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 오피넷(www.opinet.co.kr)에 게재된 도내 일부 주유소의 공시가격과 실 판매가격에 차이가 있는 것과 관련<본지 4월24일 1면> 이번에는 인근 주유소끼리 담합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한국석유공사와 도내 주유소들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국제유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주유소의 기름값을 공개, 기름값 경쟁을 통한 가격 안정을 꾀하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는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부 주유소들이 가격 공개 이후 기름값 하락 경쟁을 펼치기 보다는 인근 주유소 간에 암암리에 가격 담합을 모의, 기존의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 도입 목적인 자율경쟁을 통한 가격하락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본지가 지난 주말동안 도내 주유소들의 기름값을 비교해 본 결과 성남시 중원구 H주유소의 경우 ℓ당 휘발유는 1천738원, 경유는 ℓ당 1천683원이었고 H주유소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P주유소는 ℓ당 휘발유가 1천737원, 경유는 ℓ당 1683원으로 휘발유 가격이 1원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또 수원시 권선구에서 100여m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한 S주유소와 J주유소도 휘발유와 경유를 ℓ당 각각 1천685원과 1천645원에 판매해 담합 의혹을 사고 있다.

이밖에도 안양시 동안구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는 G주유소와 S주유소는 휘발유를 ℓ당 1천728원으로 같은 가격에 판매했고 경유는 ℓ당 각각 1천699원과 1천698원에 판매하는 등 도내 일부 주유소간의 담합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수원시 권선구의 한 주유소 소장인 A(35) 씨는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을 가동하기 전에는 인근 주유소들의 기름값이 10~20원 정도씩 차이가 났지만, 가동 후에는 1~2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서 “겉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일부 주유소가 가격을 담합한 게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성남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B(36) 씨도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이 가동되고 며칠 후 인근 주유소 사장들이 모여 일정 가격 이하로 떨어뜨리지 말자고 약속을 했다”며 “인근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사이끼리 서로 지나치게 경쟁을 하면 마진을 남기기가 어려워 암암리에 이런 약속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름값 담합 의혹에 대해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담합의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 가동 이후 인근 주유소들끼리 서로 경쟁이 붙어 공시가와 실 판매가가 다르면 신고를 하는 등 서로 견제하고 있다”고 담합 의혹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