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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비리 배신감에 멍든 축산농가

사료업체 뇌물수수·농민지원금으로 잇속 챙긴 고위간부 구속

사료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농협중앙회 고위간부가 구속되자 축산농가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사료값에 한없이 떨어지는 소 값 등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터진 사료 비리 사건이어서 축산농가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컸다.

8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대표 남모(63)씨를 뇌물과 납품비리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씨는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농협사료(주)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2003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A납품업체 대표 왕씨에게 가축사료 첨가제 중간도매업체인 B, C사를 직원들 명의로 설립케 한 뒤 이들 업체 명의로 납품하고 지급되는 대금의 25% 상당을 자신에게 반환토록 하는 수법으로 현금, 또는 차명계좌를 통해 12억30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다.

남씨는 왕씨에게만 납품양을 늘리게 할 경우 특혜시비가 일 것을 우려해 논이나 세무사사무실을 주소지로 둔 유령업체를 설립케 했고 돈은 친구나 친인척, 거래처 직원 등의 차명계좌로 받았다.

특히, 남씨는 납품편의 대가로 또 다른 납품업체 등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각 1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기고 우수 축산농가에 사은품으로 지급토록 배정된 예산을 전용하는 등 상당의 업무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축산농가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는 반응이다.

양주시 은현면에서 축산업을 하고 있는 김모씨는 “이번달 1일부터 사료값이 10%이상 또 올랐다”며 “사료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소 값은 다시 떨어져 키울수록 손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 씨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터진 농협의 비리 사건은 가뜩이나 힘든 농민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며 “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지원금으로 한 개인의 잇속만 챙긴 것 같아 분통이 터진다”고 밝혔다.

화성시 장안면에서 축산업을 하고 있는 박모씨도 “예전에도 축협과 농협이 수입고기 먼저 사다 팔다 걸린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결국 그 때나 마찬가지”라며 “농민들을 위한다는 농협이 진정 농민들을 생각이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료값은 계속 오르는데 소값은 떨어지고 고기는 팔리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 현재 상황도 어려운데 이런 일까지 터져 기분이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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