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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초대석] 김진춘 道교육감

“단 한 번에 목표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고 해서 포기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몰입교육, 학교 자율화가 지금 당장 실행 목표를 달성하지 않더라도 꼭 가야할 길이고 옳은 길이라면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낮은 단계에서부터 천천히 나아가야 합니다.” 요즘 경기도교육청은 하루가 멀다 하고 열리는 집회, 규탄대회 등으로 시끄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영어공교육 강화를 위해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수업, 영어몰입교육을 추진하겠다는 계획과 더불어, 말도많고 탈도많은 학교자율화 환영 등의 뜻을 김진춘 교육감이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육감은 경기교육의 미래를 위해 영어공교육과 학교 자율화는 필수불가결 요소라고 자부하고 있다. 세계를 이끌 수 있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뜻을 알릴 수 있는 영어가 꼭 필요할 뿐 아니라 지금처럼 획일화된 교육에서는 다양한 인재가 창출되기 어렵기 때문에 학교에 자율권을 줌으로써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그의 뜻이다.

김 교육감은 특히 학교 자율화 계획과 관련, “방지턱(지침)을 없애면 과속하지 않겠냐는 말을 하는데 있지 말야할 곳에 있는 방지턱을 치우겠다는게 뭐가 잘못된 것이냐”며 “다른 선진국들은 100km/h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데 우리는 방지턱 때문에 터덜터덜 달릴 수 만은 없다. 우리도 불필요한 지침들은 없애고 선진화된 교육을 향해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960년 교육계에 입문해 반세기를 교육에 매진한 김 교육감을 만나 경기교육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평소 주창하고 있는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방향은.

▲경제는 현재이고 교육은 미래다. 교육이 잘 되고 교육을 통해 바른 인성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들이 길러질 때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다.

저는 대한민국의 희망을 교육에서 찾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희망 경기교육’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글로벌 인재 육성’을 경기교육 비전으로 제시했다.

글로벌 인재는 경쟁력의 핵심인 지식·정보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력, 외국인들과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외국어 능력, 강한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강관리 능력,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 세계인들과 어울려 조화롭게 살아가는 지혜 등을 갖춘 인재를 말한다. 이와 함께 뚜렷한 비전과 창조적인 도전정신도 글로벌 인재들에게 필요하다.

경기교육은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특정 분야에서 영재성을 찾아내서 계발시켜 누구나 경쟁력 있는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고자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생들 모두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정신으로 글로벌 인재가 되겠다는 꿈을 가꿔 나가도록 지원하고 있다.

-새 정부의 교육정책과 관련된 도교육정책은.

▲교육은 다양화·특성화·자율화돼야 한다. 학교마다 자율적으로 다양화·특성화된 교육을 제공해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소신이다. 교육을 다양화 특성화 한다는 것은 학생 개개인의 차이를 인정하는 데서 교육을 출발시키겠다는 것이고, 교육의 자율화는 지역마다, 학교마다 여건에 따라 특성화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다는 것이다.

이미 3년 전부터 추진해 온 이러한 경기교육 정책은 학교교육의 다양화를 유도하고자 하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 방향을 선도한 것이라고 자부한다.

특히 영어 공교육 완성을 위해서는 지난 3월27일 발표한 바와 같이 2011년까지 모든 영어수업을 영어로 진행할 수 있도록 영어교사 연수를 강화하고, 신규 영어교사 임용시에도 이를 반영해 우수한 영어교사를 선발할 것이다. 영어전용교실 확충, 초등 영어수업 확대 등을 위해서도 노력해 나갈 것이다.

이밖에도 교원능력개발평가, 기초학력 미달 제로 플랜, 세계적인 과학기술인력 양성 등 새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들을 우리지역 실정에 맞도록 수용해서 경기교육을 글로벌 스탠다드까지 올려놓도록 하겠다.

-시·도교육청 및 지역교육청으로의 업무 이관으로 인한 장단점은.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던 권한을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교육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획일화된 교육이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소질과 적성이 다르듯이 16개 시·도 역시 환경과 여건, 교육에 대한 기대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지역 실정에 맞는 교육정책을 펴 나가야 할 것이다.

시·도교육청이나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29개 지침을 폐지해 교육의 자율과 자치의 밑바탕을 마련하고 학교교육의 다양화를 유도한다는 교과부의 발표에 대해서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환영한다.

이번 학교 자율화의 큰 방향은 학교가 다양하고 질 높은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운영 등 학교 운영에 관한 권한을 학교장 등 학교 구성원들에게 돌려주고, 초·중등교육에 관한 교육감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는 데 두고 있다. 학교의 자율경영 능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들도 있지만 학교장들이 권한 행사 능력도 갖추고 있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역사도 13년이나 됐으며 학부모들의 참여 의식도 높아진 관계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

-영어교육에 대해 일부에서 반발 여론이 많은데.

▲교육은 30년 후의 미래를 바라보고 해야 한다. 우리 학생들은 어른들보다 한 세대 뒤의 이 나라를 책임질 인재들임을 전제로 모든 교육은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한 세대, 30년 후의 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더 글로벌화 된 세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 학생들에게 무엇보다도 먼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줘야 하는데 외국어 사용 능력은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 요소 중 하나임을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영어 공교육 완성을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영어교육 확대를 반대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여건이 갖춰질 때까지 이대로 가만 있어야 하는가 묻고 싶다.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교육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때를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제 눈을 밖으로 돌려야 할 때다. 교사도 학생도 경쟁상대는 우물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초월해 온 세계가 경쟁 상대라는 것을 인식했으면 좋겠다.

-경기도교육청의 명품학교 자랑을 하자면.

▲제가 명품교육을 하자, 명품인재를 키우자고 하니까 일부에서 학생이 상품이냐, 사람을 물건 취급을 하느냐라고 반발들을 한 적이 있다.

본래 명품이란 말은 우리 고전에서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동양의 고전(古典)인 소학(小學)과 남사(南史)에서 훌륭한 인재를 명품(名品)으로 지칭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학 총장들께서도 명품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공언하는 등 일반화가 된 것 같다.

도교육청에서는 도내 모든 학교들이 자율적으로 다양하고 특성화된 명품교육을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켜 나가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자랑과 전통, 특색이 있는 학교, 최신(New), 최초(First), 최상(Best)의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 ‘1교 1명품교육 창출’을 목표로 명품교육 프로그램 인증제를 운영하고 있다. 도내 전 학교를 대상으로 교육활동 전 영역에서 각 학교마다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를 토대로 초등 100개교, 중등 100개교, 총 200개교를 심사를 통해 선정·운영하게 될 것이다. 또한 명품교육 프로그램 인증제에 응모한 학교는 계획, 실행, 성과 단계에서 도, 지역단위의 컨설팅단이 지원되며 지역교육청의 협조를 받게 된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초등학생 대상 (성)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도교육청 나름대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 예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우선 지난달 25일 유·초·특수학교 교장 795명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 및 생명존중 교육을 실시해서 학교별로 성범죄 예방교육에 철저를 기하도록 당부를 했다. 또 경기지방경찰청과 함께 성폭력 및 유괴 예방을 위한 학교를 찾아가는 안전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단막극, 마술, 댄스, 동영상, 노래 등을 통해서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실천에 옮기도록 하고 있다.

피해 학생을 위해서는 아주대학교에 설치된 ONE-STOP 지원센터를 통해 성폭력 피해자들의 심신 치료를 지원하고 있으며, 각 지역교육청별로 설치된 상담 네트워크단을 통해 성폭력 피해 학생들이 다시 학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교육 계획과 예방 자료를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우리 사회 전체가 보호막이 되지 않으면 역부족이 아닌가 한다.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은 물론 모든 폭력범죄가 근절돼야 어린이들에 대한 폭력이나 유괴 같은 범죄도 사라지리라고 본다.

-경기도와 학교용지부담금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데.

▲현재까지 도에서 미전입액된 학교용지매입비는 9천660억원이다. ‘학교용지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에는 학교용지 매입비의 50%는 도에서 부담하고, 50%는 교육청에서 부담하도록 돼 있다.

법이 시행된 1996년부터 2007년까지 349개교에 소요된 학교용지 매입비용은 총 3조186억원이고, 이중 50%인 1조5천94억원을 도에서 부담해야하는데 지금까지 5천434억원만 부담했다. 도부담금 미전입으로 교육청 분할상환 채무액은 8천307억원에 이른다.

이러한 상황이다보니 더 이상 경기도가 법정부담금 부담을 미룰 경우에는 교육사업비에 투자될 재원을 잠식하면서까지 도교육청에서 부족전입금을 충당해야 하는 실정이고, 향후 투자재원이 부족해서 정상적인 학교신설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에 있습니다마는 경기도에서는 정부기관의 유권해석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추가적인 신설요인에 따른 재정부족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학교설립을 유발하는 개발사업은 경기도부담금 전입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동의해 줄 수 없는 현실이다.

앞으로 도교육청은 경기도와 사소한 책임공방은 배제하고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도부담금이 조속히 전입 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

-경기도의 교원문제에 대한 대책은.

▲초등교원의 경우는 법정정원 3만2천540명, 교육부 배정정원은 3만1천953명으로 확보율은 98.2%다. 부족정원에 대해서는 경기도교과전담배치기준을 별도로 정해 205명을 전일제 강사를 채용해 활용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인건비 61억5천만원은 자체예산을 책정해 운영하고 있다. 중등교원의 경우는 법정정원 4만5천564명, 교육부 배정정원은 3만5천449명으로 확보율은 77.8%다. 부족정원의 일부인 1천572명을 전일제 강사로 대치하고 있고 소요 예산은 약 472억원이다. 부족한 교원을 충원하기 위해 2007년 3월 이후 총 7회에 걸쳐 교과부에 건의, 설명 및 협의회를 통해 2008년에는 초등교사 830명, 중등교사 1천508명이 증원됐다. 앞으로도 교원 정원 증원을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

-교육에 대한 평소의 지론은.

▲교육은 미래를 창조하고 미래를 책임지는 일이다. 지금 이뤄지는 교육에 의해 20년, 30년 후의 미래가 결정된다. 따라서 저는 ‘교육만이 희망이다, 교육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렸다’는 신념하에 ‘미래사회는 좀 더 발전된 지식정보 사회이기 때문에 가치 있는 지식정보 창출능력을 지닌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창조해 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저는 수도권 지역인 경기교육의 정체성 확보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수도권 교육의 정체성이란 경기교육을 통해 국가는 물론 세계를 이끌어 갈 글로벌 인재를 다수 양성하자는 것이다. 모든 학생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자기만의 특정 분야에서 영재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찾아내서 계발시켜 누구나 경쟁력 있고 행복한 사람으로 만드는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의 희망을 창조하는 경기교육의 특성화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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