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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판화로 다시 태어나다

수원화성홍보관 내달 20일까지 ‘~그 뜻을 새기다’展
남한산성 지화문·화성 장안문 등 대작 판화 18점 전시

 

나무의 숨결을 따라 자연, 사람, 삶의 지도를 새긴다.

땅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가야 할 길의 지도….

자연의 거친 숨결을 매끄럽게 갈고 닦아 낸 길은 실로 엄청난 내공이 필요하다.

날카로운 칼끝이 스미듯 파고 드는 그 단단함속의 처절한 파괴(?)는, 곧 꺾이지 않는 세상을 주조(主彫)해내는 판화가 김억의 힘이다.

시공(時空)은 기억된다.

김 작가는 “판화는 풍경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통해 예술적 조형성을 드러내는 분야이기에 오랜 시간의 흔적과 열정이 담긴다”며 “오롯이 일 년을 구상하고 한 작품을 보름 동안 다듬으며 곱씹어 찍어야 한다”고 되뇌였다.

역사와 삶이 만나는 장소, 수원 화성을 목판에 담아낸 김억.

수원화성홍보관 기획전시실에서 다음달 20일까지 열리는 ‘수원화성 그 뜻을 새기다’전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판화가 김억이 공간을 재해석하고 그 의미를 나무에 새겨낸다.

화성이라는 장소의 정체성을 재해석한 그의 작품들은 무언가 마음속을 시원하고 묵직하게 관통하는 느낌.

그렇기에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향해 말로는 다 형언해 내지 못하는 감탄을 자아내는 지도 모르겠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화성의 유려한 풍광(風光)을 담은 대작 18점을 전시했다.

화성뿐만 아니라 수원에 터를 닦고 생활을 꾸려나가는 사람들, 새로 솟아오른 건물들, 이름모를 풀꽃까지 양과 음의 선율을 느끼는 듯 하다.

그는 “화성은 소중한 역사적 유물이며 건축물이 지니는 미적 가치나 조형성이 완연히 살아난다”며 “지금도 역사의 흐름 속에 있는 유적의 현대적 풍경과 현대인들의 공간을 표현했다”고 이번 전시 작품들을 설명했다.

그 스케일은 크지만 보는이로 하여금 주눅 들게 하지 않는다.

절경을 그려낸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한 편안함이 착각처럼 느껴질 정도다.

“판화는 특별하지는 않지만 정제된 작업이기 때문에 조형적인 부분을 어떻게 보여줄지 깊이 생각하고 표현하는 예술이다”는 그의 말이 머릿속을 맴돈다.

인문학적 상상력과 일상이 공존하는 화성의 과거와 현재.

봄길 위의 장대한 화성의 모습들을 눈에 새기고 판화를 통해 가슴에 길을 활짝 내어볼 때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 의미 있는 발자국을 찍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 ‘수원화성 그 뜻을 새기다’전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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