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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뿔났다

미스언더스탠드(Misunderstand)

 

대학 졸업과 동시에 임신 사실을 당당히 밝히고 결혼을 하겠다는 첫째딸.

공부는 않고 취업을 하겠다는 둘째딸.

곱게 키워 놨더니 자신이 가고 싶은 대학에만 가겠다는 셋째딸.

철없이 어른들 얘기에 끼어들기 잘하는 막내딸은 게이 남자친구까지 있단다.

‘분노의 힘으로 우릴 바꾼 사람은 바로 우리 엄마다./ 엄마는 세상에서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멋있었다./ 엄마가 알고 지내던 그 누구보다 부드럽고 멋진 여자였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고 엄마도 변했다./ 엄마는 분노를 배웠다’

엄마의 분노는 그렇게 시작된다.

분노는 사람을 바꾸기도 한다.

마음껏 화를 분출하고 난 뒤의 허탈함은 처해진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게 만드는 지침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미스언더스탠드’, 이렇다 할 광고는 하지 않았지만 항간의 입소문을 타고 은근한 파괴력을 지닌 영화로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그 소문은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하는 호기심으로 관객들을 기다리게 하고 있다.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로맨스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지만 드라마로 느끼기에 충분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코미디…로맨스…드라마의 범주 안에 있는 덩치 큰 반전도 즐거움을 선사한다.

전직 메이저 리그 야구선수이자 라디오 DJ인 이웃집 남자 데니 데비스 역의 캐빈 코스트너도 매우 반갑다.

오해, 분노, 웃음이 관객들의 심리와 절묘하게 만나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중년의 한 여성으로 분한 배우 조안 알렌.

매력적인 여성이며 엄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지갑 하나만 달랑 들고 여비서와 눈 맞아 외국으로 달아났다면?

이때부터 테리는 배배 꼬이고, 알콜 중독자 처럼 술을 마셔대고, 기운 빠진 독설을 내뱉기 시작한다.

자꾸만 까칠해지고 이런 기회를 틈타 잠자리를 은근히 바라는 듯한 이웃집 남자는 더 짜증난다.

배신당해 본 사람은 안다.

영원히 변하지 않을 거라 믿었던 사랑이 변하는 것이 당연한 것 처럼 끝나 버릴 때, 배신감은 분노로, 분노는 인정하고싶지 않은 절망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을….

하지만 다시 바른생활 엄마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안쓰러운 테리, 후회와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불쌍한 엄마.

이 영화의 원제는 ‘The upside of anger’다.

‘분노의 꼭대기’ 정도로 해석하면 될까?

국내에는 ‘미스언더스탠드(Misunderstand)’로 개봉된다. 미국적 사고와 한국적 정감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영화에서 ‘분노’는 표면적인 주제일 수도 있다.

‘오해’라는 부분에 더 비중을 둔 것은 이 영화의 이면을 조금 더 드러내 보이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개봉명을 왜 ‘미스언더스탠드(Misunderstand)’라 했는지 알고 싶다면 영화를 꼭 봐야 한다.

이 영화는 미국 개봉에선 첫주 167개 극장에서 3주간 제한 상영한 후, 다음 주말 3일 동안 403만불의 수입을 기록, 주말 박스오피스 8위에 올랐다.

소리없이 강한 영화, 소문만큼 강한 영화가 바로 27일 개봉되는 ‘미스언더스탠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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