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은 때이른 불볕더위와 함께 왔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기온은 겨울에서 여름으로 바로 넘어간 듯한 계절의 혼동마저 일으켰다.

봄 같지 않은 봄 날씨에 경기지역 유통업체들의 올해 봄 장사는 한마디로 ‘죽 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유통업체들은 이미 망쳐버린 봄 장사에 연연해 할 시간이 없다.

24일 실종됐던 봄이 돌아왔지만 이미 경기지역 유통업체는 여름맞이에 한창이다.

◆봄 같지 않은 봄이 미워라= 유통업계에 있어 봄은 대대적인 정기세일을 포진해 놓은만큼 중요한 계절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 유통업계의 봄은 연일 계속된 한여름 날씨에 정기세일의 약발마저 떨어트렸다.

수원지역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올해 봄을 맞아 고객몰이를 위한 대대적인 정기세일과 함께 특별한 이벤트 등을 진행했었다”며 “하지만 매출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역신장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어 “간절기 의류 판매를 위해서는 덥지도 그렇다고 춥지도 않은 봄날씨가 있어야 하는데 올해는 겨울에서 여름으로 바로 넘어간 듯 봄 다운 날씨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른 할인마트도 마찬가지였다.

수원지역 대형할인마트 관계자는 “올해 계속된 불볕더위에 봄 의류 매출이 30% 가량 하락했다”며 “실종된 봄에 매출도 실종됐다”고 말했다.



◆봄 매출의 손해, 여름 매출로 만회하자= 연일 지속된 불볕더위 탓에 봄 매출의 쓴 맛을 본 경기지역 유통업계는 매출 회복을 위한 여름맞이에 한창이다.

애경백화점 수원점은 대부분 매장 디스플레이를 여름 의류로 바꿨다. 이와함께 다양한 여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7일까지 1층 옥외행사장에서는 피에르가르뎅 선글라스를 3만원에, 니나리찌 양산을 1만원에 판매한다.

애경백화점 선글라스 매장 관계자는 “올해 선글라스 매출은 지난해보다 확실히 좋다”며 “전년대비 30%이상 매출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름같은 뜨거운 날씨에 선글라스를 찾는 고객들이 많고 특히 주말 나들이 계획을 세운 고객들이 선글라스 구매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애경백화점 수원점은 여성의류 초여름상품 기획전도 진행한다. 마리끌레르 블라우스와 바지를 각각 6만9천원, 7만9천원에 판매하고 파비안느 티셔츠와 바지, 재킷을 각각 2만원, 3만원에 판매한다. 꾸즈 티셔츠와 니트는 1만원, 2만원에 NII 티셔츠와 반바지는 각각 1만원, 1만5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

홈에버 병점점도 다양한 여름 상품을 준비해 고객몰이에 한창이다.

1만1천500원 하던 수박(5kg미만)을 6천900원에 초특가 판매한다. 이와함께 ‘여름아동복 초특가 대전’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아동브랜드 오후 티셔츠를 2천원부터 7천원까지 판매한다. 컬리수, 헌트키즈 티셔츠, 유솔티셔츠를 2천원에 판매하는 균일가전도 진행한다.

25일에는 시원한 청대방석을 100개 한정해 500원에 판매하고 26일에는 대나무 등받이를 100개 한정, 1천500원에 판매한다.

모시 런닝과 트렁크도 각각 1천500원에 판매한다.

홈플러스 동수원점은 오는 30일까지 에어컨 예약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하우젠 홈멀티 에어컨을 185만원에 판매한다. 에어컨 구매 고객에게는 10개월 무이자 행사와 함께 10만원 상품권도 증정한다.

이와함께 홈플러스 선풍기도 3만4천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 동수원점 관계자는 “올해 봄은 봄 같지 않은 날씨에 확실히 매출이 떨어졌다”며 “봄 상품에서 떨어진 매출을 여름 상품 매출로 만회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