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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복수해주겠어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 억압하는 사회풍자 페미니즘 걸작 평가받아

에덴의 악녀

페이 웰던 글|김석희 옮김|쿠오레|330쪽|1만원.

“당신은 악녀야!”

이 한마디가 당신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요즘은 ‘악녀 바이러스’도 있다는데, 이 바이러스는 남자들이 침을 질질 흘리게 만드는 힘이 있는가 하면 섹시함으로 남자를 홀려 마음을 빼앗는 강력한 마력(?)을 가지고 있단다.

주인공 루스에게 이 악녀 바이러스가 침투했다.

본래 루스는 185센티미터의 키, 매부리코, 턱에는 털사마귀가 있고 덩치 좋은 가정주부였다.

그의 남편 보보는 준수한 외모에 잘나가는 회계사고….

그렇다, 루스의 남편이 바람났다.

아예 드러내놓고 바람을 피운다.

그 여류작가의 이름은 메리피셔이며 돈도 잘 벌고, 금발에, 예쁘까지 한데다 섹시함이 줄줄 흐르는 여자다.

루스는 스스로를 ‘현모양처’라 생각했다. 그런네 남편은 “난 이제 당신의 본성을 알았어. 당신은 최악의 여자야.…사실 여자라고 할 수도 없어. 당신은 악녀야!”라고 내뱉는다.

적반하장도 유분수! 뭐 낀 놈이 성낸다고, 남편 보보는 아내를 악녀로 만들어버렸다.

그 때, 루스는 배신한 남편과 남편을 유혹한 여류작가에게 복수할 것을 다짐한다.

이미 남성을 중심으로 견고하게 형성된 가부장적 사회에서 가정밖에 모르던 루스는 과연 어떻게 복수를 할까?

진정한 악녀로 변신하기 위해 다리 절단 수술까지 한다는데….

이 책은 단순히 불행한 여인의 복수를 다룬 소설이 아니다.

처음 발표되자마자 ‘페미니즘 문학의 걸작’이라고 평가받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강지처를 버린 남편과 그 정부에 대한 복수가 소설의 뼈대이기는 하지만 복수극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회적 환경에 대한 통찰과 비판이 토실토실하게 살을 이루고 있기 때문.

페미니즘 작가인 페이 웰던은 어머니, 아내, 며느리라는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악녀’의 삶을 시작하는 루스의 행보를 통해 법제도와 종교, 성형의학 등 여성을 억압하고 조종하는 대표적인 사회권력기제들을 풍자하고 조롱했다.

소설의 묘미를 살려주는 빠른 이야기 전개, 날카로운 심리묘사, 뜻밖의 반전을 통해 독자들을 몰입하게 하는 힘을 가진 작품이다.

여성들의 발칙한 상상, 재미있고 신나는 세상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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