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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유통 임박…저가 수입산 돼지고기 밀물

산지가격 내렸지만 금값에 소비자 외면
중간유통상인 마진늘고 양돈농가 ‘울상’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유통이 임박해지면서 끝없이 오르던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산지 가격 하락만큼 중간유통 마진이 늘어나 소비자들에게 유통되는 돼지가격은 여전히 금값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산지와 소비자 간 가격 격차는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있어 결국 양돈 농가의 어려움만 배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경기지역 유통업체와 양돈농가에 따르면 산지에서 거래되는 돼지 한 마리(100㎏)의 가격은 31만9천원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검역이 재개되기 직전인 지난달 25일(34만원)에 비해 6%가량 내렸다.

여주군 가남면에서 양돈업에 종사하고 있는 김건호씨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 이후 돼지고기 산지판매 가격은 1kg 당 800원에서 많게는 1천원 가량 떨어졌다”며 “본격적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유통되면 돼지고기 값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 유통을 앞두고 산지 돼지고기 가격은 하락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여전히 먼 나라 얘기다.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의 A 유통업체는 현재 돼지고기 삼겹살을 2천50원(100g)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업체 정육부 담당자는 이렇게 팔아도 남는건 하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돼지고기 납품 가격은 1kg당 1천원 넘게 올랐다”며 “산지에서는 가격이 내렸다고 하지만 납품가격은 전혀 내려가지 않고 있어 인건비와 전기세 등 이것 저것 빼면 결국 남는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국내산 돼지고기는 이윤을 남기기 보다 구색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들여놓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의 B 마트도 금값이 돼버린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에 어쩔 수 없이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 돼지고기를 들여놓았다.

김 모(54) 대표는 “국내산 돼지고기를 1만2천원(600g)에 판매하고 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 손님들이 찾지 않는다”며 “어쩔수 없이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 돼지고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수입산 돼지고기는 국내산의 절반인 6천원(600g)인데 마진은 국내산보다 많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비싼 가격에 고객들이 국내산 돼지고기를 외면하자 유통업체들은 저렴한 수입산 돼지고기 판매에 열중, 결국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 감소로 이어졌다.

경기지역 유통업체들은 1일 현재 국내산 돼지고기 매출이 지난 4월에 비해 2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돼지고기 소비 감소는 결국 양돈농가의 어려움 가중이라는 악순환으로 돌아왔다.

평택시 청북면에서 양돈업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54)씨는 “돼지고기 가격과 유가가 같이 상승하면서 중간 유통상인들도 그동안 한 마리당 몇 만원씩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최근 산지 가격은 떨어졌지만 중간 유통상인들이 그동안의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어 결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싼 돼지고기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하지만 비싼 돼지고기를 소비자들이 외면하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양돈농가들에게 돌아가는 상황이라서 답답할 따름”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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