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아트팩토리가 내달 2일까지 여는 ‘한생곤’전. ‘반달 어머니’라는 작품이 순간 스치듯 들어온다.
머리에 짐을 이고 행상을 하며 가정을 꾸려가는 억척스런 어머니.
그 고단한 삶을 소란스럽지 않게 그려냈다.
이 작품은 집, 아기, 나무를 담은 반달 모양의 짐을 머리에 이고 가는 여인의 모습을 통해 우리들의 어머니를 떠오르게 한다.
자연이 준 열매를 온종일 주워 썩은 것은 소에게,
좋은 것은 농협에 팔아 또 다시 집안 동물들의
먹이를 구하는 것이 전부인 어머니의 시간….
‘어머니의 하루’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어머니의 일상을 독특하게 그려낸 작품 40여점이 향긋한 봄내음과 함께 향수를 자아낸다.
작가는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를 툭툭 떨구고 가듯 40여개의 화폭에 나름의 사연을 담고 있는 건 아닐는지….
그는 “물 긷고 나무하고 밥 먹고 일하고 밥 주고 달뜨면 자고 해가 뜨면 일한 것이 딱 어머니의 하루”라면서 “그 영원의 사랑과 희생, 어머니의 하루를 담을 수 있어 감사했다”고 소회한다. 100호 이상의 대작들이 주를 이루는 이번 전시는 ‘길바닥 재료’에 기성의 천연안료를 더한 색채실험을 시도해 더욱 눈길을 끈다.
노란버스를 개조해 전국을 여행하는 화가, 한생곤의 시각으로 만나보는 우리 어머니.
‘어머니의 하루’전은 잊혀질듯 잊혀지지 않는 가슴 속 깊이 숨은 모정에 대한 그리움을 자아내는 시간이 될 것이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