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의 미묘한 움직임에 이끌려 글자 앞에 서면, 묵향이 은은하게 번지면서 검은 꽃이 핀다.
만개하는 꽃을 볼 때마다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바라볼 줄 알게 된다.
전서, 예서, 행서, 초서, 해서 등 저마다 다른 향취와 풍격을 지니고 있는 글씨체들은 서예가들의 기질, 성격, 마음과의 만남.
단정하고도 활발한, 그윽하면서도 유쾌한 작품들 앞에서 작가의 마음 색을 가늠해보는 일은 보는 이들에게 또 다른 깨달음을 준다.
사랑 가득한 달 5월, 안양 롯데화랑은 12일까지 ‘사랑과 감사로 핀 붓 꽃’전을 연다.
안양여성서예가협회 작가들의 향기가 가득한 서예전.
바쁜 일상 속에서도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자신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는 안양여성서예가협회 회원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전통과 현대가 만난 새로운 형식을 담은 40여점의 작품들로 선이 가진 생명력을 보여줄 예정.
발묵의 효과, 여백의 미, 문자의 조형성 등 다양한 표현을 통해 오늘날의 서예가 가야할 길을 제시하는 뜻깊은 자리다.
김영남, 이남아, 이혜숙 등의 작가들은 회화성이 부각되는 작품들을 통해 부진한 서예계의 창작열기를 유도하고 새로운 형식을 선보일 예정이다.
규범과 조화, 균형과 변화, 통일, 내면의 세계를 붓을 통해 드러내는 과정은 조형의 규율, 마땅히 우리가 지켜내야 할 자세들을 소리 없이 말하곤 한다.
서예는 미적인 아름다움뿐 아니라 개인의 사상과 이념, 상징하고자 하는 바를 함축하고 있다.
작가들은 명언, 시를 통해 세상을 노래하는가 하면 자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들들 정성스럽게 담아 냈다.
안양여성서예가협회는 도 미술대전 등 수상자들이 모여 함께 활동하는 20년의 전통을 가진 단체다.
그 중 45년 동안 먹의 깊은 향과 함께 한 회장 김영남 씨는 해마다 안양롯데백화점에서 소망 및 가훈을 써드리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기도 하다.
주부, 어머니로서의 역할은 물론 사회활동을 병행하며 전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들.
이번 전시회의 관람객들은 작품을 통해 저마다 아름다운 향기를 가진 꽃 한 송이를 가슴에 가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문의)031-463-2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