡았다.

개성이 없는 듯한 술에 술타고 물에 물탄듯한 영화에서 그가 있기에 영화는 끊어지지 않으며 박장대소 속에서도 잔잔한 웃음과 감동, 그리고 인간애를 관객들에게 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여기에 드라마 ‘왕과 나’에서 어우동역로 열연한 배우 김사랑이 흥행배우라는 새로운 성과물을 얻어갈지도 개인적인 관심사다.

7명의 주연급 배우들이 포진한 ‘라듸오 데이즈’.

이 영화의 이야기 끈은 크게 두개로 나뉜다.

드라마 ‘사랑의 불꽃’ 창작과정과 이어지는 각각 개성살린 인물들의 개성담긴 에피소드. 테러리스트인 K가 숨겨둔 도시락 폭탄 테러.

하지만 도시락 폭탄테러는 드라마 사랑의 불꽃 엔딩씬에 파뭍혀 버린다.

감독의 의도는 여기에 있다. 배우들은 이 의도를 몸으로 연기로 버무렸다.

하 감독이 말했듯이 딴따라를 그린 이 영화에서 독립운동이라는 무거운 주제는 왠지 어렵다.

평단에서는 이 영화가 ‘웰컴 투 동막골’이 보여주려 했던 따스한 인간애를 다시 한번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연기자로서 재평가를 받은 김사랑, 기생 명월역의 황보라 등 조연배우들의 열연도 영화의 지루함(?)을 막아준다.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로 결코 무겁지 않은 웃음을 어떻게 선사할수 있을지….

할리우드 대작들에 열세를 면치 못하던 한국영화가 새해를 기점으로 다시금 나래를 펴고 있는 가운데 ‘우생순’ 신드롬을 일이킬 정도로 선전하고 있는 ‘우리 생애의 최고 순간’, ‘무방비도시’ 등에 이어 ‘폭소 폭탄’ 라듸오 데이즈가 그 바통을 이어받을지도 궁금하다.

무거운 주제를 너무 가볍게 다뤘다고 비난할 관객이라면 애초부터 이 영화는 보지 않는 것이 좋을듯하다. 영화는 픽션이며 가공이다.

감독이 밝혔듯이 ‘딴따라’의 삶은 국민에게 웃음과 감동, 눈물을 주는 역할이면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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