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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를 깨우는‘移行’

광주 영은미술관, ‘영은 2008 레지던시-이행의 시간’ 展

그들의 행보를 따라가노라면 숨이 차다.

넓은 보폭으로 걷지만 세상과 발을 맞추는 작업은 신기한 마술 같다.

여유로운 마음, 닿는듯 둥그런 트랙 위로 스치는 마법의 붓, 환상의 세계, 가슴의 무지개가 블랙홀 처럼 휘감긴다.

환하게 열리는 주변의 모든 것들이 작품에 담기고 맑은 눈의 감동이 온몸에 전율을 준다.

풀풀거리며 돈벌이를 하는 이들, 주머니는 비어도 가슴은 채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잘 풀리지 않는 일들에 골몰하고 있어도 작품을 찾는 이유가 아닐는지.

결승점이 아닌 출발선에서 선 작가들. 이들을 바라보듯 노니는 시간을 천천히 유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광주 영은미술관은 오는 6월 17일부터 8월 31일까지 열리는 ‘영은 2008 레지던시-이행의 시간’전.

2006년 영은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한 6기 작가들이 2년가의 입주기간을 마치면서 그동안 작업의 과정과 결과물들을 보여주는 자리다.

작가 강형구, 권기범, 김건주, 나진숙, 남경민, 이경, 이소영, 이진혁, 조병왕, 홍성철 등이 시간의 파노라마를 펼친다.

그 중 작가 강형구는 머리카락 한 올, 주름 한 가닥가지도 극도로 세밀하게 묘사하는 극사실주의적 기법을 사용한다.

그의 작품은 사실적인 표현을 넘어서서 인물의 깊은 내면을 파고들어 상징적인 언어를 건져올린다.

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앤디워홀(Andy Warhol) 시리즈와 알루미늄을 음각해 제작한 신작을 함께 선보인다.

또 작가 나진숙은 그동안 나무, 고무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부조, 영상작업, 릴리프 회화작업을 해왔다.

우리의 내면 세계와 무의식이 연결되는 기억의 층위를 다룬 것.

그의 작품은 의식 이면의 세계, 초현실의 감각을 상기시킨다.

푸른빛의 커다란 꽃잎 문양을 레진(Resin)으로 켠켠히 쌓아올린 신작을 통해 그동안의 작품 영역을 확장시켜 보일 새로운 작품들이 기대된다.

이번 전시회의 작품들은 작가들이 그동안 어떤 변화 과정을 지내왔는지 그 추이를 조망할 수 있다.

입주시기를 기점으로 다양한 실험과 탐색을 통해 변화를 거듭한 작가가 있는가 하면, 본래의 작품세계에 방향성을 심화시키거나 한 걸음 더 도약을 이룬 작가들도 있다.

아이디어, 기법, 재료 등 여러 측면에서 작품을 바라보면 앞으로 진행될 작업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들의 이행(移行)의 과정 속에서 작품들은 시기를 상장하는 결과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작가들이 걸오온 흔적과 기억들, 그들의 자취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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