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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초대석] 구자흥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관장

 

 

 

 

구자흥 관장(61).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하 안산문예당)에 그는 지난 2007년 1월에 첫발을 들여놨다. 푸른 기운이 넘실대는 안산의 고즈넉한 산야에 놀랐을만한 그는 “극장예술은 삶의 진실을 파헤치고 그려내는 작업이며 그것을 목표로 합니다”라고 생각을 펼쳐낸다.

거짓말 같이 맑은 본성, 무대 위의 열정이 관객들의 마음속에 가득했던 삶의 본능을 이끌어내주길 바라는 순수한 소년같은 맘이 그의 열정을 깨우고 있다.

부임 이후 구 관장은 안산문예당을 명품 연극 테마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람들이 넘실거리는 공간의 에너지와 마음속에 표류해 있던 감정의 근원을 하나하나 찾아내는 힘을 지닌 사람이다. 수많은 공단, 그리고 매연, 더러운 시화호의 이미지 등을 벗어나 차분한 그가 ‘문화 안산’으로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었다.

구 관장은 안산이 얼마나 예술과 잘 어우러지는 도시인지, 그 곳에 내재돼 있는 가능성이 무엇인지를 무대라는 매개체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시민과 함께 호흡하고 감성에 영향을 끼칠만한 공연문화를 주도해내겠다”는 그의 운영 철학이 안산을 빛나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행보가 그러했듯 예술을 향한 삶, 관객과 함께 하고자 노력하는 그와 차를 마시며 많은 얘기를 나눠봤다.

◇연극을 특성화 사업으로 선정한 까닭이 있다면-

“연극은 관객을 유혹하는 장르다”

아주 어렸을때 한 무대에서 첫 연극을 본적이 있다. 소중한 기억이다. 그때의 경험이 인생의 큰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을까 한다. 대학에 진학한 뒤 연극반에서 단막극 주연을 맡은 적도 있다.

우연히 첫 직장도 극단 기획자 자리를 앉게 됐다.

사실 예술은 소외되고 억압된 모든 이들을 끌어안는 작업이다. 그중 연극은 사람의 몸을 통해, 아날로그적인 예술로 관객에게 긴장과 재미를 모두 안게 해준다. 연극은 배우와 스텝들을 모두 하나로 만드는 협동의 작업이기도 하다.

삶과 함께 하는 살아있는 예술이 연극이 아닐까 생각한다. 오페라, 발레와 같이 사전 지식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다.

이 모든 것들이 앙상블을 이뤄야 한편의 극이 이뤄진다. 아직은 연극 관객이 그리 많지 않지만 연극에 대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극장-관객-공연’이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연극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유혹하는 장르다. 서울에서 전회 매진 기록을 올렸고, 안산문예당에서도 공연했던 ‘서툰사람들’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을 미뤄보면 연극이라는 장르의 가능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크다.

 

 

 

 

 

 


◇안산이 문화·예술 도시로 탈바꿈 하는데 큰 원동력은-“시민들의 문화의식과 스텝들의 노력이죠”

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안산은 전국적으로 녹지비율이 높은 도시에 속한다. 김홍도, 최용신 등 지역을 빛낸 인물들이 있는가 하면 예술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다. 이같은 기초적인 토양은 문화예술 도시로의 업그레이드에 큰 밑바탕이 될 수 있고 또 이미 마련돼 있다고 생각한다.

안산과 문화·예술은 인구 74만의 안산시 규모로 되짚어봤을 때도 궁합이 참 잘 맞는다.

객석 점유율 70% 이상의 성과는 이전부터 잘 다져진 공연기획과 스텝들, 마케팅의 선순환 관계가 잘 이뤄져 있었던 덕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 시민들의 좋은 공연에 대한 선별능력이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공연관계자들에게 채찍질을 해 줬기에 큰 힘을 얻었다. 시민들의 문화의식과 스텝들의 노력으로 문화·예술의 도시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고 자평한다.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도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는데-“국내 극단 해외진출 밑바탕이 될 터”

거리극축제는 이해하기 쉬운 예술로 극장 예술에 관심을 갖게 하는 기능을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축제들은 시민들의 연대의식을 고취시키고 유대감 조성에 일조하는 역할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도만의 축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축제로의 발돋움을 꾀하는 책임도 지고 있다.

안산의 거리극축제는 기술, 연극, 의상, 배우, 소요비용까지 시민들이 함께 조직하고 운영해 만들어간다. 여러 장르를 포함한 수준작들과 탄탄한 프로그램, 프린지 도입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시민들의 환호뿐만 아니라 더 많은 관객들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관광수입증진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 극단의 해외 진출의 큰 디딤돌이 돼야 한다는 책임의식도 축제 성공의 근저에 깔려 있다.

◇자체 연극을 일본으로 수출하기도 했고, 자체제작시스템 구축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연극 가족 1천 커플만 확보해도 좋을텐데”

성과에 치중해 일을 했다면 이렇게 신나고 즐거울 수 없었을 것이다. 젊은 시절부터 하던 일이기 때문에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것 뿐이다.

그에 대한 생각과 실천이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게 된 것이라면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창의력, 상상력과 통찰력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연극 가족을 1천 커플만 확보한다면 좋은 연극은 거의 다 무대에 올릴 수 있다. 문화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의 경쟁력이다. 극장은 치열한 내공을 가지고 시민들에게 위로와 삶의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힘을 줘야할 것이다. 그 기대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부담감이 조금 있을 뿐이다.

공연예술은 전세계적으로 경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젊은 관객이 많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시대가 요구하는 재미를 주는 감독이다.

우리 공연예술도 시대를 이끌어가는 예술작업이지만 호응이 영화의 그것보다는 적다.

창작인들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21세기 문화정책의 중심에 극장이 들어서야 한다.

극장과 연결고리를 맺어줘야 지역예술가들이 전력투구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미 각 장르마다 출발선이 다르다. 안산문예당은 새로운 아이템을 적극 수용해 극장 기능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지역 예술가들과의 연계에 힘쓸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삶이 달라지는 재미를 찾으세요”

진정 고마울 뿐이다. 문화적 관심이 적은 이들에게도 정신적 측면에서의 ‘웰빙’이 필요하다.

우리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더 폭넓은 관객들에게 영화, 연극 등의 예술을 통해 인생이 달라지는 소중한 경험이 있기를 바란다. 삶이 달라지는 재미를 발견하는 여유를 기대한다. 또 안산문예당에서는 아름다운만남 ‘나·누·미’ 캠페인을 하고 실천하고 있다.

문화 소외계층 또는 우리 이웃에게 공연티켓을 제공하는 문화나눔운동이다. 우리의 손길을 필요로하는 이웃들에게 삶의 능력인 상상력과 창의력을 배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더불어 가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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