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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추억 성장기’ 그속으로 부르릉~

어른이 되려는 소년 따라 떠나는 스쿠터 여행
읽다보면 어느새 삶·사랑 아련한 기억 떠올라

바이바이 베스타

박형동 글|애니북스|160쪽|8천 900원.

탈탈탈…탈…탈… 스쿠터를 타고 봄바람을 헤치며 달리는 길.

벚꽃이 화려하게 시선을 수놓고, 햇살은 세상에서 가장 익숙한 표정으로 내게 말을 건네며 환상처럼, 부드럽게 사라져간다.

아무 곳에나 무작정 내려 망원경을 들고 누군가의 일상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

이 책은 ‘방황의 시기’를 석양에 머물 듯 홀연히 사라진 그림자 처럼 그린다.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박형동의 만화 ‘바이바이 베스파’는 삶과 사랑의 ‘성장기’에 느낄 법한 미묘한 불안감, 지난 사랑의 애틋함, 눈이 부시도록 찬란한 순간들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사랑은 시원하게, 관계는 느슨하게, 생활은 지루하게….

특별할 것도 없는 그 움직임을 따라가다보면 누군가의 일상을 엿보는 듯한 쾌감이 느껴진다.

그 중 ‘내 인생의 만화’로 잘 알려진 ‘바이바이 베스파’는 더 이상 아이로 머물 수 없음을 깨닫게 된 소년의 이야기다.

소년은 목숨 같았던 락 밴드도, 말썽만 피우던 여자 친구도 모두 버리고 스쿠터 베스파를 타고 성장 여행을 떠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소중히 여겼던 것들을 놓아버려야 한다는 것일까?

이 책은 변화의 순간에 무엇인가를 떠나보내고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를 감성적으로 표현했다.

박형중의 만화는 빽빽한 칸 속에 슈퍼히어로를 가두거나 아슬아슬한 스토리에 ‘완전 뻔한’ 해피엔딩을 주조하지 않는다.

그럭저럭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특별히 드러나지는 않는 자신의 이야기, 연인의 이야기, 상상 속의 이야기를 독특한 화법으로 풀어낸다.

또 그림과 그림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마음껏 상상할 수 있게 했고, 익숙한 캐릭터의 특성을 재치 있게 변주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치로 사용하기도 했다.

속닥속닥 누군가의 비밀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나의 고백을 메아리처럼 듣는 시간.

‘톰과 제리의 사랑’, ‘스노우 라이딩’, ‘밍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소녀’, ‘그랜드마마 피시’, ‘바이바이 베스파’까지 다섯 개의 정류장을 지나는 동안, 때로는 불안하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했던 지난날의 수많은 선택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베스파’, ‘시티100’, ‘토모스’, ‘야마하 비노’, ‘혼다 퓨전’을 타고 내 마음 속 도로 위를 마음껏 달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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