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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과 저승이 만날때…

고양어울림누리서 오늘부터 13일까지 연극 ‘오구’
죽음 앞둔 노모 극락왕생 의식통해 삶 되돌아보는 계기 마련
춤·노래로 표현한 굿 ‘장례 축제’ 희화화·사실적 연기 눈길

어느 시골 마을의 한 노파.

그는 설핏 낮잠을 들다 꿈에서 저승사자와 남편을 만난다.

죽음을 예감한 그는 아들을 불러놓고 저승 갈 준비를 해야겠다며 ‘산 오구굿’을 해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한다.

오는 4일부터 13일까지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오구’는 장례, 죽음을 둘러싼 모습들을 그대로 보여주는데 주안점을 둔 작품이다.

‘오구’는 ‘오구굿’의 준말, 죽은이가 생전에 이루지 못한 소원이나 한을 풀고 극락왕생을 바라는 무속의식을 가르킨다.

하지만 극에서는 산사람을 위해 이 굿을 한판 벌인다.

바로 노모(강부자 분)가 아들에게 해달라고 떼쓰는 굿이다. 이 굿을 하면 그 사람은 죽어서 극락왕생 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아들은 노모의 소원대로 동네 박수무당 ‘석출’을 불러 흥겹게 굿판을 벌이고, 그 중간에 노모는 ‘나 갈란다’라는 한마디 만 남긴 채 숨을 거둔다.

 

죽음과 삶의 중간 매개로 굿을 벌임으로써 이 극에서는 삶과 죽음, 회한 등을 모두 녹여낸다.

작품의 부제가 ‘죽음의 형식’이듯 연극 ‘오구’는 장례와 일정한 거리두기를 하며 비극적인 특성 못지않게 웃음, 해학, 희극성을 강조한 코미디 같은 인상을 주기까지 한다.

전통적인 장례라는 것이 한없이 슬픈 것이 아닌 축제의 성격으로 희화한 점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이 작품은 초상집이 일상적인 생활공간으로 그려지면서 이승과 저승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는 우리 고유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오구’를 말할 때 ‘전통연희극’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이는 작품에서 일반연극과 같은 배우들의 사실적인 연기부분과 굿과 각종의식으로 표현되는 춤, 노래 같은 부분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선 국민배우 강부자를 필두로 연희단 거리패의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총출연해 굿에 있어서도 최고의 공력을 보여준다.

문화게릴라로 불리며 한국의 대표적 연출가로 평가받는 이윤택이 직접 쓰고 연출한 ‘오구’는 고양문화재단이 한국 연극 100주년을 맞아 마련한 기념작품이라는 것도 눈여겨볼만하다.

4~13일. 금 오후 8시, 토·일 오후 5시.(금·토·일 만 공연)

효자효부석 3만원, 으뜸자리 2만5천원, 좋은자리 1만5천원.

문의)1577-7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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