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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분방 환상 기교 시간이 멈춘듯 황홀

피아니스트 손열음 리사이틀

 

‘시간을 잃어버린다’.

18일 저녁 고양 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손열음씨의 피아노리사이틀에서 맞았던 감흥은 한마디로 시간이 멈춰선 느낌이었다.

고전주의시대의 음악은 그 강건함 때문에 명상곡 같은 느낌으로 조금 무거운 감이 있다.

그러나 손씨가 이날 리사이틀 첫곡으로 선보인 ‘하프시코드 소나타’에선 이와 반대로 소박함이 묻어나며 정감있는 연주에 몰래 흥을 일으켰다.

특히 풍부한 선율을 타고 흐르는 경쾌함 속의 자유분방함은 새삼스럽기까지 하다고 할까?

손씨는 이번 연주회에서 갈루피의 ‘하프시코드 소나타’를 비롯해 스크리아빈의 ‘연습곡’·‘소나타 9번’, 슈베르트의 ‘즉흥곡 D935’, ‘리스트의 ‘비엔나의 야회 6번’ 등을 선보였다.

쇼팽의 애잔함이 연상됐던 스크리아빈의 ‘연습곡’과 아름답고 화려한 기교가 빛났던 리스트의 ‘비엔나의 야회 6번’ 등도 돋보였다.

하지만 이번 연주회의 하이라이트는 난해한 곡으로 알려진 스크리아빈의 ‘연습곡’(2번, 42번, 8번)이었다.

이 가운데 연습곡 8-12번에서 손씨는 등을 활처럼 구부린 채 격정적으로 연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주가 힘에 부쳤던지 이 곡의 연주가 끝나자 그의 오른팔이 뒤로 내쳐졌다.

연주가 좋았던 만큼 아쉬움도 컸던 자리였다. 중간 휴식 전에는 청중들의 기침 소리가 잦아 손씨가 감정을 잡기 위해 건반 위에서 손을 올려둔 채 잠시 머뭇거리는 일도 몇 차례 이어졌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청중들의 잦은 기침소리 때문인 듯했다.

하지만 연주에 몰입하기 위해 애쓰는 손씨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그럼에도 그의 연주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또한 커튼콜이 이어지는 가운데 객석을 빠져나갔던 청중들의 무대 매너도 한번 쯤 생각해볼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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